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의 독립선언

D+538 유리잔 뚜껑

by 우주별

"이제 내 인생은 내가 챙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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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공손히 바친 물컵을 거칠게 낚아채더니

컵에 들어갈 기세로 꿀꺽꿀꺽.

IMG_0152.JPG 얼굴을 유리잔 뚜껑으로 활용하면 안 돼 우주야

완벽한 컨트롤로 한 방울의 물도 흘리지 않는 대단한 18개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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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크림을 혹여나 흘릴까 밥숟가락을 입에 가져다 대니 미간을 잔뜩 찌푸리며 고개를 획 돌려버린다.

"과잉 친절은 사양합니다."라는 단호한 거절의 제스처


가던 길에 마음에 드는 수족관이 눈에 띄면 그 자리에 철퍼덕 주저앉아 버린다.

바쁜 아빠의 사정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고 네모난 물속 세상을 한참이나 멍하니 응시하는 저 뚝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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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탁은 밥알 범벅에 쇼핑 시간은 하염없이 길어지지만

축하한다 우주야.

우리 집에도 바야흐로 너만의 거침없는 '마이웨이' 시대가 도래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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