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기도를 시작하는 당신에게 / 강산
- 기도의 목적은 존재의 변화다
신앙생활을 하면서 가장 비효율적이고, 가장 비생산적이라고 생각하는 것 중 하나는 기도다. 현대 사회는 어떤 행위의 가치를 효용성과 합리성으로 곧잘 평가하는데, 기도는 이런 측면에서 후한 점수를 주기 어려운 행위이기 때문이다. ‘기도할게’라는 말이 별로 와닿지 않는 것도 기도가 실질적인 효과나 즉각적인 문제 해결을 제공해주지 못한다는 사실을 직감적으로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신앙생활에서 가장 간과하는 것이 기도다. 가장 시간을 내지 않는 것도, 우선순위에서 가장 먼저 밀려나는 것도 기도다. 듣고 부름으로써 음악이 주는 감각적 효과를 쉽게 누릴 수 있는 찬양이나, 읽고 생각함으로써 깨달음과 통찰을 얻는 말씀과는 달리 기도는 행위의 전과 후의 차이가 비교적 적다. (큰 차이가 있다면 속이 후련하다는 것?)
때문에 기도를 다른 것들로 쉽게 대체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경건 서적이나 말씀을 읊조리는 것으로 대체하거나, 찬양이나 대표 기도 시간 또는 축도 시간에 하는 기도로 대체하기도 한다. 심지어는 식사 기도를 기도로 대체하기도 한다. (물론 이러한 것들도 넓은 범위 안에서는 기도이지만, 저자가 말하는 기도는 명확하게 기도 시간을 떼어놓고 하는 기도다)
그러나 저자(강산)는 책(기도를 시작하는 당신에게)에서 기도를 다른 것으로 대체하지 말라고 경고하며, 기도의 목적은 ‘문제의 해결이 아니라 존재의 변화’라고 말한다. 존재가 변한다는 것은 무엇일까? 그 존재의 생각과 뜻, 욕망, 행동, 세계관 등이 변한다는 소리다. 즉, 삶을 살아가는 이유, 삶의 목적이 바뀐다는 소리다.
기도는 삶의 목적을 바꾼다. 나를 위해 사는 목적에서 하나님 나라를 위해 사는 목적으로 말이다. 기도는 그 변화의 중심에서 변화를 추동하는 통로가 된다. 그렇기 때문에 기도는 하나님과 나 사이에 인격적 관계를 형성시킨다. 창조주와 피조물의 인격적 관계라니, 기도하는 것이 참으로 위대한 이유다.
우리가 기도의 목적을 문제의 해결로만 바라본다면, 기도를 효용성과 합리성으로 판단하는 틀에서 결코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기도의 목적은 존재의 변화다. 내가 하나님의 사람이라는 존재로 변화하는 것, 내 삶의 목적이 하나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는 것으로 변화해 가는 것 말이다. 그래서 기도하는 것 자체가 위대한 것이다. 인생이 달라지는 것이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