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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n Apr 22. 2021

[20/21 EPL 32R] 리즈 vs 리버풀

- 해외축구 리뷰


2021.04.20

사진 출처 - Liverpool FC instagram


[OFFICIAL] EUROPEAN SUPER LEAGUE


   경기가 시작되기 앞서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졌다. 유러피언 슈퍼리그(ESL) 창설. 유럽에서 내로라하는 12개의 빅클럽들이 서로 담합해 새로운 리그를 탄생시킨 것이다. 이전부터 논의되던 이슈이기도 했고, 관련 이슈가 수면 위로 슬금슬금 오르는 듯했으나, 이렇게까지 급발진을 걸어버릴 줄은 몰랐다.


   전 세계 축구팬들의 이목을 단숨에 사로잡은 이 거대한 이슈는 글을 쓰는 지금 대다수의 클럽들이 ESL을 탈퇴하면서 중단이 되었지만, 창설 발표 당시 엄청난 파장을 불러일으켰음은 부인할 수 없다. 이 이슈는 고스란히 감독과 선수단에도 영향을 미쳤을 테고, 이들은 뒤숭숭한 마음과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 경기를 준비하게 되었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리그 1위 맨시티를 상대로 승점 3점을 따낸 팀을 만났으니, 쉽지 않은 경기가 될 것은 자명한 사실이었다. 올 시즌 승격팀들 중 가장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리즈 유나이티드는 자신들의 홈구장 '앨런드 로드'로 디펜딩 챔피언 리버풀을 불러와 꽤나 접전의 경기력을 선보이며 기어코 승점을 챙겨갔다.


사진 출처 - Liverpool FC instagram

 

ㅣ전반전


   필립스가 부상을 당했다는 소식이 들려옴에 따라 파비뉴가 다시 한번 센터백으로 내려갔다. 중원은 주중 레알 마드리드전에서 풀타임을 뛴 베이날둠과 밀너가 다시 한번 나왔고, 티아고가 이 둘을 받쳐주는 형태로 구성됐다. 공격진은 살라의 자리에 조타가 선발로 나오면서 약간의 변화를 주었다. 아, 또 하나 변화가 있었는데 알리송의 헤어스타일이 바뀌었다. (ㅋㅋ)


   비엘사 감독이 이끄는 리즈 유나이티드는 대인 마크를 통해 강한 압박을 거는 스타일로 유명하다. 오늘도 마찬가지로 리즈는 4-1-4-1 포메이션을 바탕으로 상대 개개인에게 압박을 가하는 전술을 들고 나왔다. 다만, 하피냐, 코흐 등의 부상으로 공격에서 무게감이 떨어지는 현상이 발생했고, 빌드업이 매끄럽지 못한 모습이 종종 보였다.


   리버풀은 리즈의 공격 방식에 생각보다 대응을 잘해가며 기회를 만들어냈다. 전방의 공격수들이 중앙으로 좁게 서면서 리즈의 수비진도 덩달아 좁게 서게 되자 비어 있는 바깥 측면 공간을 아놀드와 로버트슨이 적극적으로 공략하였다. 물론 중간에 파비뉴의 패스미스로 뱀포드에게 일대일 찬스를 허용하는 등 위협적인 순간도 있었지만, 알리송 골키퍼가 선방해내며 위기를 모면했다.


   팽팽한 힘싸움이 진행되던 전반 30분, 리버풀이 기어코 선제골을 터뜨렸다. 중원에서 조타가 오른쪽 측면 공간으로 파고드는 아놀드에게 롱패스를 건넸고, 아놀드는 상대 골키퍼가 나오자 곧바로 전방에 있는 마네에게 볼을 넘겼다. 마네는 비어 있는 골문을 향해 침착하게 슈팅을 했고, 결국 득점을 뽑아냈다. 마누라 라인의 도합 300호 골!


   이렇게 전반전은 마네의 골에 힘입어 1-0으로 우위를 점한 채 종료되었다.


사진 출처 - Liverpool FC instagram


ㅣ후반전


   후반전의 양상은 리즈의 멈출 줄 모르는 공세였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였다. 리버풀은 주중 챔피언스리그 경기의 여파와 ESL 창설 이슈의 여진까지 겹치는 상황을 맞이하게 되면서 후반전 경기 장악을 완전히 실패했다. 압박의 강도도 눈에 띄게 줄어들었고, 이로 인해 점유율마저 3-7로 밀리게 되었다.


   리버풀이 체력 저하와 동기부여의 상실로 무감각한 경기력을 보여주자 리즈는 점유율 높여 가며 계속해서 올라왔다. 리즈는 풀백의 뒷 공간을 노리는 날카로운 패스들로 리버풀의 수비진을 흔들며 흐름을 가져오자 로버츠와 해리슨이 살아나면서 제공권까지 장악하는 등 위협적인 장면들을 여럿 연출해냈다.


   후반 74분에는 뱀포드가 골대를 맞추었고, 76분에는 로버츠가 일대일 상황을 맞이했다. 다행히 알리송 골키퍼의 슈퍼세이브로 여러 차례 위기를 넘겼으나, 실점의 그림자가 짙어지고 있는 상황이었다. 결국 리버풀은 살라를 투입하고 체임벌린을 투입하는 등 교체 카드를 통해 경기 템포와 분위기를 바꿔보자 했다. 그러나 이미 지칠대로 지친 팀의 동력을 바꾸기 위해선 조금 더 이른 시점에 교체를 했어야 했다.


   결국 리즈는 리버풀의 골문을 수없이 두드린 끝에 '두드리면 열린다'는 속담을 현실에서 증명해냈다. 후반 86분, 코너킥 상황에서 수비수 요렌테가 헤딩으로 득점을 뽑아내며 1-1 동점을 만들어냈다. 전체적으로 동력이 떨어진 상황에서 집중력을 요하는 세트피스 상황을 맞이한 것은 누가 봐도 실점으로 연결될 것이 뻔한 상황이었다.


   후반 막판, 교체 투입된 리버풀 선수들에게 동점을 만들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지만, 이것마저 살려내지 못하며(체임벌린....) 결국 경기는 1-1로 마무리되었다.


사진 출처 - AP 연합뉴스


   서두에서 언급했듯이, 슈퍼리그 창립에 관한 이슈가 난데없이 갑작스레 불거지면서 경기에 영향을 미쳤음은 부인할 수 없다. 더구나 리즈 유나이티드는 경기 후, 슈퍼리그팀과 무승부를 거두었다며 비아냥 거렸고, 선수들은 '축구는 팬들의 것이다'라는 티셔츠를 입으며 항의의 목소리를 표출했다. 또한 현지 팬들은 '가난한 자들이 만든 축구를 부자들에게 뺏겼다'라는 슬로건을 경기장 내외로 내걸며 슈퍼리그 창립을 공개적으로 비난했다. (물론 나도 슈퍼리그 창립에 대해 반대하는 입장이며, 관련 이슈에 대해 아래 글에 짧게 논평했다)

유러피언 슈퍼리그 창립에 관한 짧은 논평 (brunch.co.kr)


   그렇다한들, 오늘 리버풀은 디펜딩 챔피언으로서의 면모는 물론 프로선수로서의 실력도 전혀 보여주지 못했다. 리그 4위가 눈 앞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걷어차버린 셈이다. 마치 이쯤 되면 매 시즌 챔스 경쟁팀들이 선보이는 '니가 가라 챔스'를 시전하고 있는 것 같은데, 아직까지 4위를 향한 기회가 남아 있는 만큼 마지막까지 승점 3점을 따내는 확실한 모습들을 보여줬으면 좋겠다.


   Plz.



[20/21 EPL 32R] 리즈 vs 리버풀.. : 네이버블로그 (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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