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살, 4살, 두 아이를 키우고 있는 저는 아직도 아이들과 함께 잠을 잡니다.
아이들 방에서 제가 가운데 누우면 양쪽으로 아이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아빠는 안방에서 혼자 외롭게 잠을 자죠. ㅠㅠ
아이들이 잠들고 나면 제가 남편 옆으로 갈 수도 있겠지만 항상 아이들보다 먼저 잠들어버려 일어나지 못하는 엄마랍니다. 아하하 ^^;;
평일에는 항상 새벽 4시에 알람이 맞춰져 있거든요. 4시에 일어나면 9시엔 이미 떡실신 되어버려요.
아이들은 잠이 오지 않아도 엄마 옆에 강제로 누워있다가 스스륵 잠이 들기도 하고, 혹은 한시간 넘게 어둠 속에서 혼자 발장난을 하기도 해요.
4개월 전, 4시 기상을 실천하기 시작했을 때는 둘째가 새벽마다 잠이 깨어 울었어요. 엄마의 빈자리는 잠이 든 중간에도 느껴지나 봐요.
그러면 엄마는 아이를 안고 다시 잠자리에 들기도 하고, 아이를 안고 글을 쓰기도 했죠.
이제는 엄마의 새벽일과에 아이도 적응을 한 것인지, 아니면 그만큼 아이가 성장을 한 것인지, 새벽 4시 엄마가 조용히 몸을 일으켜 빠져나와도 둘째가 울지 않네요.
대신, 이제는 둘째 아닌 첫째가 새벽마다 엄마를 찾습니다. ㅋ 첫째는 둘째처럼 대뜸 울지는 않지만, 옆자리에 엄마가 없으면 눈을 감은채로 안방으로 다다다 달려옵니다.
그러면 엄마는 아이를 꼬옥 안아 뽀뽀해주고 침대에 누입니다. 첫째는 안방 침대에 누워 엄마의 키보드 소리를 들으며 다시 짧은 잠에 빠져요.
어제 아침에도 6시30분쯤 첫째가 안방으로 달려왔어요. 아이를 꼬옥 안아 이마를 쓸어주고 사랑을 속삭여 준 다음 침대에 눕혀 이불을 덮어주었어요. 그리고 남편이 출근할 시간이 되어 현관까지 배웅해주었지요.
그런데 그때 안방에 있던 첫째가 엉엉 우는거에요. 깜짝 놀라 달려갔더니 첫째가 울면서 말하네요.
엄마 아빠...
가지 마아...
저는 아이를 꼬옥 끌어안고 말했어요.
"엄마 아빠 여기 있잖아. 아무데도 안 가. 솔이 옆에 있는 걸? 아빠는 출근해야 하지만 엄마는 솔이 옆에 있을게.
엄마 아빠가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없는게 아니야. 항상 솔이 생각하고 솔이 지켜주고 있잖아. 엄마가 없어서 무서웠어? 엄마는 항상 솔이 가까이 있어. 이렇게 금방 달려왔잖아. 그치?"
아이는 조금씩 진정이 되는지 울음을 그쳤어요.
"엄마 이제 샤워하고 출근해야 하는데 솔이 혼자 있을 수 있겠어? 무서우면 할머니 계신 방에 갈까?"
"아니... 이제 괜찮아졌어."
"그럼 좀 더 잘래? 엄마 샤워하는 물소리 들으면서 누워 있을까?"
"응."
샤워를 마치고 나왔을 때, 첫째는 다시 깊은 잠에 빠져 있었어요.
6살 아이도 잠깐 눈 앞에서 사라진 엄마가 보고싶다고 이렇게 울어대는데, 3살때 엄마를 잃은 어린시절의 저는 얼마나 더 많이 울었을까요?
제대로 이별할 시간도 없이 어느날 갑자기 엄마를 잃어버린 30개월짜리 어린 아이가 엄마를 그리며 엉엉 울 때는, 누가 그 아이를 달래주었을까요? 누구든 달래준 그 사람이 엄마의 그리움을 대신할 수 있었을까요?
제가 보통의 엄마보다 좀 더 사랑표현을 잘 할 수 있는 것은, 제 아이를 안아줄 때 마다 동시에 어린시절의 나 자신을 안아준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일 거에요.
어린시절 받고싶었던 사랑의 눈빛과 뽀뽀와 으스러질 듯한 포옹을 제 아이에게 해주고 있어요.
어린시절 듣고 싶었던 위로와 응원과 다정한 말들을 제 아이에게 해주고 있어요.
그러면 그 사랑의 표현은 아이들을 관통해서 제 안에 웅크리고 있던 '어린날의 나' 에게 까지 전해져요.
그래서 아이들이 느끼는 사랑보다 더 크게, 제가 사랑을 받아요.
그래서 아이들이 느끼는 위로보다 더 크게, 어린시절의 제가 위로 받아요.
때로는 사랑없이 자란 어린시절의 제가 가엾어서 견딜 수 없다가도, 지금이라도 이렇게 사랑받고 위로받을 수 있어서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epilogue.
"엄마 이제 샤워하고 출근해야 하는데 솔이 혼자 있을 수 있겠어? 무서우면 할머니 계신 방에 갈까?"
"아니... 이제 괜찮아졌어. 근데..."
"응?"
"근데 엄마는 샤워 안해도 예쁜데?"
ㅎㅎㅎ 말 하는 것도 어쩜 이렇게 예쁜지요? 이렇게 예쁜 아이를 어떻게 안아주지 않을 수 있겠어요? 샤워를 하러 가기 전, 아이가 귀찮다고 할 정도로 꽉 끌어안고 뽀뽀를 퍼부어 주었답니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