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아동학대'가 뭔지 알아? 딸의 질문에

by 파란동화


6살 첫째가

저녁 양치를 하려다가 이런 질문을 했어요.




"엄마,

아동학대가 뭔지 알아?"




아마도 오늘 어린이집에서 '아동학대 예방 교육'을 받은 모양이에요. 코로나로 인해 가정보육이 늘어나며 아동학대에 대한 뉴스가 끊임없이 흘러나오는 요즘. 저는 그런 뉴스를 접하지 않으려고 스마트폰으로 기사 검색을 하지 않은지도 오래입니다.




"그럼, 엄마도 알지.

어른들이 아이들을 너무 심하게 야단치고 때리거나, 먹을 것을 주지 않고 씻겨주지도 않고 방치하는 것을 말하는 거지."




"맞아 맞아. 엄마도 아는구나?"




"솔이도 엄마한테 혼 날때 학대 받는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어?"




"아니, 없어."




"한 번도?"




"응. 한 번도 없어."




"아.... 다행이다."




그러고선 6살 딸아이는

이런 단어는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라는 듯 다시 즐겁게 양치를 시작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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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솔아, 때리고 소리지르고 먹을 것을 주지 않고, 그런 것만이 학대가 아니야. 솔이가 초코렛만 먹고싶고 밥은 먹기 싫다고 해서 네가 원하는 대로 하루종일 초코렛만 주잖아? 그럼 그것도 아동학대가 돼."




"뭐? 왜?"




딸아이는 화들짝 놀란 표정이 되었어요.




"엄마가 말했잖아. 초코렛을 많이 먹으면 몸에 안 좋다고. 키도 안 크고 병에 자주 걸린다고. 밥을 잘 먹어야 키도 크고 건강해지는 거라고. 그런데 몸에 좋은 밥은 '그래, 너 먹기 싫으면 안 먹어도 돼.' 하고 안 주고, 몸에 나쁜 초코렛은 '니가 좋아하니 마음껏 먹으렴.'하고 하루종일 준다면 결국 너는 어떻게 될까?"




"키도 안 크고 병에 걸려..."




"그렇겠지. 그러니까 아동학대가 되는 거야."




아이는 굉장히 충격받은 표정이 되었어요.




"그리고 솔아, 니가 TV를 보고싶다고 하루 종일 TV만 보잖아? 그것도 아동학대가 돼."




"왜에에?!!!"




"엄마가 말했잖아. TV를 너무 많이 보면 안 좋다고. 솔이가 심심한걸 못 견디고 공부하는 걸 싫어하고 이상한 말을 쓰는게 다 TV 때문이라고. 그러니까 엄마 아빠가 집에 있는 시간에는 TV를 보지 않고 다른 놀이를 하자고 약속한 거잖아. 만약에 솔이가 TV를 좋아한다고 하루종일 TV만 보게 하잖아? 그럼 엄마는 너희를 돌보지 않고 방치한 '아동학대'를 저지르게 되는 거야."




"아아아....."




아이는 큰 시름에 잠긴 표정이 되었어요. 왜 아니겠어요. 자기가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초코렛과 TV를 아동학대의 원흉으로 지적했으니 충격이 컸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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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아. 엄마도 솔이가 원하는 것은 뭐든 다 해주고 싶단다. 솔이가 행복하다면 뭐든 다 해주고 싶어. 하지만 그것이 우리 솔이를 나쁜 방향으로 크게 하는거라면 엄마는 절대로 허락하지 않을 거야. 엄마는 솔이랑 오래 오래 행복하게 함께 살고 싶거든.




적당히 하는 것은 큰 문제가 되지 않아. TV보면 즐겁고 초코렛 하나씩 먹으면 행복하잖아. 그정도는 괜찮아. 하지만 초코렛때문에 밥 먹기를 싫어하고, TV때문에 공부도 안 하겠다 책도 안 읽겠다 한다면 엄마도 솔이도 다들 힘들어지게 되는 거야.




그러니까 엄마가 솔이에게 '아동학대'를 하지 않을 수 있도록, 솔이가 엄마를 도와줄 수 있겠어?"




"응. 그럴게요."




"밥 먹을땐 스스로 끝까지 다 먹고, 'TV 끄자'하면 바로 끌 수 있겠어?"




"네!"




다행히 첫째는 엄마가 차분히 설명하면 끝까지 다 들어줘요. 설명할땐 끝까지 듣고 이해하고 엄마와 약속까지 철저히 하지만, 막상 상황이 되면 자기 고집대로 하고싶다며 떼를 쓰긴 하지만요. ㅋ







아이를 키우기 전에는 '학대'라는 말이 있을 수 없는 큰 범죄를 가리키는 말인 줄로만 알았어요. 하지만 제가 직접 아이를 키워보니




아이가 제 하고싶어하는 대로 놔두는 것도 '방치' 가 아닐까, 아이의 교육에 너무 무심한 것도 '학대'가 아닐까, 아이를 야단칠 때는 도대체 어느 정도까지 야단쳐야 하는 것일까, 내 아이가 밖에 나가서 친구를 때리거나 괴롭히게 된다면 그것 역시 '아동학대'의 결과물인 것은 아닐까... 수만가지 생각을 하게 되더라고요.




부모가 자녀를 위해 고민하고 더 나은 방향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그 틈에서, 아이도 점점 자신의 방향을 찾게 되겠지요.




우리는 좋은 부모가 되어가고 있다는 믿음,

우리 아이들은 잘 크고 있다는 믿음,

그 믿음과 아이들을 향한 깊은 사랑을

매일 매일 되새기며 살아야 겠어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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