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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n Apr 28. 2021

[20/21 EPL 33R] 리버풀 vs 뉴캐슬

- 해외축구 리뷰


2021.04.24

사진 출처 - Liverpool FC instagram


   멘탈이 나갔다. 선수들도, 감독도, 팬들도, 이 글을 쓰는 나도. 시즌 종료가 얼마 남지 않은 지금, 리버풀이 챔피언스리그 티켓을 획득할 수 있을지, 나는 과연 시즌 리뷰를 모두 쓸 수 있을지 회의감과 의문이 든다. 추가시간에 터진 절망적인 실점이 마지막까지 팀을 응원할 여력을 모두 앗아갔기 때문이다.


   디펜딩 챔피언은 그저 그런 평범한 팀으로 전락해버렸다. 무관이 확정된 올 시즌의 현황이 이를 뒷받침한다. 트로피는 고사하고 경기력조차 할 말이 없다. 무엇이 문제인지 그 답을 절실히 찾고 싶을 정도다. 물론 정상에 서 있다가 내려오는 것은 세상의 이치이며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이렇게나 빨리 내려오게 될 줄은 몰랐다. 그래서 더 아쉽고, 더 아프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홈 경기 성적표다. 리버풀은 2021년 홈에서 획득 가능한 승점 27점 중 겨우 5점을 얻었다. 5점을 잃은 것이 아니라 5점을 얻었다. 68경기 동안 무패 행진을 달렸던 요새 '안필드'의 위력이 어쩌다 이렇게 쇠퇴하게 되었을까. 정말 팬들의 부재 때문인 것일까? 하지만 지금의 상황을 그 이유로 설명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을 오늘 경기가 톡톡히 보여주었다.


사진 출처 - Liverpool FC instagram


ㅣ전반전


   마네, 피르미누, 살라, 조타가 모두 출전하였다. 리버풀의 주전 공격수들이 총출동한만큼 승점 3점과 다득점을 기대하게 하는 선발 라인업이었다. 중원도 티아고와 베이날둠으로 구성된 만큼 꽤나 공격적인 경기를 보여주지 않을까 싶었다. 물론 파비뉴의 센터백 기용은 아쉬웠지만.


   뉴캐슬은 3-5-2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전반적으로 수비 라인을 많이 내리고 미드필더 생 막시맹을 중심으로 전방의 투톱과 함께 역습을 노리는 전술을 펼쳤다. 또한, 전방에 있는 투톱이 전방 압박을 가하며 리버풀의 빌드업을 방해했으나, 크게 효과적이지는 못했다.


   전반 3분 만에 선제골이 터졌다. 왼쪽 측면에서 마네가 올린 볼이 피르미누의 머리를 맞고 뒤로 흐르자, 뒤에 있던 살라가 컨트롤 후, 왼발로 강하게 터닝 슛을 때렸다. 볼은 네트를 뚫을 것처럼 왼쪽 상단에 꽂혔고, 리버풀은 시작하자마자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살라의 시즌 20호 골!


   이후에도 리버풀은 빅 찬스를 많이 만들어냈다. 티아고는 자유롭게 전진 패스와 키 패스를 넣어줬으며, 아놀드는 오른쪽 측면에서 양질의 크로스를 올려주었다. 리버풀의 공격 4인방은 뉴캐슬의 수비를 흔들면서 2선에서 들어오는 양질의 패스들을 받아냈지만, 최악의 결정력을 선보이면서 골로 연결시키지 못했다.


   결국 리버풀은 조금만 침착하게 만들어가면 충분히 득점할 수 있는 무수한 상황들을 날리며, (심지어 일대일 찬스마저 날리며) 한 골만 득점한 채 1-0으로 전반전을 마쳤다.


사진 출처 - Liverpool FC instagram

ㅣ후반전


   운이 좋은 뉴캐슬이었다. 전반전에 그토록 얻어 맞고도 한 골 밖에 실점하지 않았다는 것은 그들에게 분명 기회가 찾아올 것임을 알려주는 복선과도 같았다. 물론 후반전의 양상도 크게 다르진 않았다. 뉴캐슬은 조 윌록을 투입하며 전반보다 조금 더 적극적으로 전방 압박을 시행하며 공격에 나섰으나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반면 리버풀은 컨디션 난조를 보이던 조타를 이른 시간에 빼고 밀너를 투입하며 중원에서의 기동력을 잃지 않도록 했다. 또한, 좌우 풀백들의 체력을 고려해가면서 측면 공격을 전개하는 등 전체적인 밸런스를 유지하며 공격 작업을 개시했다. 그러나, 리버풀은 수많은 공격 작업에도 불구하고 결정력이 발목을 잡으면서 번번이 득점에 실패했다. 이는 결국 스포츠계에서 흔히 통용되는 '기회를 놓치면 위기가 찾아온다'의 현실화를 초래했다.


   후반 91분, 뉴캐슬의 생 막시맹이 중원에서 찔러준 전진 패스를 칼럼 윌슨이 받아 득점에 성공시켰다. 이 과정에서 알리송 골키퍼의 선방이 한 차례 있었는데, 선방한 볼이 윌슨의 손에 맞고 득점으로 연결되었던 것이 VAR로 포착되었다. 결국 골은 핸드볼 파울이 선언돼 취소가 되었다. 십년감수했다.


   그러나, 후반 96분, 십년감수했던 방금 전 상황에 대한 교훈을 얻지 못했는지 또 한 번 수비 집중력의 부재가 생겨나며 뼈아픈 실점을 하고 말았다. 뉴캐슬은 막판에 총공세를 펼치며, 리버풀 진영으로 길게 볼을 넣었고, 공중볼 경합에 성공하며 조 윌록에게 볼을 떨궈주었다. 조 윌록은 곧바로 슈팅을 때렸고, 볼은 수비를 하려던 파비뉴의 다리를 맞고 골문으로 빨려 들어갔다.


   참담했다. 지난 경기에 이어 이러한 패턴이 올 시즌 몇 번째인지 모르겠다. 막판 득점으로 승점을 따내던 리버풀이 한 시즌만에 막판 실점으로 승점을 잃는 팀이 되어버렸다. 사실 수비의 문제라기보다는 공격의 문제가 더 크지만 말이다. 경기는 당연하게도 1-1 무승부로 종료되었다.


사진 출처 - Liverpool FC instagram


   리버풀 공격 트리오(마네, 피르미누, 살라)는 2021년 들어서 267개의 슈팅을 날렸고, 18개의 골을 뽑아냈다. 슈팅 대비 득점 전환율이 6.7%다. 정말이지 최악의 결정력이자 처참한 지표다. 리버풀이 이렇게까지 추락한 가장 큰 이유는 센터백들의 부상도 아닌, 코로나 바이러스의 여파도 아닌, 팬들의 부재도 아닌, '공격수들의 결정력'에 있었다. 내가 감독이라면 냉정하게 이들을 벤치로 내리고 서브 공격수들에게 기회를 줄 것 같다. 주전 공격수들에게는 충격요법을 주고, 서브 공격수들에게는 경쟁력을 올리게끔 하는 (이마저도 실패하면 정말 답이 없는 것이고)


   시즌 종료까지 5경기 남았다. 산술적으로는 2위까지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오지만(풉) 이건 상상의 세계에서나 가능한 일이고, 현실적으로는 4위도 어렵다. 특히나 이런 결정력으로는 지금 순위마저도 위태위태하다. 그나마 일정상 유리하다는 이점 때문에, 일편단심 리버풀이라는 팬심 때문에, 끝까지 응원하며 챔피언스리그 티켓을 염원해보도록 하겠다.


   YNW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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