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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란동화 Jan 06. 2023

서시/ 김정임/ 이대로 갈 수는 없잖은가








< 서 시 >

- 김정임 -




한 밤

일어나 앉아

방을 닦는다

지저분한 주위

이대로 갈 수는 없잖은가




한밤중

다시 일어나 앉아

손을 닦고 또 닦는다

먼지 묻은 손

이대로 갈 수는 없잖은가




맑은 눈으로

시를 쓴다

몇 번을 태우고 태운 낙서지만

이대로 갈 수는 없어

새벽녘

쓸고 비운 가슴에

빨래처럼

시 한 조각이 널린다.





2023년 1월 6일/ 금요일















누구나

그런 마음이

들 때가 있겠지요




나의 삶은 무엇이었나

이렇게 살아도 되는 걸까

이대로 가는 것이 맞는 걸까




스무살 청춘에도

삶의 의미를 몰라

뜬 눈으로 밤을 지샜지요




'엄마'의 이름으로 살아가는 지금은

새벽녘 정갈한 자세로 앉아

마음을 닦고 또 닦습니다




이대로 갈 수는 없어서요




지저분한 생,

먼지 묻은 채로,

후회만 할 수는 없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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