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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n Jul 14. 2020

[서평] 당신이 옳다

- 사람을 살리는 적정한 공감의 힘



“너만 힘들어? 다른 사람들도 다 힘든 데 자리 지키고 있는 거야.”

“힘들어도 너가 선택한 것은 끝까지 책임을 져야지”

“힘들수록 더 마음 붙잡고 기도해야지”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 내 곁에는 옳은 말을 해주는 사람은 많았지만, 공감을 해주는 사람은 없었다. 나의 마음은 그 어디서도 안전하지 않았고, 그 누구에게도 이해받지 못했다. 나는 그저 한 마디면 됐었을 뿐인데. 옳은 조언이 아니라 따뜻한 공감 한 마디.


그렇구나. 마음이 많이 힘들었구나.



   책을 읽으면서 꽤나 눈물을 훔친 것 같다. 지난날 나의 아픔이 떠올랐고 나의 마음이 반응했다. 수차례 감정이입이 되었던 책 속의 다양한 상담 사례들은 나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관통하며 내 눈가를 촉촉이 적셔주었다. 공감을 받은 것이다. 나의 마음에 대해 충조평판(충고, 조언, 평가, 판단)을 날리는 것이 아니라 내 마음이 옳다고, 내 감정이 옳다고 먼저 수용해주는 것. ‘나’라는 존재 자체를 개별적 존재로서 인정해주는 것이 공감의 첫걸음이자 시작이다.



공감이란?

   공감이란 무엇일까? 상대방의 말에 귀 기울여주고 끄덕여주는 것? 상대방의 마음을 알려고 노력하는 것?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는 것? 이러한 정의는 단편적이고 지엽적인 정의에 불과하다. 공감에 대한 정의의 스펙트럼은 꽤나 넓기 때문이다. 그래서 공감은 배워야만 한다. 제대로 된 공감은 사람을 살리는 힘이 되지만 잘못된 공감은 마음의 문을 닫게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책(당신이 옳다)은 ‘적정’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며 우리가 ‘적정한 공감’을 해야 한다고 설파한다.


   현대인이 가장 많이 앓는 정신질환은 우울증이다. 흔히 ‘마음의 감기’라고 부르는 우울증은 마음이 방치되었거나 외면당했을 때 많이 찾아온다. 그러나 우울증을 일상적 교감이 아닌 약물치료나 뇌의 생화학적 문제에서 원인을 찾는 행위는 사람의 본질을, 상처의 본질을 알지 못하는 것이다. 그 사람의 마음을, 그 사람의 느낌을 ‘먼저’ 알아주는 것이 치유의 핵심이며 본질이다. 진단은 차후다. 그것은 존재에 대한 인정이며, 존재에 대한 수용이다. 그리고 그것이 일상 속에서의 공감이며, 저자가 정의하는 심리적 CPR이다. 이러한 공감은 사람을 살리는 결정적인 힘을 제공하며, 상처를 치유받을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출처 - ozj_1208 instagram


   이 책은 공감 행동 지침서라는 별칭답게 공감을 행하는 여러 가지 내용들이 있다. 나는 공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 보호라는 내용이 인상적이었는데, 자기 보호를 잘하는 사람이 타인을 도울 자격이 있다는 것이다. 상대방과 나의 경계를 명확하게 인식하고 구분해야 ‘나’도 보호하고 ‘너’도 보호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심리학에 관심이 많고, 심리상담에 대한 필요성도 경험으로 알고 있기 때문에 심리상담학으로의 진로도 작게나마 생각을 하고 있는 중이다. 그러나 내가 과연 자기 보호가 어느 정도나 되는지 솔직히 의문이라 걱정이다.)


   세상에는 나보다 마음이 강한 사람도 있고, 나보다 마음이 약한 사람도 있다. 나보다 회복이 빠른 사람도 있고, 나보다 회복이 느린 사람도 있다. 세상살이가 유난히 힘든 사람도 있고, 타인은 알 수 없는 그의 고유한 삶의 상황과 맥락 속에서 힘들어하는 사람도 있다. 이처럼, 너무나도 다양한 개별적 존재들이 존재하고, 개별적 마음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우리는 그 누구에도 자신의 기준과 잣대로 충조평판을 해서는 안 된다. 그것은 존재에 대한 심리적 폭력이며 공감을 무너뜨리는 행동이다.


   따라서, 우리는 사람을 환자가 아닌 사람으로 보는, 개별적 존재로서 바라보는 공감의 눈이 필요하다. 이러한 공감의 눈으로 세상의 다양한 개별적 존재들에게 적정하게 공감할 때, 서로가 공감받고 치유받는 삶을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싶다.



#sun #sunwri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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