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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넋두리] 18. 해커는 어둠을 타고

모두가 잠든 밤은 해커의 시간이다

사람들이 하루의 피곤을 달래고 몸과 마음을 충전하는 저녁시간, 해커들은 바빠진다. 밤은 해커들의 시간이다. 그들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깨어 있는 낮보다 밤을 선호해서 주로 밤에 작업한다. 그렇다고 해커들이 유난히 밤을 사랑한다거나 하는 것은 아니다. 어둠이 깔리는 밤이 그들의 작업에 더욱 유리하기 때문이다.


해커는 타인의 불행을 통해 자신의 행복을 추구하는 사람들이다. 뛰어난 컴퓨터 기술과 IT 지식을 이용해 사람들의 컴퓨터 장비를 해킹하고, 그 속에 담긴 자료들을 훔쳐 판매한다. 때로는 훔친 정보를 미끼로 협박도 개의치 않는다. 자신들의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타인의 컴퓨터를 해킹하고 그 속의 정보를 훔쳐야 한다.


이러한 작업들은 피해자 모르게 진행되어야 한다. 피해자가 눈치채는 순간 해킹은 실패하고, 해커의 노력은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 피해자 모르게 진행하기 위해서는 피해자가 컴퓨터를 하지 않는 시간이 가장 좋다. 그 시간이 바로 저녁시간이다. 컴퓨터가 켜져 있는 한은 그렇다. 밤새도록 컴퓨터는 온전히 해커의 소유이다. 덩달아 그 속의 모든 정보도 해커의 소유이다. 


해커의 정보 공개도 어둠이 내린 밤에 이루어진다. 기업을 해킹하여 힘들게 고객정보를 훔쳐낸 해커는 기업의 보상을 기대한다. 당연한 얘기지만 어느 기업도 유출된 고객정보가 외부에 공개되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기업이 보상을 지급하지 않고 버티면 곤란해진다. 몇 번을 협박해도 보상이 지불되지 않는다면 마지막 방법은 하나뿐이다. 훔쳐낸 고객정보를 공개하는 것으로 기업을 가장 난감하게 만드는 방법이다. 


공개된 정보의 대상자들이 기업을 압박하여 기업을 다급하게 만들 수 있는 방법. 그 방법은 저녁에 이루어진다. 모두가 퇴근하고 아무도 해커의 행동에 관심을 보이지 않는 시간. 해커의 행동을 감시할 수 있는 보안팀이 활동하지 않는 밤 시간이 가장 좋다. 그래야만 공개된 정보가 외부의 간섭 없이 오랜 시간 동안 노출될 수 있다.


해커가 개발한 악성 프로그램도 저녁에 동작하는 것이 좋다. 아무런 간섭도 받지 않고 자유롭게 컴퓨터를 감염시키고, 개발한 해커가 원했던 작업을 마음대로 할 수 있다. 해커에게 연락을 시도하거나, 파일들을 암호화하거나, 혹은 다른 컴퓨터를 공격할 수도 있다. 피해자가 눈치채면 곤란하다. 컴퓨터가 이상함을 느끼는 순간, V3와 같은 백신 프로그램을 실행시켜 치료를 시도하거나, 악성 프로그램을 제거하려고 시도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는 해커의 노력이 무용지물이 된다.


거듭 강조하지만 밤은 해커들의 시간이다. 그들은 어둠이 내린 밤사이 많은 작업을 진행한다. 늦은 저녁시간에 켜져 있는 컴퓨터는 해커들의 공격 대상 이거나 활동하기 좋은 먹잇감에 다르지 않다. 


혹시 어둠을 틈탄 해커들의 공격을 피하고 싶은가! 그렇다면 한 가지만 기억하면 된다. 사용하지 않는 컴퓨터는 전원을 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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