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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n Oct 29. 2020

[서평]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

- 주체적으로 내 인생 살아가기


   언제부턴가 '나'에 대한 에세이가 눈에 띄기 시작했다. 나를 위한, 나를 찾는, 나에 대한 관심으로 시작되는 에세이들이 강세를 보이면서 베스트셀러 상단의 자리를 차지하기 시작했다. 그만큼 시대의 트렌드와 흐름의 양상이 '나'로 수렴되고 있고, '개인'에게 집중되는 삶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사실을 반영하고 있는 셈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나라 사회는 지금까지 조직 문화, 집단주의, 국가주의 등 개인보다는 공동체 위주의 사고방식과 생활방식이 주를 이루어왔고, 그로 인해 '개인'에 대해 깊고 진지하게 생각해 볼 여지나 여유가 부족했다. 어느 정도 먹고살 만한 시기에 이르러서야 그동안 외면했었던 '개인'에 대해 집중하기 시작했고, '나'에 대해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때문에 오늘날 현대 사회에서 나를 돌아보고, 나를 알아가고, 나답게 살아가자라는 슬로건이 대세가 된 건 어쩌면 자연스러운 현상이었다.


사진 출처 - 마음의 숲 facebook


   나 역시 나에 대해 관심이 많다. 나는 누구이고, 나는 무엇을 해야 하고,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에 대한 삶의 근본적인 질문들은 한 살 한 살 먹을수록 더 강화되어 끊임없이 나를 괴롭히고 있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은 이 질문들에 대해 어떻게 답변하고 있고, 어떻게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 무척이나 궁금했다. 그렇게 타인의 삶에 대한 관심은 이전에는 찾지도 않았던 '에세이'라는 장르를 찾게끔 나를 인도하였다. 에세이는 허구가 섞여 있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저자의 삶에 대한 주관적 체험에 기반하는 글이니까.


   이 책 역시 비슷한 이유로 선택하게 되었는데 무엇보다 저자가 사회학, 심리학, 철학을 에세이로 간결하게 풀어냈다는 점에 솔깃해서 이 책을 펼치게 되었다. 물론 내가 생각했던 것만큼 학문적 깊이나 통찰은 없었으나, 간결함 속에 삶의 지혜와 교훈이 담겨 있었다.


(p000) 타인에게 상처 주지 않는 것은 중요한 미덕이지만, 스스로를 지켜내는 건 스스로에 대한 책임이자 권리이다.


   나다움을 찾기 위한 작가의 치열한 삶의 흔적들과 성과들이 돋보였다. 나답게 사는 것을 발견하기 위해 부딪히고, 기스가 나고, 깨지면서 주체성 있는 인생에 대한 저자만의 To Do List를 전한다.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이 목록에서 나 자신의 삶에 대한 책임과 용기를 얻게 된다.


사진 출처 - 마음의 숲 facebook


   삶은 본래 모호성을 띄기 때문에 불안할 수밖에 없다. 누구나 다 그렇다. 그 불안함을 견디며 살아가기 위해서는 실존주의에서 말하는 것처럼 '주체성'을 가지고 살아야 한다. 내 인생은 내가 사는 것이다. 다른 사람이 결코 대신 살아줄 수 없다. '신'조차도 그렇다.


   그렇다고 책의 내용이 오직 '나'에 대해서만 초점을 맞추고 있는 건 아니다. 개인을 넘어 타인으로 또, 공동체와 사회로 나아가는 관심의 확장은 '행복은 남에게 필요한 삶이 될 줄 아는 능력으로부터 나온다'라는 스톰 제임스의 말을 그대로 반영한다. 개인의 주체적인 삶과 더불어 공적 가치의 실현을 위한 삶이 행복에 이르는 길이라는 것이다.


사진 출처 - 마음의 숲 facebook


   사실 이런 류의 에세이를 많이 읽는 사람이라면 이 책이 신선하지 않을 수도 있다. 타인의 말에 휘둘리지 말고 주체적인 선택을 하라거나, 완벽하지 않음을 수용하라거나, 모든 사람들과 잘 지낼 필요가 없다라거나 등, 대부분 다른 에세이나 자기계발서에도 언급되던 비스무리한 내용들을 또 만나게 될 테니까.


   그러나, 그 비스무리한 내용들이 진부하다고, 똑같은 얘기를 또 한다고 책을 곧장 덮어버리는 것은 성급한 결정은 아닐지 생각해봐야 한다. 왜 그런 내용들이 반복되는 것일까? 그것은 아마 그것들이 곧 삶의 진리이기 때문일 것이다. 쨌거나, 진리는 진부한 것이니까.



#서평 #나는나로살기로했다 #김수현

#SUNWRI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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