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엄마는 이솔 아기를 갖고 싶었어?"
아침에 아이를 깨우며 뽀뽀를 했더니
눈도 안 뜬 6살 딸이 갑자기 이렇게 묻네요.
한마디로 '자기를 낳고 싶었냐'는 질문이겠죠.
"어? 어떻게 알았어? 엄마는 '이솔' 이라는 아기랑 '이람' 이라는 아기를 너무나도 갖고 싶었어. 그래서 솔이가 태어났을때 엄청 행복했어."
"내가 엄마 뱃속에 있을때
엄마는 내 얼굴 알았어?"
이 역시
뱃속에 있을 때 얼굴을 보고
마음에 들어서 낳았냐는 질문이겠죠.
이런 깍쟁이.
"아니. 몰랐어. 병원에 가서 솔이 얼굴 보려고 할때마다 솔이가 엄마 배에 얼굴을 푹 파묻고 안 보여 주는거야. ㅎㅎㅎ
그래서 엄마가 솔이 얼굴 보고싶어서 초코우유도 먹었는데, 그렇게하면 아가들이 엄마들한테 얼굴 보여준다고 해서 엄마도 초코우유 먹었는데, 솔이는 끝까지 얼굴을 안 보여 주더라. 그래서 얼굴도 모르고 솔이를 낳았지 뭐야?
그런데 낳고 보니까 이렇게 예쁜 아기였던거야!! 엄마가 얼마나 행복했겠어? 그치?"
"ㅎㅎㅎ 엄마가 초코우유 먹어서 나도 엄마 뱃속에서 초코우유 꿀꺽꿀꺽 먹었어. 맞아. 기억 나."
"초코우유만 먹고 얼굴은 안 보여주고.
나빴어. 나빴어."
아직도 침상에 누워 눈을 감고
입만 나불거리는 아이를
마구 마구 간지렵혔어요.
한참 웃던 아이가 이렇게 말하네요.
"나도 엄마한테서 태어나고 싶었는데, 엄마 뱃속에 있을때 이 엄마가 안선유엄마인지 다른엄마인지 몰랐어."
"그런데 태어나보니까 안선유엄마여서 좋았어?"
"응 너무너무 좋았어. 나 엄마 사랑하잖아."
"아~ 고마워!
우리 솔이는 이렇게나 예쁘고 착한데
엄마를 사랑해주기까지 해서 더 고마워"
저도 항상 남편의 사랑을 확인받고 싶어해요.
아이들도 똑같은가 봐요.
항상 안아주고 뽀뽀해 주는데도
이렇게 콕 찍어 다시 한번 사랑을 확인받고 싶은가 봐요.
사랑을 확인받는 방법이
이렇게나 다정하고 부드럽고 애교섞인 것이라면
언제나 대환영이죠!
이 대화를 나눴던 것이 올해 4월 9일 이었네요.
그때는 한창 연재글 쓰느라 바빠서 다른 글을 올릴 여유가 없었어요. 그저 이런 에피소드가 있었다는 걸 짤막하게 적어 임시저장해 놓았었죠.
그로부터 5개월이 지난 지금...
이런 애교는 어디로 다 달아나버리고
툭하면 엄마한테 화내고 짜증내고 ㅠㅠ
생각해보면 지난 5개월간
저도 정말 힘들었거든요. 제가 그랬던 거 같아요.
감정 조절이 잘 되지 않아 아이들에게 짜증을 많이 내었던 거 같아요.
다시 아이들에게 다정한 엄마
찐~한 애정표현을 하는 엄마
애교있는 엄마로 돌아가야 겠어요.
아이들은 부모의 모습을
정말이지 똑같이 재현해요.
'얘가 왜 이래?' 라고 생각했는데
'내가 그랬던 것일까?' 라고 생각해야 하는 거였어요.
주말엔 아이들과 더욱 껴안고
더욱 뒹굴어야 겠어요.^^
모두들 행복 가득한
주말 되시길 바랄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