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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보안 2] 3. 기업, 개인정보에 목매다

활용은 원래 안전하지 않다

최근 들어 개인정보의 활용이 미래산업에 있어 중요한 과제로 부각되고 있다. 소비시장은 인구감소라는 악재를 만나면서 추가적인 시장 확대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태로 접어들고 있고, 더해 미래 불확실성과 물가상승 등으로 인해 사람들도 소비규모를 축소하고 있는 분위기다. 이러한 여러 악재 속에서 기업들은 추가 매출 확대를 위한 고객 유인책으로 고객의 성향, 취미, 재산상태 등 개인정보를 토대로 분석된 결과를 이용한 개인화 마케팅을 위해 개인정보 활용을 확대하고 있다.


또한 개인정보는 미래산업의 원유라고도 불리는 빅데이터의 근간이기도 하다. 많고 또 많은 자료를 모아놓아서 빅데이터라고 불리지만 그 핵심이 되는 정보는 개인정보다. 그렇게 많고도 또 많은 자료를 분석하여 기업에게 의미 있는 정보로 만들려면 만들어진 정보가 고객의 흥미를 돋울 수 있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고객이 흥미를 가지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야만 한다.


대체 왜 개인정보의 활용이 이렇게까지 미래산업에 있어 중요해진 것일까? 왜 기업들은 최대한 많은 개인정보를 가지려고 애써서 노력하고 있는 것일까? 아마도 그 이유 중 하나는 승자독식의 형태로 진행되는 산업계 현실 때문일 것이다. 작금의 산업구조를 살펴보면 한 가지 확실한 동향을 확인할 수 있는데 바로 거대기업이 지배하는 시장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것이다. 


가깝게는 K-Pop으로 대변되는 아이돌 시장을 볼 수 있다. 몇몇 거대 엔터 회사가 우리나라와 전 세계 K-Pop 시장의 판도를 지배하고 있다. 그 중간에서 중소 엔터 기업들은 생존을 위한 힘겨운 투쟁을 벌이고 있는 중이다.


스마트폰 시장도 마찬가지다. 스마트폰은 이미 소수 글로벌 기업들의 각축장으로 변한 지 오래다. 모바일을 통한 인터넷 서비스 시장 역시 소수의 기업들이 세계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IT 시장은 어떠한가. 클라우드, 메타버스와 같은 신기술들은 모두 소수의 글로벌 기업들이 주도하고 있다. 


더 심각한 점은 그렇게 만들어진 장악력을 이용해 타 서비스 시장까지 장악해 들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그 대표 사례가 바로 자동차 산업이다. 앞으로의 자동차 시장은 기존 전통의 강호들이 아닌 새로 세계 시장을 장악한 소수의 IT기업들이 좌우하게 될 것이다. 그 소수의 기업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빅데이터를 보유하고 있으며 그 속에 전 세계인의 개인정보도 가지고 있다.


이런 전차로 많은 기업들이 미래시장에서 도태되지 않기 위해 지금부터라도 더 많은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빅데이터를 구축하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즉, 생존을 위한 필수조건이 많은 개인정보의 보유가 된 셈이다.


그런데 개인정보를 수집해서 보유하려면 개인의 동의가 필요하다. 더 많은 개인정보를 수집하려면 당연히 더 많은 개인의 동의가 필요하다. 혹은 이미 수집해서 보유한 기업에게 제공받아야 하는데 이 역시 개인의 동의가 필요하다. 그러므로 기업들은 안전한 활용을 보장한다고 홍보하며 개인정보의 제공을 요청하고 있고, 개인들은 무수히 많은 침해사고의 경험을 토대로 정보 제공을 꺼리는 상황으로 이어지고 있어 개인정보 수집에 목매는 기업들을 애타게 만들고 있다.


이제 두 가지 심각한 모순점을 얘기하고자 한다.


첫째, 정말 기업들의 홍보대로 안전한 개인정보 활용이라는 것이 가능한 것인지를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동의를 통해 개인의 손을 떠나 기업에게 넘어간 개인정보는 더 이상 개인의 통제를 받지 않는다. 사실상 개인은 자신의 정보가 어떻게 이용되고 활용되는지 결정할 권한이 없다. 그저 보유한 기업들의 처분에 맞길 뿐이다. 하지만 안전한 활용이 정말 가능했다면 개인정보 유출이라는 그 많은 침해사고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즉, 개인의 손을 떠난 개인정보는 사실상 더 이상 안전하지 않다. 마치 어미새의 품을 떠난 새끼처럼 말이다.


둘째,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에게 개인정보를 제공해야만 한다. 기업의 생존을 위해서는 개인정보가 꼭 필요하듯이 개인들의 취업 등 사회생활을 통한 생존을 위해서는 기업들이 필요하다. 즉, 기업과 개인은 서로의 생존을 위해 한데 묶여있는 뫼비우스의 띠와 같은 처지이다. 개인정보의 제공을 거부해 기업의 수가 줄어들거나 생존이 어려워지면 그 영향은 개인의 생존에도 바로 영향을 미치게 된다. 역설적이게도 개인의 사생활 보호를 위한 정보제공 거부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개인의 생존 역시 위협을 받게 되는 처지에 놓이게 된다.


이제 이 문제를 해결할 방법들을 고민해야 한다. 기업은 무리한 방법을 동원하지 않고도 자연스럽게 개인정보를 수집할 수 있고, 개인 역시 기꺼이 정보제공에 동의할 수 있는 방법 말이다. 치열한 고민과 검토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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