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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ON 다온 Dec 21. 2023

0. 생각은 어떻게 멈추는 거죠?

진짜 내가 담긴 글을 써보자.

어릴 적부터 나는 이런저런 생각이 많은 편이었다.

정확히 내가 겪게 되는 불합리적인 상황들을 계속해서 곱씹는 것이었던 것 같다. 내가 이러한 상황을 이해하고 넘어가야 하는 것인지, 아니면 화를 내도 되는 것인지를 결정하기 전 거쳐야 하는 과정이었다.


내 추측으로는 초등학교 4학년 무렵쯤부터였으니 사춘기가 시작되면서 지금까지 겪지 못했던 사건이 일어나고 그로 인해 처음 느끼는 감정이 생기고 그로 인해 그전에는 하지 않았던 생각이 늘어나면서 내가 느끼고, 생각하는 것이 다른 사람들에게도 있는지 확인하고 그것이 맞는 것인지 판단했던 것 같다. 그런데 그런 감정과 생각을 나눌 사람이 당시에는 엄마뿐이라서 내게 허용된 감정과 생각은 엄마를 닮아갈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사춘기가 심해지기 전에는 엄마와 대화가 정말 잘 됐고 함께 있는 것이 좋았다.


사춘기가 심해졌던 중학생 시절부터 나는 전과는 확연히 다른 감정과 생각에 부딪혔다. 그리고 그것이 엄마에게 부정당하자 나는 내 감정과 생각이 잘못된 것이라고 판단하게 된다. 화가 나고 우울했고 위험한 생각도 했지만 그것이 오로지 내 잘못이라는 생각이 들자 나는 내 표현을 줄이기 시작했다. 그것이 처음에는 가족이었다면 점점 범위가 넓어지면서 가족 외에 친한 사람들에게도 내 표현을 줄이게 되었다. 내가 나를 표현하는 것을 줄이자 그 관계가 편해졌다. 내가 제일 싫어하는 다툼이 사라졌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나는 내가 잘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밖으로 보이는 나와 안에 있는 나는 이따금씩 충돌을 일으켰다. 밖에 있는 나는 '그럴 수 있지'라며 상대를 이해하려 했고, 안에 있는 나는 '도대체 왜?'라며 상대 행동과 말에 의문을 던졌다. 그렇게 충돌하다 어느 순간에는 '어이구, 제대로 표현도 못하는 바보 같은 녀석', '겉과 속이 다른 녀석'이라며 스스로를 비난하는 것으로 마무리되었다. 그런 날이 계속되자 나는 나를 제일 먼저 위로하기 위해 쓰기 시작한 글에서도 더 이상 내가 우선순위가 아니었다.

그저 남들이 좋아할 만한, 그들이 생각하는 내 모습에 가까운 그런 글들을 어느 순간부터 쓰고 있었다. 쉽게 말해 글을 쓰면서 눈치를 보고 있었다. 그런 날이 길어지자 글 쓰는 것에도 권태가 찾아왔다. 마음도 풀리지 않고 원하는 성과도 나오지 않으니 당연했다. 권태가 길어지면서 글 쓰는 것을 거의 포기하고 있을 때, 내가 나의 불안과 우울을 인정하고 치료를 시작했다.


불안과 우울이 가라앉으면서 여유가 생기자 머릿속이 정리되기 시작했고, 내가 느끼는 감정과 생각을 인정하고 표현하기로 했다. 그래서 나는 지금까지 표현하지 못했던 나를 적어보려고 한다. 그 내용은 때로는 심심하고, 때로는 나만의 세계에 있을 수도 있고, 때로는 진지하고 그 반대로 엉뚱할 수 있지만 그 모든 것이 그저 '나'일뿐이다.



브런치로는 다온으로 필명을 바꾸고 처음 인사드립니다.

앞으로 적힐 글들은 그 안에 내용이 가득하지 않을 때도 있고 때로는 무언가 저만의 생각으로 넘칠지도 모릅니다. 제가 문득, 문득 머릿속에 드는 저만의 기준에서 결론을 내린 생각과 감정을 적어보려고 합니다. 사람마다 자라온 환경, 지내온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비슷한 연령대라고 해도 생각이 다르고 나아가 가치관이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제가 하는 생각이 모두에게 정답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잘 압니다. 여러분의 생각이 제게 정답이 될 수 없듯이요. 하지만 제가 또 '아, 이렇게 생각할 수 있겠구나'는 잘합니다. 그래서 한 번 해보려고 합니다.

저는 이런 생각을 하는데 어떤 생각을 하시는지 궁금해졌습니다. 저만 머릿속이 시끄러운 것이 아니라는 것을 직접 확인해보고 싶어 졌습니다.

이번에도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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