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요가, 발레, 살사 댄스, 러닝, 자전거를 비교한 후기이다
피카부-♫ 새로워야 사랑이니까!
30대가 되면 갑자기 다들 운동을 시작하는 이유가 다 있으니까!
얼마 전에 상담센터에서 시켜서 TCI 기질성격 검사를 했다. 타고난 기질 중에 자극 추구, 위험회피, 보상 민감성, 인내력을 점수로 매기는 검사다. 점수는 0부터 100까지로 백분위다. 30점까지가 낮은 점수, 70점까지가 보통, 그 이상은 높은 점수를 뜻한다. 암튼, 나는 자극 추구 97점에 위험회피 99점이다. 지루한 건 못 참는데, 뭘 하려면 너무 피곤하고 생각이 많아져서 내적 갈등이 심한 타입이다. 내 인생 갈등이 다 이것에서 온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엄마는 '이렇게 새로운 거 많이 하는 사람은 살면서 너희 아빠랑 너 밖에 못 봤다' '너도 나 닮아서 위험 회피를 많이 한다'고 그런 검사를 꼭 해야만 아는 거냐고 살짝 타박했다.
어릴 땐 등산이라면 질색하고, 땀나는 행위는 일절 하지 않았다. 그런 내게도 20대 후반에 운동 욕구가 찾아왔다. 몸이 아파오고 망가지는 게 느껴지니까 얼른 운동을 해야겠다고 생각하는 게... 주변을 봐도 다들 비슷한 생각으로 뭔가를 시작하더라. 요즘은 또 인생이 조금 지루한 바람에 줌바에 눈이 간다... 운동 효과와 귀찮은 점 등을 리뷰해 보겠다. 하나만 파지 않았기 때문에 모든 운동은 초보 수준이다.
1. 요가: 정신건강에 정말 정말 x1000 좋다. 힘든지 모르게 운동 강도가 세다. 근데 살살할 수도 있다. 돈이 있을 땐 요가원에 가고, 없을 땐 집에서 돈 안 들이고 할 수 있다.
2. 자전거: 바람을 가르는 재미와 이동이 된다는 실용성! 긴 거리를 이동하니까 기분전환도! 혼자서도 그룹으로도 할 수 있다. 욕심 낸다면 초기 비용이 수십-수백 들 수도 있는데, 공공자전거 빌리고 헬멧이랑 고글만 구매해도 괜찮다.
3. 러닝: 건강, 체력증진, 다이어트, 비용 측면 모두에서 가장 좋은 운동이다. 적당한 운동화만 있다면, 아무것도 더 필요 없다. 당장 나가서 할 수 있다. 혼자 하기도 좋고, 함께 하기도 좋다. 근데 너무 힘들어서 잘 관둔다.
4. 발레: 꾸준히 학원비가 들며, 취향을 탄다. 완벽을 추구하는 재미가 있고, 유연성과 속근력을 잡을 수 있는 운동 강도가 마음에 든다. 발레 관람을 더 재밌게 할 수 있게 된다. 옷 손빨래 귀찮.
5. 살사댄스: 유산소 운동도 적당히 되면서 흥겨운 음악에 몸을 맡길 수 있지만, 타인과 손 맞잡고 아이컨택해야 한다. 내향인으로서 좀 힘들 때 있다. 수업료는 비싸지 않지만, 꾸준히 살사 바 입장료나 술 한 잔 정도의 돈이 조금씩 든다.
상세 후기 목차
1. 살사댄스
2. 발레
3. 요가
4. 러닝
5. 자전거
라틴음악을 좋아한다면, 음악이 신나서 재밌다. 나는 어디 가게에 가서도 음악이 크게 틀어져 있으면 창피한 줄 모르고 몸을 들썩이는 버릇이 있는 데다가, 신나고 싶을 때 라틴음악을 크게 틀어놓는 타입이다. 재밌었다. 파트너와 서로 당기고 미는 것도 신나고 재밌는 편이다. (전 꽤나 내향적인 사람입니다.)
항상 어딘가 가서 춤을 추게 되기 때문에 입장료(만원 정도 하려나) 비용이 든다. 학원보다는 살사 동호회에서 많이들 배운다. 그래서 수업료는 비싸지 않은 편이다. 두 달 정도 지속되는 초보 과정 수업료가 5만 원 정도였다. 준비물은 신발(3-5만 원)과 적당히 움직이기 편한 일상복만 있으면 된다.
일반적으로 리드는 남성이, 팔로우는 여성이 한다. 성역할과 무관하게 자기 하고 싶은 걸 하지 못할 이유는 딱히 없지만 한국에서는 상당히 성별 분화되어 있어 따르지 않기는 좀 어렵지 싶다. 팔로워가 훨씬 초기 진입장벽이 낮다. 기본 스텝과 턴만 잘하면 어디 가서 춤추는 것 자체는 무리 없다. 심지어 팔로워는 턴 마저 못해도 리드하는 사람이 고수면 그냥 돌려준다(?) 나는 몸치는 아니라서 박자에 맞춰 스텝 밟는 건 그리 어렵지 않았다. 살사는 곡들이 빠르고, 다른 춤(바차타)에 비해 리듬을 못타는 사람은 꽤나 못탈 수도 있다. 자신의 만족감을 위해서는 멋진 동작을 하기 위해 팔 동작이나 골반 움직임 등을 연마하고 배우게 될 수 있다. 외향적인 활동이다 보니, 주변의 선망을 받기 위해서라도(?) 연습하게 될 수도 있음... 잘 모르겠다.
멋있고 화려한 살사댄스를 많이 봤겠지만, 초보자도 이렇게 추면 출 수 있다. 아래와 같이 춰도 세 곡 하면 쉬고 싶어 진다. 영상의 사람들처럼 자연스럽게 추는 데까지는 몸치가 아닌 사람 기준 3-6달 걸리지 싶다. https://youtu.be/naZVoceuVM
음악이 나오는 동안 기본 스텝을 쉬지 않고 밟아야 한다. 절대로 스텝이 멈추지 않는다. 그래서 계속 걷는 것과 같다. 음악이 빠르면 빨리 걷는 거다. 체력에 따라 다르지만, 나는 두세 곡 추면 쉬어야 했다. 외향적인 사람들은 바에 가서 술 마시고 이야기하느라 많이 쉬면, 운동이 안 될 수도 있을 듯하다.
다음 곡에 같이 출 파트너를 못 구하면 못 출 수도 있다. 남녀 상관없이 춤 신청할 수 있는데, 내가 간 곳은 남성의 비중이 훨씬 많았다. 그래서 남성들이 더 바쁘게 춤 신청을 했다. 내향적인 사람으로서 파트너와 얼굴 맞대고 눈 마주치고 추고, 서로 화기애애해야 재밌으니까 사교성을 좀 발휘해야 하는 점이 좀... 힘든 날들도... 있었지... 조용한 사람들도 없는 건 아닌데, 외향적인 사람들이 많이 와 있어서 뒤풀이 가고 서로 막 친해지고 한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사랑하는 사람 손 잡기도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남의 손을 잡아야 되고, 가끔 땀이 많은 손도 있어서 그 부분이 좀... 짝을 지어 추는 춤이고, 아는 사람이랑 가더라도 파트너를 바꿔서 추는 것이 일반적인 문화이다. 춤 신청은 힘들어서 쉬고 싶거나 다음 순서에 춤 선약(?)이 있지 않은 이상 거절하면 안 된다.
살사는 전 세계적인 취미이기 때문에 해외여행에 가서 할 수 있는 활동이 하나 늘어난다는 장점이 있다. 나에겐 해당사항 없음... 근데! 근데! 근데! 국내에서는 온투 스텝이 대중적이고, 해외에서는 주로 온원 스텝으로 춤을 춘다(대충 리듬 좀 다르게 탄다는 뜻). 고수여도 초보랑 춰 준다. 그게 예의라고 한다.
음악이 쿵짝쿵짝하지 않고, 방송 댄스나 줌바처럼 내내 음악에 몸을 맡기진 않는다. 초보반 1시간 반 수업이라고 하면, 20분은 웜업, 30-40분 바와 플로어 연습, 30분 정도 춤추기의 구성이다. 자신의 몸을 엄청나게 컨트롤하는 춤이라서, 자신의 움직임에 많이 집중해야 된다. 요가만큼은 아니지만 내면으로 향하는 느낌. 그래서 나는 재밌었다. 학원 따라 다르겠지만, 전공하는 학생들도 연습하러 수업에 들어온다. 다른 타임 선생님이나 원장님의 후배 등이 몸 풀러 들어올 때도 있어서 그들 보는 재미도 쏠쏠했다. TV나 영화에서 발레학교 학생들 수업은 딱딱한데, 성인 취미반 분위기 전혀 딱딱하지 않다. 선생님들도 재밌게 웃으면서 가르쳐 줬다. 물론 학원/강사마다 다르겠지만..
학원 가야 돼서 비용 들고, 최초 준비물 사는 데 비용 든다. 학원비 한 달에 얼마였는지 기억 안 나는데 주 2-3회 수업에 20만 원 정도 했던 것 같은데... 아닌가... 학원에 따라 다르다. 필수 준비물은 신발이다. 토슈즈 아니고, 실내화 같이 생겼다. 대체로 발레복 갖춰 입고 오긴 하는데, 성인 취미반에 드레스코드는 없다. 그냥 레깅스랑 티 입는 사람도 있다. 뭐가 됐든 몸에 딱 붙는 옷 있어야 된다.
몸의 유연성도 많이 필요하고, 근력도 많이 필요하다. 자유롭게 내 스타일을 가미할 수 없다. 모든 춤이 다 각 잡혀 있고, 규칙이 많다. 동작 하나를 하는 데에도 많은 노력이 든다. 동작 이름이 많지만, 그걸 헷갈려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어차피 하나하나 알려 주고, 다 같이 못한다. 걱정은 안 해도 된다.
모두들 땀 뻘뻘 흘리고, 틈 날 때마다 물을 벌컥벌컥 많이 마신다. 보기와 달리 속근육도 많이 쓰고, 큰 근육도 많이 쓴다. 앉았다 섰다 하는 플리에도 힘들고, 사실 그냥 가만히 서있는 것도 힘들다. 집에서 의자 붙잡고 바 운동하거나 기본 턴 연습하면 땀 뻘뻘 가능.
나는 해당되지 않는데, 더운 거 싫어하는 사람 좀 힘들 수도 있다. 몸이 굳어있으면 다치기 때문에 항상 따뜻하게, 여름에도 따뜻하다. 사람들의 열기로 습기도 찬다. 몸이 받쳐주지 않으면 자기 자신의 모습에 만족하지 못할 수 있다. 수업 한번 끝날 때마다 땀에 전 발레복을 손빨래해야 된다. 발레복이 많거나 레깅스, 딱 붙는 티가 많으면 세탁기도 가능하려나...? 옷을 아낀다면 손빨래...
나는 발레를 배운 뒤로, 발레를 보는 게 재밌어졌다. 보는 눈이 생겼다고 해야 되나. 동작 하나하나 분리해서 보게 되고, 발레 댄서마다 스타일이 다른 것도 더 잘 보인다. 발레 배우기 전에는 그냥 배경음악은 심심하지 말라고 있는 건 줄 알았는데, 무용수가 멜로디와 리듬을 타는 것도 느껴진다.
보기보다 유.잼. 1시간이 어떻게 가는지 모른다. 요가의 종류도 다양해서 몸에 맞춰서 수업을 선택해 들어갈 수 있다. 막 흥겨운 재미보다는 몸이 풀리고, 개운하고, 기분이 좋아지고, 스트레스가 사르르 녹는 기분이 너무 좋다.
집에서 하면 무료. 요가원에서 하면 돈 든다. 요가를 가르치는 장소들이 워낙 다양해서 비용도 다양하다. 주민센터, 요가원, 헬스장, 다이어트 학원(?) 등등. 내가 다닌 요가원은 주 3회 6개월권이 100만 원이었던 것 같다. 아닌감. 요가 팬츠와 브라탑 같은 거 욕심내면 돈 많이 쓰게 되는데, 그건 패션적 욕심이라 보면 된다. 발목이 조이는 조거 팬츠 st 운동복 바지에 잘 맞는 티셔츠 입고, 티셔츠를 바지에 꼭꼭 넣어도 된다. 요가매트는 보통 학원에 구비되어 있지만, 위생이 걱정되거나 집에 두려면 3만 원 정도 든다. 이것도 욕심내면 더 비쌀 수도 있으나...
개개인의 한계에 맞춰서 하면 되기 때문에 안 어렵다. 잘 못하고 있으면 선생님이 와서 알려 준다. 체력이 후달리고, 어렵다면 잔잔한 요가부터 시작해도 좋지만, 꼭 그러란 법은 없다. 아무 수업이나 그냥 들어가면 된다. 근데 자신의 몸을 잘 보지 않고, 무조건 자세를 예쁘게 교과서처럼 만들려고 하면 몸에 안 좋을 것 같다.
요가 프로그램의 종류에 따라서도 많이 다르다. 나는 빈야사 하면 너무 힘들다. 코어도 당기고, 팔도 아파서 죽을 것 같다. 하타는 하체 근력을 많이 쓰고, 잔잔하게 힘들다. 아쉬탕가는 안 해 봤지만, 수업 끝나고 나오는 사람들 보니 매우 힘든 것 같았다. 테라피, 힐링, 인 요가 등은 운동은 안 된다. 요가원과 집에서의 차이가 좀 큰 편이라고 생각한다. 혼자 하다 보면 몸이 편한 방식으로 자세를 하게 된다. 선생님이 고쳐주고 더 하라고 하면 힘들어진다. 난 다칠까 봐 조심하느라 절대 나 자신을 챌린지 하지 않는다... 선생님이 다가와서, 다리 올리고 물구나무 서라고 할 때 믿고 따라가면 몸을 사용할 수 있는 영역이 넓어지는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없음.. 없다. 다 좋다. 사람들도 각자 자신에게 집중하는 분위기고, 요가원 분위기도 고요히 수련하는 장소인 데다가 끝나고 다들 마음이 차분해져서 그런지 그냥 집에 간다. 친목을 도모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약간 마음에 안 들 수도 있으려나. 사람에 따라 다를 수 있는데, 나는 요가 선생님의 성향이나 가르치는 방식에 영향을 많이 받아서, 고르려고 여러군데 체험해 봐야 했다.
개인적으로 정말 전인류에게 요가를 권하고 싶은데, 특히 정신병과 함께 사는 사람들에게 대 추천한다. 나는 불안할 때 필요시 약 먹듯이 요가를 한다. 명상이 뇌에 좋다는 연구 결과가 정말 많은데, 좌선 좀 지루하지 않은가. 요가는 움직이는 명상이다. 요가로 정말 많은 깨달음 얻고, 몸도 더 잘 쓰게 됐다. 진짜 추천. (요가원에서 아모르파티 타령)
재밌다는 사람들도 있지만 나는 노잼... 노잼인 이유는 단 하나다. 너무 힘들다.
운동화랑 옷만 있으면 된다. 그냥 나가서 달리면 끝이다. 돈 안 든다. 욕심 내면 용품을 살 수는 있겠으나... 일기가 안 좋을 때 달리고 싶다면 러닝머신 사거나, 짐에 가야겠지만.. 다 필요 없다.
동작 자체는 그리 어렵지 않지만, 몸이 이상하게 아파지는 걸 피하려면 제대로 된 동작을 배울 필요가 조금은 있는 것 같다. 나는 고개, 등 같은 데가 불편했다. 약간 복근을 사용하면서 잘 뛰어야 하는 것 같다. 체력이 너무 없고, 평상시 걷기조차 많이 안 하는 사람은 달리기 못한다. 30분 빨리 걷기부터 시작해야 한다. 나는 직업적으로 하루 15000보 이상 경보하던 시절, 북한산 백운대를 뒷산 마실 가듯이 쓱싹 오르내릴 수 있었는데도 달리기는 너무 힘들고 싫었다.
내가 해 본 모든 운동 중에 제일 힘들다. 심박수가 가장 많이 올라간다. 꾸준히 하면 온몸의 살이 쫙쫙 빠지고, 체력이 왕왕 늘고, 건강이 쑥쑥 오를 것 같다. 목표는 5km 20-25분인데, 30-35분 동안 5km 가는 것도 힘들다. 나는 계속 달리기 너무 힘들어서 1분 20초 달리기, 40초 걷기 인터벌로 12~15회 (25~30분) 반복하는데, 이것도 진짜 힘들다. 포기하고 싶어 진다. 강도를 낮추면 또 할 만하겠으나 속도를 더 늦추면 조깅이다. 물론 조깅도 좋은 운동이지만... 나는 경조증이 좀 세게 왔을 때나 다이어트 뽕 차올라서 & 에너지가 차고 넘쳐서 달리러 나가지, 그 외엔 너무나 꺼려진다.
혼자 아무 때나 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일기 영향을 많이 받는다. 너무 추울 땐 폐 아프고 몸 다칠까 봐 못하고, 너무 더울 땐 졸도할까 봐 못한다. 미세먼지가 심하면 너무 많은 양을 먹을까 봐 못한다. 나는 더울 때는 밤 11시에서 1시 사이에 러닝 하는데, 동네에 따라 그 시간대가 너무 무서울 수 있다. 또... 약간 쌀쌀할 때는 옷을 어떻게 입고 나가야 할지 좀 헷갈리고, 옷을 자꾸 벗었다가 입었다가 하게 된다. 꾸준히 익숙해지기 전, 초반에는 피부가 가렵고, 옆구리가 아프고, 당이 급격히 떨어지는 등 이상한 증상들이 있을 수 있다.
달리기는 정말 좋은 운동인 것 같다. 너무 힘들다는 것만 빼면...
바람을 가르며 속도감을 즐기는 재미! 목적지에 도착했다는 성취감! 특히 차 막히고, 대중교통에 사람이 많은 시간대에 자전거로 출퇴근/등하교할 때의 뿌듯함! 내향적인 사람도 외향적인 사람도 모두 자기 성격에 맞게 즐길 수 있다.
따릉이 같이 공공자전거가 잘 되어 있는 곳이라면 헬멧이랑 고글 사고, 이용권 사면 된다. 이용권은 따릉이 기준 1년에 3-4만 원 한다. 아무 자전거나 타도 괜찮다면, 중고 자전거까지 합쳐서 10만 원 이내에서도 해결할 수 있다. 집 근처 자전거 샵에서 새것을 사면 정기점검 같은 거 해 주니까 20만 원 정도 써서 하나 사는 것도 괜찮다. 나는 오르막이나, 계단 같은 곳에서 힘 빼기 싫어서 9kg, 10kg 되는 가벼운 자전거를 구했다. 이것저것 사서 갖다 붙였다. 헬멧 2개, 고글, 간지 나는 자전거 가방, 프레임과 깔 맞춤한 물병 홀더, 글러브, 전조등이랑 후미등 해서 70-80만 원 정도 들었지 싶다. 옷은 따로 안 샀다. 옷은 편하게 아무거나 입으면 되는데, 햇살 아래에서 오래 탄다면 긴팔 긴바지 추천. 바짓단 펄럭이지 않게 동여맬 수 있는 끈이나 쫀쫀한 양말 있으면 좋다.
자전거를 어릴 적 타봤다면 하나도 안 어렵다. 그냥 올라타서 굴리면 된다. 근데, 앞 바구니 달린 자전거 말고, 안장이랑 핸들 높이가 엇비슷한 자전거 타려면, 복근도 좀 써야 되고 자세도 잘 잡지 않으면 팔 아프고, 손목 아프고, 목 당기고 할 수도 있다.
자전거는 어떻게 타느냐에 따라 운동 강도가 다르지만, 잘 닦인 자전거 도로에서 달린다고 해도 그렇게까지 힘들지 않다. 2시간을 타도 인터벌로 러닝 20분 하는 것보다 안 힘들다. 특히 주말 한강이나 일반 동네 자전거길이라면, 사람들도 다니고, 안전을 위해서라도 조심조심 다녀야 되니까 더 그렇다. 언덕길을 오르락내리락할 거 아니면 근력 별로 안 쓴다. 거의 유산소이고, 유산소여도 중장거리(30km 이상) 가야 어느 정도 칼로리 소모가 되지 않나 싶다.
한여름, 한겨울에 타기가 좀 그렇긴 한데 나는 한여름에도 잘 타고 다녔다. 겨울은 좀 그렇다. 땅도 지저분하고 무릎도 시리다. 햇빛을 가리기 위해 몸을 칭칭 감아야 한다. 도난 걱정이 좀 된다. 헬멧 쓰고, 고글 끼고, 자물쇠 풀고, 자전거 끌고 나가는 게 은근히 좀 귀찮다. 동네 마실 정도로는 잘 안 타게 된다. 15km, 20km 정도 되어야 타는 보람(?)이 있다. 로드 자전거 타고 한강공원 질주하는 무서운 사람들 있다. 아무리 도로가 붐벼도 그들은 속도 기록을 너무 좋아하는 나머지 무섭게 쌩쌩 다닌다. 주변에 자전거 전용도로가 없다면 (내가 살아본 모든 동네에는 천변 자전거도로가 다 있었다) 시내에서 타는 건 운동이나 레저로서는 별로다. 자꾸 신호 걸리고.
오늘의 포스팅은 갑자기 생각나서 쓴 것이다. 이제 다 써서 지쳤다. 운동 다들 하나씩 하시기 바라며... 이만... 저는 이제 위에 쓰지 않은 운동인 저스트댄스를 하러 갑니다. Sushi 익스트림 버전 마스터를 위하여.
생각이 많아서 인생 살 시간이 모자랍니다. 그렇다면 글이라도 많이 쓰려고요. 누구나 생각에 시간을 쏟아붓지는 않기 때문에, 저의 결과물들이 누군가에게는 흥미로운 깨달음이 되리라 믿고 있습니다. 저의 생각을 흥미롭게 보셨다면 구독하고 종종 읽어 주세요.
선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