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보안 2] 2. 정보보안 조기교육이 필요한 이유
낯선 사람과 SNS 하면 안 돼
어릴 때 부모님에게 자주 들었던 말 중 하나가 "낯선 사람은 따라가면 안 돼"라는 말이었다. 그것은 아이를 보호하기 위해 부모가 반드시 가르쳐야 할 필수교육 중 하나였다. 그 교육은 계속 이어져 어린아이가 부모가 되어 자신의 아이에게 가르친다. "낯선 사람은 따라가면 안 돼"라고. 어릴 때 뇌리에 새긴 주의사항을 대를 이어 전달하는 것이다.
IT로 연결되고 있는 지금 세상에서도 아이에게 꼭 가르쳐야 할 말이 있다. "낯선 사람과 SNS 하면 안 돼"가 그것이다. 문자, 메일 등을 통한 피싱, 스미싱 등의 사기로 인한 개인과 기업들의 피해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피싱으로 인한 피해가 여전하다. 오래전부터 시작된 사기수법으로 그 방법이 널리 알려진 데다 일부는 개그 소재로까지 활용되었으니 설마 아직도 속는 사람이 있겠는가 싶었는데 그저 착각이었고 범죄자들을 너무 쉽게 생각했다. 기존 수법이 통하지 않게 되자 사람을 속이기 위한 다양한 사기수법을 추가로 개발한 데다 의심을 없애기 위해 전화번호까지 가족이나 지인의 번호로 속이는 기술까지 함께 발전시켰다. 자신 있게 '난 안 속아'라고 호언장담 하던 사람도 아내의 전화번호를 사칭해 걸려온 사기전화에 깜쪽같이 속아 넘어가 금전적 피해를 봤다고 하니 더 말해 무엇하겠는가.
게다가 인터넷이라는 바다에는 아직 정체성이 확립되지 않은 아이들을 유혹하고 미혹하려는 각종 수단과 방법, 콘텐츠들이 넘쳐난다. 범죄자들의 공격은 어른과 아이를 가리지 않는다. 오히려 자신을 보호하는 방어기제가 아직 성숙하지 못한 아이들은 그들에게 더 쉬운 공격 대상이다.
이렇게 해커들의 사기수법과 기술은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는데 자라나는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정보보안 조기교육'은 아직도 시작 단계에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굳이 입 아프게 말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모두가 그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끼고 있지만 실제 일선에서의 진척은 더디다. 그렇게 숱한 피해를 당했음에도 예나 지금이나 '정보보안 조기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는 상황은 피차 일반인 것이다.
실제 일선 현장에서 생각하는 '정보보안 조기교육'이란 '코딩 기술 교육' 또는 '보안전문가 육성을 위한 조기 교육' 정도로 인식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정보보안 조기교육'은 '보안전문가 육성' 및 '코딩 기술 교육'과는 별개의 영역이다. 정보보안의 필요성에 대한 아이들의 인식 강화 목적과 프로그램 코딩 기술 등을 통해 IT기기에 대한 이해를 돕는 목적을 모두 포괄하고 있는 개념이기 때문이다.
지금의 아이들은 태어날 때부터 넘쳐나는 다양한 IT기기의 홍수 속에서 살아간다. 그러한 상황에서 IT기기 사용 시 직면할 수 있는 위험성을 제대로 알려주고 스스로 깨닫게 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이다. 무엇이 위험한지 모르는 아이들이야말로 가장 위험에 노출된 존재이기 때문이다.
현재와 미래의 사회에서 직면하게 될 치명적 사고는 흉기를 든 강도 같은 물리적 상황뿐만 아니라 컴퓨터 같은 IT기기를 통한 기술적 상황에서도 발생한다. IT로 연결되는 초연결사회로 나아가고 있음을 감안하면 어쩌면 IT기기를 통한 기술적 사고가 물리적 사고보다 일상생활에 있어 더욱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정보보안 조기교육'은 아직 제대로 된 첫발을 띄지 못하고 있다. 아이들을 대상으로 그나마 이루어지고 있는 보안교육도 미래 취업시장을 의식한 '코딩 교육'이나 '보안전문가 육성과정'과 같은 특수 목적에 집중되어 있는 것이 현실이다.
'정보보안 조기교육'은 전문가 양성을 위한 과정이 아닌 아이들이 살아가게 될 미래 초연결시대에 자신과 자신의 정보를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소양을 기르기 위한 필수과정으로 결코 선택이 될 수 없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고 했다. 어릴 때부터 스스로 자신의 정보를 지키고 보호하는 방법을 배우도록 가르치는 것이 우리 기성세대가 맡은 책임이자 역할이다. 기업에서 발생하는 그 많은 정보유출사고의 대상이 바로 자신들의 정보라는 것과 IT기기를 통해 자신들을 노리는 범죄자들이 있다는 점을 분명하게 알려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