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잘 보내셨나요?^^
지난주에 90편의 이야기로 풀어 쓴
<한번쯤은 도망쳐도 괜찮아>
마지막회 연재를 마쳤어요.
처음 글을 쓸 때만 해도
이렇게나 긴 이야기가 될거라고
생각지 못했어요.
총 65일간의 종주였으니
한 60편 나올까? 싶었었죠. ㅎㅎㅎ
쓰다보니 얘기가 너무 길어졌어요.
쓰다보니 길 위에서 겪은 일 뿐 아니라
그 길 위에서 했던 생각들, 그리고
어린시절 겪었던 일들까지
줄줄이 이어질 수 밖에 없었죠.
올해 4월 5일부터 8월 15일까지
만 4개월 동안, 매일 새벽에 일어나서
글을 썼어요.
연재가 끝나고 난 지금은
고삐가 풀려서 일주일 넘게
출근 직전에 눈을 뜹니다. ㅎㅎㅎ
처음 연재글을 쓰던 때는
백두대간 타던 시절의 기분 그대로
기쁨과 환희에 젖어 글을 썼어요.
그런데 글이 길어지고, 그 글에
저의 어린시절 아픔을 담아내야 했던 날에는
가족 모두가 아직도 곤히 잠든 새벽에
홀로 울면서 글을 써야 했어요.
이제는 다 지난 일이고
지금은 과거의 늪에서 벗어나
남편과 아이들에 둘러 싸여
깔깔거리며 웃고 사는데도
아직도 그 기억을 마주하는 데는
커다란 용기와 에너지가 필요했어요.
백두대간을 종주하던 그때처럼
어떤 날은 하루종일 기분이 좋았고
어떤 날은 하루종일 울고싶은 기분이었죠.
빅터 프랭클은
<죽음의 수용소에서> 를 통해
'감정, 고통스러운 감정은
우리가 그것을 명확하고 확실하게 묘사하는
바로 그 순간에 고통이기를 멈춘다.' 고 했어요.
<눈물도 빛을 만나면 반짝인다>를 쓴
은수연 작가는
'사진으로 찍듯 글로 자세하게
당시의 상황을 묘사해서 책으로 내니,
아픈 기억을 마치 물건처럼 잘 포장해서
캐비닛에 정리한 느낌' 이라고 했구요.
그런데
저는 아니었어요.
잊혀져가던 기억을 억지로 끄집어내니
그때의 고통과 공포가 생생히 되살아나
현재의 힘든 상황과 맞물려
더욱 견디기 힘들었어요.
상처가 치유되기 전처럼
자주 불면이 찾아왔고
자주 눈물이 났고
울때마다 명치가 아팠어요.
글을 쓸 당시에는 힘들었을지언정
시간이 흐르면 '캐비닛에 잘 정리한' 것 처럼
저도 마음이 편해질까요?
잘 모르겠어요.
아직은 아무것도 모르겠어요.
힘든 일이 연이어 터지고
삶에서 도망치고 싶어질 때면
눈을 감고 백두대간 타던 때를 떠올립니다.
그 길에서 얻었던 기쁨과 에너지를
다시 한번 얻어보려 애써 봅니다.
한번은 도망칠 수 있지,
하지만 두 번 이상 도망친다면
그것도 습관인 거야, 라고 말하며
내 자신을 다독여 봅니다.
가슴에 손을 얹고
단 한번도 도망친 적이 없는 사람이라면
'한번쯤은 도망쳐도 괜찮다' 고 말해주고 싶어요.
그 때의 경험과 기억으로
다시 살아갈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면
인생에 한번쯤, 딱 한번쯤은
도망쳐도 괜찮지 않겠어요?^^
처음부터 끝까지 저의 글을 읽어주신 분들과
중간 중간 읽어주신 분들도
모두 모두 감사합니다.
저의 글을 읽어주는 누군가가 있었기에
글이 생동감있게 살아 움직일 수 있었어요.
글이 생명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은
읽어주는 누군가가 있기 때문이라는 것을
배운 시간이었습니다.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