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웃오브보트 선한 가치 클래스 Basic 12기 2주차 후기
내 원동력은 분노다.
세계적인 아티스트 'BTS'를 키워낸 하이브 엔터테인먼트의 방시혁 대표. 그는 자신의 모교인 서울대 졸업식 축사에서 자신이 지금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던 원동력은 다름 아닌 '분노'였다고 말했다.
그는 원대한 꿈이나 비전을 그리는 야망가가 아니었다. 그저 그때그때 하고 싶었던 것을 선택하며 살다 보니 이 자리까지 왔다고 했다. 어찌 보면 성공한 사람의 멘트치고는 너무 맥 빠진 이야기가 아닌가 싶다. 하지만 그는 원대한 꿈은 없었지만, 항상 불만이 많았다. 그리고 그 불만이 쌓여 분노를 키웠다.
그는 무엇에 대해 분노를 가지고 있었을까? 바로,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음악이 세상으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고 이용당하고 있는 것에 대한 분노를 가지고 있었다. 그는 음악산업이 가지고 있는 악습들, 불공정거래 관행, 사회적 저평가, 고객 비하 문화 등에 대해서 항상 불만을 표출했고, 이런 문제들에 대해 분노했다.
눈앞에 이런 문제들이 버젓이 있는데, 이를 외면하고, 안주하고, 타협하는 건 그가 살아가는 방식이 아니었다. 그는 자신이 부당하다고 느끼는 문제들에 대해 거침없이 목소리를 냈다. 아티스트의 정당한 평가와 온당한 처우를 위해, 음악이 청소년들에게 세상이 정해준 기준이 아닌 자신만의 세계관을 형성하는데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음을 위해, 그리고 음악 종사자들의 삶의 질을 개선하기 위해 말이다.
그는 그렇게 자신을 분노하게 하고, 불행하게 만드는 것들을 제거하면서 한 발자국씩 나아갔다. 이런 노력들이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데 기여하는 것임을 믿었다. 그게 자신이 사랑하는 음악에 대한 예의고, 팬과 아티스트에 대한 존중이자, 자신의 행복이었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방시혁 대표의 소명이다. 그에게는 꿈과 야망 대신 '분노'가 있었다. 그리고 그 분노는 그를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이자 멈출 수 없는 이유가 되었다. 납득할 수 없는 부당한 현실, 자신을 불행하게 하는 현실에 분노하고, 그것들과 싸우면서 지금 이 자리까지 오게 된 것이다.
그러고 보니 나에게도 이런 시절이 있었다. 나는 축구를 정말 사랑한다. 어렸을 때부터 축구는 언제나 내 삶의 일부였고, 그래서 나는 내 꿈을 축구산업에 걸고 싶었다. 하지만 우리나라 축구계에 만연한 비리, 악폐습, 부조리, 특히 승부조작 스캔들 같은 사건은 나로 하여금 배신감과 회의감 그리고 분노를 유발하여 열정을 잃게 하고 꿈을 포기하게끔 만들었다.
아쉽지만, 나는 방시혁 대표처럼 분노가 사명의 동력이 되지 못했다. 오히려 꿈을 추락시키는 동력이 되어버렸다. 그래서일까? 방시혁 대표의 이야기를 들으니 분노라는 에너지를 사명을 향한 동력으로 승화시키지 못한 채, 포기하고 도망친 내가 부끄러웠다.
결과론적인 이야기지만, 만약 그 당시에 나의 꿈을 지지해 주는 커뮤니티가 있었다면 어땠을까? 나의 진로는 조금이나마 달라졌을까? 나는 부조리함이 넘치는 거대한 사회 구조 앞에서 개인의 열정과 힘이 얼마나 나약한지를 몸소 경험했다. 하지만 이런 경험 덕분에 내가 커뮤니티의 소중함과 필요성을 깨닫고, 커뮤니티를 만들고 싶어하는 마음이 생긴 게 아닌가 싶다. 개개인들에게 지속가능한 열정과 동기부여를 주고 세상의 부조리함에 대해 선한 가치로 대응할 수 있는 그런 커뮤니티를 말이다.
"지금 큰 꿈이 없다고,
구체적인 미래 모습을 그리지 못했다고,
자괴감을 가지지 마라.
알지도 못하는 미래를 구체화하려고 시간을 쓸 바에
납득할 수 없는 지금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반복해서 힘을 써라.
그럼 반복은 습관이 되고,
습관은 소명이 되어,
당신의 길을 밝혀줄 것이다."
- 하이브 엔터테인먼트 방시혁 대표 -
이렇게 아웃오브보트(Out of boat) 선한 가치 클래스 Basic 12기 2주차 첫 번째 시간을 마쳤다. (사실 방시혁 대표가 직접 등장해 이야기를 나누어 주기를 살짝 기대했었는데 그러진 않아서 조금 아쉬웠다ㅋㅋ) 곧바로 두 번째 시간으로 넘어가보자. 두 번째 시간의 주제는 '동·서양 관점의 차이'였다.
서양인과 동양인 사이에는 관점의 차이가 있다. 서양인은 어떤 현상이나 문제를 바라볼 때, '나'를 중심으로, 개체적인 관점으로 접근한다. 반면 동양인은 주위와의 관계성과 연관성을 본다.
예를 들어, 위 그림처럼 판다, 원숭이, 바나나가 있다고 해보자. 이 중에 2개를 묶는다면 어떻게 묶을 수 있을까? 대부분의 서양인은 판다와 원숭이를 하나로 묶는다. 판다와 원숭이 각각 동물이기 때문이다. 반면 동양인은 원숭이와 바나나를 하나로 묶는다. 원숭이는 바나나를 좋아하고 먹는다는 관계성이 있기 때문이다.
옆에 있는 그림으로 넘어가보자. 가운데에 있는 넘버2 아이는 왼쪽 사진과 오른쪽 사진 모두 행복한가? 서양인은 두 그림 다 행복하다고 말한다. 반면 동양인은 왼쪽 사진은 행복하나, 오른쪽 사진은 행복하지 않다고 말한다. 왜냐하면 뒤에 아이들이 행복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즉, 서양인은 하나의 개체에만 초점을 맞추는 반면, 동양인은 주위와의 연관성과 관계성까지 파악한다.
왜 이런 관점의 차이가 생기는 것일까? 나는 이것이 '언어'와 관련 있다고 생각한다. 인간은 언어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고 이해한다. 때문에 어떤 언어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의 차이가 발생한다. 언어가 인간의 생각과 행동을 반영하고, 언어의 구조와 원리가 인간의 사고방식을 형성하기 때문이다.
아웃오브보트(Out of boat) 선한 가치 클래스 Basic 12기 2주차 '마지막 시간'은 각각 스몰그룹으로 흩어져 과제였던 '이키가이(IKIGAI)'라는 것을 나누었다.
이키가이란 일본어로 '존재하는 이유'라는 뜻으로, 삶의 방향이나 목적을 가지고 자신의 삶을 가치 있게 만들며 삶에 대한 의미를 탐색할 수 있게 만들어진 벤다이어그램 형식의 프레임 워크를 의미한다.
이키가이는 내가 좋아하는 것, 잘 할 수 있는 것, 경제적 이익이 될 수 있는 것 그리고 세상이 필요로 하는 것 등, 총 4가지 영역으로 구성돼 있다. 각각의 파트는 교집합을 형성하며, 최종적으로 4개의 영역이 모두 교집합으로 나타나는 지점이 자신의 삶의 방향이자 목적, 선한 가치이다.
이키가이를 하면서 느낀 점은 나에 대한 이해와 분석이 정말 중요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타인'이다. '나'라는 존재에 대해 말해주는 '타인'이 이키가이를 더 입체적이고 풍부하게 작성하는 데 도움을 준다. 또한, 충분한 탐색과 고민의 시간이 필요하다. 나 역시 작성하기는 했으나, 급하게 작성하느라 무언가 빠뜨린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조금 더 숙고하면서 천천히 작성을 해봐야겠다.
다음 주부터는 '선한 가치 5분 발표'가 시작된다. 자원자 4명이 대표로 먼저 시작하고, 그 후 차례로 발표가 진행될 것 같다. 종교, 성별, 연령, 국적 등 다양한 배경의 500명 앞에서 발표하는 것처럼 준비하여 나의 선한 가치에 Fan, 후원 투자, 협력관계가 생겨날 수 있도록 하는 게 핵심이다. 아우터즈들이 어떤 선한 가치들을 들려줄지 다음 주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