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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n Apr 14. 2021

[20/21 EPL 31R] 리버풀 vs 아스톤 빌라

- 해외축구 리뷰


 2021.04.10

사진 출처 - Liverpool FC instagram


   드디어! 2021년 홈경기 첫 승을 거두었다. 2020년 12월 17일에 열렸던 토트넘과의 경기 이후 약 116일 만에 거둔 성과이자 무려 9경기 만에 달성한 기록이다. 심지어 이 경기 전까지만 해도 리버풀은 홈 6연패를 기록 중이었다. 참으로 오랜 고비 끝에 얻은 값진 승리였다.


   경기 전부터 여러모로 긴장감이 맴돌았다. 주중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 레알 마드리드와의 경기에서 맥없이 패배한 영향도 적지 않았지만, 무엇보다 상대팀 아스톤 빌라가 전반기에 2-7이라는 충격적이고 굴욕적인 결과를 선사했던 기억이 여전히 내 머릿속에 잔재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다행히도 두 번의 충격은 없었다. 리버풀은 충격적이었던 전반기 2-7 패배를 버저비터 골을 통한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며 복수에 성공했고, 홈 6연패의 사슬을 끊어냄과 동시에 위닝 멘탈리티를 회복하며 승리의 찬가를 불렀다.


사진 출처 - Liverpool FC instagram


ㅣ전반전


   사디오 메인, 세네갈 오리기라고 불리며 비판 세례를 받고 있는 사디오 마네가 선발에서 제외됐다. 최근 들어 폼이 미친 듯이 떨어지고 있는 모습을 감안하면 납득이 되는 결과였다. 체력 안배 차원에서 티아고가 벤치에서 시작한다는 점을 제외하고는 리버풀은 가용할 수 있는 베스트 멤버로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초반부터 리버풀은 아스톤 빌라를 흔들었다. 리버풀은 지속적으로 압박을 넣으면서 빌라 선수들의 빌드업을 방해했고, 중원에서 패스미스를 유도했다. 이러한 압박의 결과는 전반 12분, 상대 수비의 실책으로 이어지면서 살라에게 좋은 찬스가 주어졌다. 하지만, 살라는 부정확한 결정력으로 기회를 놓쳤다.

 

   전반전은 다소 일방적인 경기였다. 리버풀이 경기의 주도권을 쥐면서 아스톤 빌라의 수비를 공략했다. 반면에 빌라는 좀처럼 경기의 주도권을 가져오지 못했는데, 역시나 부상으로 빠진 에이스 '잭 그릴리쉬'의 부재가 컸다. 그릴리쉬가 없는 빌라는 중원에서 공격 전개를 매끄럽게 가져갈 수 있는 선수가 전무했다.


   하지만 공은 둥근 법이다. 전반 내내 밀리던 아스톤 빌라는 단 한 번의 찬스를 놓치지 않으며 득점에 성공했다. 전반 42분, 빌라는 중원에서 세컨드 볼을 획득하자마자 전방으로 세밀한 패스를 통해 볼을 투입했고, 침투하던 왓킨슨이 왼발 슈팅으로 득점을 뽑아냈다. 그렇게 어려운 볼은 아니었는데 알리송 골키퍼가 세이브를 하지 못했다는 점이 이내 아쉬웠다.


   일격을 맞은 리버풀은 곧바로 전반 46분, 동점골을 터뜨렸다. 중원에서 아놀드가 왼쪽 측면을 향해 뛰어들어가는 조타에게 롱패스를 했고, 조타가 측면에서 문전으로 볼을 넘겼다. 곧이어 살라와 로버트슨이 문전에서 아웅다웅 겨루다 옆에 있던 피르미누가 침착하게 득점을 뽑아냈다. 하지만, 이 골은 VAR 판독 결과 조타의 오프사이드로 판정되어 취소가 되었다.


   골 취소에 대한 억울함과 의문을 표할 새도 없이 전반전은 이렇게 0-1로 종료되었다.


사진 출처 - Liverpool FC instagram


ㅣ후반전


   리버풀은 후반전에 들어서자 공격의 방향을 바꿨다. 아놀드와 살라를 중심으로 오른쪽 측면에서의 공격 비중을 높였던 전반과는 달리 후반전은 로버트슨과 조타를 중심으로 왼쪽 측면에서의 공격 비중을 높였다. 그리고 이러한 공격 방향의 전환은 주효했다.


   후반 56분, 역습 과정에서 조타가 상대 문전으로 침투하는 로버트슨에게 논스톱 패스를 연결했고, 로버트슨은 지체 없이 슈팅을 날렸다. 이 슈팅은 아스톤 빌라의 수문장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스의 선방에 막혔으나, 선방 후, 흘러나온 세컨드 볼을 쇄도하던 살라가 헤딩으로 연결하며 동점골을 뽑아냈다. 살라의 리그 19호 골.


   아스톤 빌라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왓킨슨이 공격진에서 잘 버텨주고 트레제게가 위협적인 움직임으로 기회를 창출했다. 특히, 61분 트레제게의 오른발 아웃사이드 논스톱 슈팅은 비록 골대를 맞고 나왔지만 골이나 다름없었던 베스트 오브 베스트 슈팅이었다.


   70분대가 되자 리버풀은 베이날둠과 피르미누을 빼고 티아고와 마네를 투입했다. 빌라 역시 바클리를 투입하며 공격에서의 한 방을 기대했다. 그러나, 공격의 한 축을 담당했던 트레제게가 부상을 당하며 빌라의 기세는 조금 주춤하게 되었다.


   후반 89분, 센터백 오잔 카박이 아웃되고 공격수 샤키리가 투입되면서 리버풀은 가용할 수 있는 모든 공격 자원을 총동원하며 완전히 공격에 무게를 두었다. 이렇듯, 승리를 향한 집념을 보여주던 리버풀은 결국 후반 91분, 티아고의 논스톱 슈팅 후, 마르티네스 골키퍼의 선방으로 흘러나온 세컨드 볼을 아놀드가 골문 하단을 노리는 오른발 감아차기로 득점을 뽑아냈다. 너무나도 환상적인 골에 짜릿한 역전이었다.


   결국 리버풀은 남은 시간을 영리하게 보내며 무려 9경기 만에 홈경기 승리를 2-1 역전승으로 마무리했다.


사진 출처 - Liverpool FC instagram


   아스톤 빌라에 승리하면서 리그 4위로 올라섰다. 물론 첼시와 웨스트햄 등 4위권 경쟁팀들이 아직 1경기를 덜 치르었기 때문에 안심할 수는 없다. 그러나, 불과 한 달 전 만해도 멀게만 느껴졌던 리그 4위가 지금은 발 딛일 수 있는 위치에 있다는 점은 매우 고무적이다. 막판까지 긴장의 끈을 놓칠 수가 없는 EPL이다.


   오늘 경기 총평에는 역시나 VAR에 대한 언급을 빼놓을 수 없다. 마치 시즌 초반 에버튼전이 생각나는 경기였다. 경기를 위한 VAR인지 VAR을 위한 VAR인지 도통 모르겠다. 무슨 오프사이드를 어떻게든 만들기 위해 선을 긋는 것만 같고, 육안으로는 식별되지도 않는 차이는 어떤 기준을 통해 잡아내는지 도통 모르겠다. 소매가 얼마나 펄럭이냐에 따라서 오프사이드 판정이 될 수도 있는 건가. 이겼기에 망정이지 혹시라도 비기거나 졌으면 아마 나는 VAR에 대한 환멸을 느껴 EPL을 접었을 것 같다. 이게 대체 몇 번 째인지.


   그나저나, 마네는 진짜 어떡하냐. 제발 좀 정신 차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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