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에는 단 하나의 신전이 있는데 바로 인간의 몸이다

by 책한민국

“우주에는 단 하나의 신전이 있는데 바로 인간의 몸이다.”(노발리스. 18세기 독일 시인)


민들레 씨앗은 제 한 몸 의지할 터를 찾아 바람 타고 하염없이 떠돈다.

운 좋게 대지의 품에 안겨 샛노란 꽃잎을 하늘로 펼치기도 하지만 이유도 모른 채 흔적 없이 뭉개지고 스러지기도 한다.

바람은 늘 알 수 없는 길로 불어가고 삶은 정함 없이 흔들리며 떠내려간다.

천지불인(天地不仁), 천지는 자비롭지 않고 삶은 만만하지 않다.

이처럼 냉혹한 세상에 그냥, 이유 없이 태어난 사람이 있을까?

‘그냥’이란 ‘아무런 대가나 조건, 또는 의미 따위가 없이’라는 뜻이다.

그런 사람이 있다면 참 가엽고 서글픈 사람이다.

무엇 하러 태어나서 생고생하는가?

그러나 하늘은 넘침이나 모자람, 낭비나 인색함이 없다.

사람 하나 세상에 내기까지 자연은 보이지 않는 큰 수고와 대가를 치른다.

끝없는 시공의 벌판에서 뭇 생명이 죽고 사는 장엄한 춤판을 펼칠 때 두둥실 날아오르는 가냘픈 민들레 씨앗이 바로 인간이다.

인간은 우주가 피워낸 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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