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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선업 Apr 23. 2018

제이팝 신보 소개(4월 마지막주)

니시노 카나, 맨 위드 어 미션, 글림 스팽키, 미세스 그린 애플 등

1년도 벌써 1/3이 지나고,

어찌어찌 주간연재를 잘 이어왔다는 생각이 드네요.

다른 코너도 조만간 함께 선보이고 싶은데,


당장은 좀 어려울 것 같고...

여튼 이 곳의 콘텐츠를

조금씩 확대해나갈 예정이오니

조금만 더 기다려주시고 기대해주세요!


그리고 지난주부터 TBS 임진모의 마이웨이

화요일 게스트로 출연중입니다.

아이돌에 대한 이야기를 4주동안 풀어나갈텐데요.

관심있으신 분들은 화요일 밤 11시

95.1로 주파수를 맞춰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Single/EP

니시노 카나(西野 カナ) 'アイラブユー(I love you)'

어느덧 그녀도 데뷔 10년을 훌쩍 넘긴 중견가수구나... 참 세월이 빠르다. 솔직히 말해 노래들이 다 거기서 거기라는 느낌이 강하지만, 꽁치구이집에 꽁치를 먹으러 가지 다른 걸 먹으러 가는건 아니기 때문에. 어느 순간 구축된 자신의 영역을 쉽게 뺏기지 않는 지구력만큼은 인정해야 하는 부분이 아닐까 싶다. 여전히 신곡의 스트리밍 순위가 높은 것을 보면, 10~20대들은 니시노 카나의 노래가 나오면 이젠 거의 습관처럼 플레이하는 느낌이랄까. 어쿠스틱한 느낌으로 포크 발라드의 느낌을 강조한 이번 싱글 역시 일상에 있을 법한 러브 스토리와 JLPT N2 수준을 절대 넘어가지 않는 쉬운 단어들로 많은 이들의 공감대를 얻고 있다. '니시노 만나'라는 별명이 무색하게 커플의 달달함을 중점적으로 그리고 있는 최근의 그녀. 혹시 열애중일지도?

맨 위드 어 미션(Man With A Mission)

 'Take me under / Winding road'

일본 애플뮤직에는 없는데 멜론에는 있는 맨 위드 어 미션의 새 싱글... 자칫 그냥 넘어갈 뻔 했다. 사실 싱글이 그득그득 쌓인 탓에 이젠 앨범을 낼 때가 되지 않았나 싶기도 했는데 이 와중에 더블 A면....  도대체 5집 언제 내려고 이러시나. 여튼 최근 만위즈의 노래는 크게 나눠 페스티벌 용 록 / 현악을 가미한 스케일 큰 트랙 / 느린 템포의 록 발라드 이런 식으로 전개 되는데, 'Take me under'는 두번째, 'Winding road'는 세번째 케이스에 속한다고 보면 되겠다. 신시사이저를 전면으로 부각시켜 약간 다른 방향으로 전개시키려 한 의도가 역력한 'Take me under', 싱얼롱이 가능한 쉬운 멜로디 메이킹에 좀 더 심혈을 기울인 'Winding road' 모두 괜찮은 트랙들이지만 싱글곡으로 간택된 것 치고는 약간 평이하지 않나하는 느낌도. 고만 간보고 이제 앨범 내주세요, 네?

D.A.N 'Replica'

요즘 일본에서 어떤 사운드가 유행하는지 확인하고 싶다면, 데이글로(DYGL)나 야옐(Yahyel) 그리고 지금 소개하는 이 D.A.N 정도를 연달아 들어보라 권하고 싶다. 약간씩 차이가 있지만, 공통적으로 느껴지는 몽환적인 분위기, 낯선 사운드 소스의 운용, 전자음악의 도입 및 영미권 정서의 영향 등 기존 제이팝과 궤를 달리하고 있는, New Generation을 상징하는 또 다른 팀인 D.A.N의 2018년 첫 디지털 싱글이다. 6분 20초에 달하는 긴 여정에서, 아프리칸의 그루브, 알앤비의 향을 담아낸 보컬, UK 개러지나 포스트 덥스텝이 연상되는 비트 메이킹 등 장르라는 틀에 가둘 수 없는 자유로움이 나른하게 펼쳐지는 그룹의 역작. 이런 노래들을 듣다보면 확실히 한국과 일본의 인디신이 같은 곳을 향하고 있구나 싶다..  

해당 곡 뮤비가 없어 분위기라도 느껴보시라고 다른 곡으로 대체 업로드합니다 ㅠㅠ

글림 스팽키(Glim Spanky) 'All of us'

퍼즈의 기운을 가득 담은 기타 위로 울려 퍼지는 인간성 회복의 기치. 1970년 사이키델릭 선조의 가르침을 받아 플라워 무브먼트의 씨앗을 2010년대에 퍼트리고 있는 글림 스팽키의 신곡은 어둠을 뚫고 곧게 뻗어나가는 한줄기의 빛처럼 뻗어나가 가슴 속에 깊은 울림을 남긴다. '자신의 내면을 탐구하자'라는 메시지는 여전히 유효하며, 곡에 맞게 잘 짜여진 멜로디와 묵직한 기타 솔로 프레이즈가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자신들의 기개와 투지를 다시금 굳건히 하는 '새 시대의 혁명가'. 올해는 꼭 라이브를 봤으면 좋겠는데...   

인디고 라 엔드(indigo la end) 'ハルの言う通り'

카와타니 에논의 프로젝트 중, 자신의 목소리가 가장 잘 어울리는 곳은 아무래도 인디고 라 엔드의 곡들이 아닌가 싶다. 직접적인 상황묘사 대신 사물이나 사람의 미세한 행동과 움직임에 의미를 부여해 자신의 감정을 풀어나가는 가사 속 '애수'가, 사랑에 미숙해보이는 카와타니 에논의 인간상과 가장 맞닿아 있어서 그런가 싶기도. 그래서 그런지 인디고 라 엔드의 음악은 듣는 도중엔 눈부시게 찬란하지만, 그 말미엔 언제나 쓸쓸함과 공허함이 교차한다. 사랑은 결국 이와 같은 극단적인 측면의 공존을 통해 성립된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일지도.

크리스탈 케이(Crystal Kay) '幸せって。’

크리스탈 케이가 아직도 활동해? 라고 반문하는 이들도 많을 것 같다. 결론적으로는 아직 열심히 활동중입니다. 아무로 나미에도 아직 활동하냐고 묻는 것에 비하면 양반일지도... 개인적으로 크게 좋아하진 않는데, 이번 싱글이 너무 듣기 좋아 셀렉. 분위기는 니시노 카나의 알앤비 버전 같은 느낌인데, 요즘 유행하는 '소확행'을 강조하는 노랫말이 경쾌하게 담겨 있는 덕분에 남녀노소 가리지 않을 만한 좋은 노래로 마감질되었다. 사람에 따라서는 약간 올드하다고 느낄 수도 있겠으나, 이런 클래식한 타입의 노래는 유행을 타지 않는 법. 잠시 관심이 멀어졌던 이들을 다시금 자신에게 주목하게 만드는 블랙뮤직 베테랑의 의욕작이다.

Album

미세스 그린 애플(Mrs. Green Apple)

< ENSEMBLE >

여전히 무슨 음악을 하고 싶은지는 잘 모르겠으나, 좋은 '팝뮤직'을 만들고자 하는 그 마음만큼은 제가 잘 알겠습니다. 장르를 가리지 않는 다채로운 프리즘을 발산하고 있는 제이팝 유망주의 세번째 정규작. 밴드의 형식을 하고 있긴 하지만, 악기 각각의 매력보다는 오케스트라나 신시사이저 등 외부적인 요소들도 굉장히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밴드'라는 틀에 가두기 어려운 음악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마치 세카이노오와리의 초창기 스타일을 좀 더 스케일 크게 가져간 느낌이랄까. 다양한 작법으로 곡을 풀어나가는 프론트맨 오오모리 모토키의 음악적 역량이 굉장히 뛰어나며, 그 영향아래 만들어진 사운드도 지나칠 정도로 세련된 탓에 이미 '완성된 팀'으로서의 이미지를 강하게 주는 작품이다. 포만감 드는 음악임은 확실하나, 블록버스터를 쉴시간 없이 나열한 탓에 느껴지는 산만함과 피로함은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 무조건 힘을 준다고 다 좋은 건 아닌 법이니까.



미키(MIKI) < 137 >

최근 신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는 16인조 그룹 캔디타운의 트랙메이커로 재직 중인 미키의 첫 솔로작. 같은 팀의 IO, RYOHU, MUD, DONY JOINT 등이 피처링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이와 함께 뉴욕 Duck Town뮤직 소속의 Raz Fresco와 Chelsea Reject가 힘을 보태 프로듀서의 일관성을 각자 다른 방식으로 해석하고 있다. 같은 성향의 비트에서 펼쳐지는 영어 랩과 일본어 랩의 매력을 비교해 볼 수 있다는 것도 흥미로운 점. 이쪽도 트렌드를 쫓기보다는 힙합의 본질적인 매력을 발굴하려 하는 듯한 밀도 있는 트랙들이 러닝타임을 메우고 있다. 샘플링과 신시사이저를 통해 1980'의 아련함을 연출한 'Oversea' 같은 곡이야말로 이 앨범의 존재가치를 말해주는 곡이 아닌가 싶다. 막 뜨기 시작한 크루의 트랙메이커가 선사하는 '당신이 알아야 할 힙합의

매력' 제 1권.


메리스 블러드(Mary's Blood) < Revenant >

한창 때 멜스메 좀 들었던 사람들은 일렬종대로 집합! 정통 라우드, 메탈 뮤직보다는 멜로딕 스피드 메탈의 실루엣이 좀 더 강하게 느껴지는 4인조 밴드 메리스 블러드의 네번째 정규작. 살벌한 연주력, 포효하는 창법의 보컬, 3~4분 동안 쉴틈없이 몰아치는 현란한 구성 등 자신들의 장점으로 빼곡 채워져 있어 메탈 키드들의 본능을 자극할 여지가 다분하다. 리드곡 'World's end'의 기타간주 듣고 뒤로 자빠질 아재들이 적지 않을 듯. 록은 남성의 음악이다 라는 말을 일순 헛소리로 전락시키는, 정말 간만에 만나보는 후련하고도 통렬한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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