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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산업의 핵심 A&R로 일하려면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부제 : A&R의 담당 업무와 준비 방법)

앞으로 음악산업(뮤직 비즈니스)의 직무에 대해 하나씩 정리를 해볼까 합니다. 오늘은 많은 분들이 준비하고 있는 음악산업의 꽃 A&R 직무에 대해 알아보고 취준생 입장에서 A&R로 일하기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에 대해 적어보려고 합니다.

  


우선 A&R이 무엇이고 하는 일이 무엇인지에 대해 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A&R이란 Artist & Repertoire의 약자로 아티스트 발굴, 그에 맞는 곡 수집, 작사/작곡가와의 협의, 아티스트 콘셉트를 정하는 등 음악산업 전반을 아우르는 직무입니다. 물론 기획사마다 실제로 하는 업무의 차이가 있을 수는 있겠지만, 아티스트 발굴부터 결과물이 나올 때까지의 전 과정을 참여하는 아주 중요한 직무임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그렇다면 A&R로 일하게 될 때 실제 담당업무는 무엇일까요?


얼마 전 JYP 엔터테인먼트에 올라온 공고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앨범 제작 진행 : 앨범 콘셉트 기획, 곡 수집, 스튜디오, 엔지니어 및 세션 섭외’라고 적혀 있네요.(기획사마다 차이가 있지만 공통적인 부분은 앨범 콘셉트 기획, 곡 수집, 녹음 관련 관리이며, 추가로 비주얼 디렉팅까지도 포함되는 곳도 있습니다.) 말 그대로 앨범의 전체 과정을 관리하고 조율하는 일을 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제가 생각했을 때 A&R이란 한 마디로 ‘상상력의 구체화’라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머릿속에 있던 상상의 작은 파편들을 응집시키고 그것들을 실제 앨범이라는 결과물로 만들어내는 작업인 것 같아요.

하지만, 들어가자마자 앨범 콘셉트 기획처럼 중요한 업무를 바로 시작하는 건 아닙니다. 제가 아는 지인 중에 나름 유명한 엔터테인먼트의 A&R로 들어간 분이 있었는데, 굉장히 힘들다고 하더라고요. 박봉에, 야근이 많고, 주말에도 일해야 될 때도 있고, 밤새 스튜디오에서 레코딩 관리를 할 때도 많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실제로 이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이 포기합니다. 하지만, 이 과정이 뛰어난 A&R이 되는데 쓸모없는 것들이 아닙니다. 오히려 밑거름이 되는 과정이죠.

'김이나의 작사법'이라는 책에 제가 전해드리고 싶은 말이 있어서 가져왔습니다.


“믹싱실에서 일고여덟 시간 동안 한 곡을 믹싱 하면서 가만히 앉아 있는 일은 생각보다 고역이다. 내가 굳이 여기 있지 않아도 될 것 같은데도 불구하고 장시간 현장을 지키는 일은, 사람을 위축되게 한다. .... 하지만 ‘파일 전달’ 역할이 아닌 현장에서의 일고여럽시간은 무의미한 것일까? 그렇지 않다. 사운드가 완성돼가는 과정을 지켜본 A&R과 그렇지 않은 A&R은 단기간에 역량 차이가 심하게 난다. 믹싱에 문제가 생길 시 커뮤니케이션할 때 쓰는 용어부터 차이가 난다.

...

사실 밥먹듯이 야근하고, 예민한 창작자들을 상대하며 멘탈에 스크래치가 나는 것에 비해 수당은 좋지 않다. 하지만 한 가지 약속할 수 있는 건, A&R은 잘하면 업계 내에서 확실히 빛난다. 소문도 빨리 난다. 아직 자리 잡는 단계에 있는 직무이기 때문에, 향후 몇 년 동안도 그럴 것이라고 생각한다."



A&R로 일하려면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요?


우선 자격요건/우대사항을 확인해보는 것이 필요할 것 같네요. 공고를 보시면 사실 자격요건보다는 우대사항을 보시는 게 더 좋을 것 같아요. 보통 신입의 경우 자격 요건은 다 '무관'으로 나와 있기 때문입니다. 우대사항은 각 회사마다 원하는 인재상이나 업무의 차이가 있어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아래와 같은 사항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1. 음악산업 및 트렌드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자

2. 영어 가능자

3. 커뮤니케이션 능력


A&R의 담당 업무를 보면 당연히 위와 같은 조건을 충족시키는 사람을 원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나씩 정리를 해보겠습니다.


1. 앨범 콘셉트 기획 (음악산업 및 트렌드에 대한 이해도)

A&R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작업입니다.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무언가를 만들려면 우선 음악에 대한 지식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음악에 대한 지식이 어떤 이론적인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음악에 대한 이해와 지식, 대중문화 트렌드를 빠르게 파악할 수 있는 예민함 그리고 이를 실제로 적용할 수 있는 실행력이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다양한 음악에 대한 지식을 습득하려면 음악을 어떻게 듣는 것이 좋을까요? A&R을 준비하시는 분이라면 단순히 음악을 감상용으로 듣는 것에 그치지 않고, 더 나아가서 분석하고 내가 느낀 것들을 표현할 수 있어야 합니다. 어떤 음악이 1위를 하고 있으면, 이 곡의 어떤 점이 사람들에게 어필하고 있고 공감을 느끼게 하는지부터 시작해서 음악적으로 어떤 포인트들이 있는지 짚어내고 알 수 있어야 합니다. 당연히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꾸준한 연습이 필요한 작업이니 매일 정리하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빌보드 차트, UK 차트, 가온 차트를 보시면서 쭉 들어보시고 상위권의 음악을 사람들이 왜 좋아하는지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계속하다 보면 분명 도움이 많이 될 것입니다. 추가로 평론가들의 앨범 리뷰를 보시면서 내가 느낀 것과 어떠한 차이가 있는지 비교를 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물론 평론가의 글이 정답이라고 할 수 없기 때문에 참고용으로 활용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2. 곡 수집 (영어 능력)

요즘에는 국내 작곡가들 뿐만 아니라 해외 작곡가들과도 많은 교류를 통해 곡을 수집하고 선별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해외 작곡가들과의 작업이 필요할 때 적어도 그 곡에 대한 생각 및 음악적으로 요구하는 것을 영어로 표현하는 능력이 요구되는데요. 제가 영어까지 어떻게 공부하라고 하기엔 무리가 있을 것 같네요. 어쨌든 대형 기획사에서는 영어 스피킹 능력을 요구하는 곳이 많으니(그만큼 해외 작곡가들과의 교류가 활발) 잘 준비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위 내용과는 별개이지만, 곡 수집과 관련하여 취준생분들이 나중에 A&R로 일하게 될 때를 생각해서 한 가지 소소한 팁을 드리자면, 여러 작곡가들의 음악을 들으면서 좋은 음악들을 정리할 때 유사한 장르(비슷한 분위기)의 음악끼리 모아둔 리스트를 만들어 보세요. 이건 나중에 제가 직접 만든 리스트를 한 번 공유드리겠습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유튜브, 사운드 클라우드를 많이 사용하는데(알려지지 않은 재야의 고수들이 굉장히 많아요), 들으면서 우선 좋은 음악들은 정리해두고 나중에 이 음악들을 다시 세부 장르별 리스트로 옮깁니다. 이렇게 하면 유사한 분위기의 곡들을 하나의 리스트에서 확인할 수 있고, 레퍼런스로도 사용할 수 있고, 곡을 의뢰할 수 있는 등 도움이 많이 될 것 같더라고요. 한 번 꼭 해보시는 걸 권장해드립니다.


3. 스튜디오, 엔지니어 및 세션 섭외 (커뮤니케이션 능력)

어떻게 보면 당연하고 뻔하지만, 또 어떻게 보면 A&R에 있어서 가장 요구되는 능력이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아닐까 싶습니다. A&R은 아티스트부터 스튜디오, 엔지니어, 세션까지 앨범 작업 과정에 필요한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기 때문에 이들의 의견을 잘 조율하고 원만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A&R 준비하는 분들을 보면 1번에 대해서만 열심히 준비하지만, 실제로 업무에서는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정말 중요하니 이 점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이렇게 A&R의 담당업무와 담당업무에 필요한 요건들에 대해 정리를 해보았습니다. A&R의 업무가 어렵고 힘들다는 걸 알지만, 우리나라 음악산업이 성장하길 바라는 사람 중 한 명으로써 A&R에 열정을 가지고 지원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고, 이들이 뛰어나고 능력 있는 A&R로 성장해서 우리나라의 음악산업이 지금보다 더 발전하길 바랍니다. A&R 준비생분들 화이팅!



더 많은 정보는 엔준모(엔터테인먼트 취업 준비하는 사람들 모임)에서 제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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