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 산책 3
그러고 보니 "도장 깨기"는 우리 여행의 특징을 적확하게 표현해 주는 단어처럼 느껴진다. 혹시나 해서 네이버에서 도장 깨기 여행이라는 단어를 검색해 보았다. 대체로 한 군데 '지역'을 선정해, 그 지역의 관광코스를 모조리 섭렵하는 걸 도장 깨기 여행이라고 부르는 모양이다. 우리와는 결이 조금 다르다. 우리의 도장은 '지역'이라기보다는 '주제'에 가깝다.
제주 한 달 살기를 하는 동안 하루에 두세 개씩 40여 개의 오름에 오른다든지, 도쿄에 가서 지역구별 남성 편집숍을 돌아다니며 여행 내내 쇼핑만 한다든지 하는 식이다.
"우리, 이 먼 곳까지 와서 왜 '이것만' 하고 있냐."
가끔 오스씨가 볼멘소리로 항의하지만, 나도 잘 모른다. 맘에 드는 작가(소설가, 만화가, 음악가, 가수, 영화감독 등)가 생기면 전 작품을 모아야 직성이 풀린다. 그리고 그렇게 끝을 보아야 새로운 곳에 관심을 돌릴 수 있다.
그런 '외골수 편집증'은 함께 사는 파트너에겐 감당할 수 없는 고통을 선사하는 나쁜 버릇일 텐데, 어휴... 그런 면에선 우린 어찌나 천생연분인지. 사귀고 나서 처음 오스씨 집에 갔을 때가 기억난다. 방 하나를 통째로 옷방으로 쓰고 있었는데, 그 많은 옷 대부분이 한 개의 브랜드 제품이었다.
그런 면에서 우리도 <설악산일기>의 작가들만큼이나 특이한 부부다.
이 이후의 이야기는 전자책을 통해 읽어주세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