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이 들었다.
그날의 흔적이다, 잊을 수 없는.
며칠이 지나면 없어지겠지.
멍이 없어졌다.
그날의 흔적이 없어졌다.
아니, 여기 남아있잖아.
너의 기억과 마음, 그리고 행동
무섭고, 불안하고, 걱정되고 화나고,
실망한 너의 기억과 마음
그리고 거기서 나오는 행동
부모님의 큰 다툼이 있었다. 몇 년의 한 번씩 큰 다툼이 있었는데 이러한 다툼은 매번 내쫓기는 것으로 끝이 났다. 이때의 나도 역시 그랬다. 작은 말다툼으로 시작돼서 점점 커지더니 싸움을 말리던 나까지 아버지에게 좋지 못한 소리를 들었고, 처음으로 아버지와 나 사이에 작은 몸 다툼이 일어났다. 충격이 컸다.
당시에 나는 얼마 동안 아버지를 마주치는 그 자체가 너무 무서웠다. 사실 집에 있는 것 자체가 힘들었다. 그래서 집에 있는 시간을 최소로 줄였고 아버지가 집으로 돌아오시기 전에 잠자리에 눕거나 최대한 아버지와 함께 있어야 하는 시간을 없앴다. 아버지의 눈을 보면 그날의 아버지 모습이 생각나서 다시 돌아간 것 같았다. 한동안 충격에서 벗어날 수 없었고, 그날의 일로 나는 마치 누구한테도 소중한 존재가 되지 못할 것 같았다. 누군가 나를 해하려고 할 때 흔히 '나도 우리 집에서 귀한 자식이다!'라고 소리치는데 나는 못 할 것 같았다. 나의 존재가 의미 없게 느껴졌다. 길에서 누군가 나를 때리고, 욕해도 화낼 수 있는 존재인가 싶었다. 아무에게도 사랑받을 수 없는 존재가 된 것 같았다. 이런 생각을 하고 있으니 하루, 하루가 지옥 같았다. 몸의 감각은 점점 사라졌지만 마음이 그러지 못했고, 행동이 그러지 못했다. 아버지와 어머니의 말과 행동에 예민했지만 더욱 심해졌다. 그날과 비슷한 조건이 하나라도 생기면 무서웠고, 불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