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다섯, 바람과 다짐 사이

by DAON 다온

힘든 날의 바람.

선택을 후회하지 않기를.

항상 최선을 다 할 수 있기를.

그 어떤 말에도 휘둘리지 않기를.

고슴도치처럼 가시를 세우지 않기를.

무엇보다 욕심내지 않고, 조급해하지 않기를.

이성적으로 차분히 생각하는 내가 되기를.



나는 스물다섯이 되던 해에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겠다고 어쩌면 안정적 일지 모르는 도서관 계약직 자리를 내려왔다. 계약이 끝나서 더는 그 도서관에 있을 수 없기도 했지만 나는 그 시기에 내가 계속 도서관 일을 해야 할지, 다른 일을 해야 할지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러던 중 글쓰기에 더 매달려보고 싶었고, 새로운 업종에서 일해보고 싶었다. 그래서 스물넷 겨울까지 도서관에서 보내고 다음 해부터는 하고 싶은 것을 시작하게 되었다.

쳇바퀴를 돌 듯 흘러가는 시간을 싫어하면서도 그 속에서 느끼는 익숙함으로 안정감을 얻는 내가 직장을 옮기고, 업종까지 바꾼다는 것은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그럼에도 나는 그때가 아니면 글쓰기를 계속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고, 도서관에서 계속 일하는 내 모습이 상상이 되지 않았다. 그런 생각을 하니 당시에는 쳇바퀴 돌 듯 비슷한 날들이 더는 없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쉽게 말해서 단순히 변화가 필요한 때였던 것 같다. 사서를 그만두고 나는 바리스타가 되었다.

말이 좋아서 바리스 타지 처음은 하루 두 시간 반만 일하는 마감 담당 아르바이트생이었다.

카페 아르바이트는 처음이라서 모든 것이 낯설었다. 주문을 받는 것도, 음료를 만드는 것도. 하나부터 열까지 다 어색했고, 어떤 행동을 하기 전에는 꼭 '내가 해도 되나? 사장님이 싫어하시면 어떡하지?'같은 생각을 하면서 혼자 눈치를 보고 행동에 자신감이 없었다. 2주 정도 사장님과 함께 일하면서 배우고 그 후로는 혼자 카페를 지켰다. 혼자 카페를 지키면서 냉장고를 닦을 때면 가끔 '내가 잘 선택한 걸까?'생각을 하고는 했다. 적은 시간을 일하면서 몸은 전보다 편해졌는데 심적으로는 불안한 날들이 늘어났다. '도서관에 남아있었다면?', '친구들은 하나, 둘 자리를 잡는 것 같은데 나는?', '혹시 내가 이런 일을 하고 있어서 누군가는 얕보는 건 아닐까?'등 스스로를 깎아내리는 생각을 냉장고를 닦고, 냉동고를 닦고, 컵을 씻어면서 반복했다. 이런 생각이 드는 시기가 되면 마음이 조급해지면서 누군가 나를 생각해서 하는 말에도 가시를 세우는 모습의 나를 보게 되었다. 전에는 몰랐던 내 모습이었다. 무언가 알 수 없는 감정이 느껴져서 더욱 힘이 들었던 것 같다.

심호흡을 했다, 그리고 다시 생각했다. 내가 결정한 일이고 그만둘 때는 너무나 익숙해서 막힘없이 하던 도서관 일도 처음에는 너무나 서투르고 무섭기도 했다는 사실을. 나는 어쩌면 내가 그린 나의 모습과 실제 모습의 격차가 너무 많이 나서 더욱 그러했던 것 같다. 스스로에게 실망도 한 것 같다. 하지만 현실은 주저앉은 사람을 일으켜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주저앉고 싶을 때일수록 정신을 차리자고 생각했다. 그래야만 진짜 생각했던 나의 모습에 가까워질 수 있을 것이라도 마음을 다시 다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