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주사 와불 앞에서

by 책한민국

화순 운주사 와불은 야트막한 동산 위에 있다.

넓적한 바위를 대강 쪼아서 두 부처를 새겼다.


와불을 만들기 위해 넓은 바위를 찾아다녔을까?

아니면 넓은 바위를 발견해서 와불을 쪼았을까?

무엇을 위해 누운 부처를 새겼을까?


부처상은 대개 좌선하거나 설법하는 모습이다.

세상과 중생을 위한 부처의 법 보시다.


누웠다는 것은 보편적으로 휴식을 의미한다.

부처가 할 일을 끝내고 누워버린 세상.

더 이상 좌선도 법 보시도 필요 없는 세상.


기독교로 치면 천국, 하나님 나라의 임재.

불교로 치면 해탈과 열반의 나라의 도래.

사람들이 깨어나고 고통과 무명이 사라진 세상.

부처도 편히 누워 쉴 수 있는 세상.


그것이 바위를 쪼던 백성들이 꿈꾸던 세상이었을까?

삶이 얼마나 징그럽도록 고통스러웠기에 부처를 눕혔을까?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는 언덕 위에서 와불을 내려다보며 생각했다.


나여 일어나라

세상이여 깨어나라

와불이여 일어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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