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셋, 후유증

by DAON 다온

오늘은 한껏 예민해져서

말을 아끼자 했다.

나뿐만 아니라 내 사람들에게

괜히 상처를 줄 것 같아서.


결국 우려했던 일이 일어났다.

모녀관계는 힘든 관계 중 하나다.



그날은 나의 감정상태가 불안정한 날이었다. 그래서인지 사소한 것에도 짜증이 나서 나도 내가 낯설면서도 내가 나를 제대로 조절하지 못하면 스스로에게도,

가까운 사람들에게도 따가운 말을 하게 될 것 같았다. 그날만큼은 아무하고도 아무런 일이 없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했다.

아르바이트를 나가기 전 어머니와 통화를 하게 됐다.

하고 싶은 말도 없었고, 기분도 좋지 않아서 대답만 하면서 듣고 있었는데 어느새 이야기가 아버지 험담으로 바뀌고 있었다. 가만히 듣고 있다가 그날따라 너무 힘들어서 그만하라며 한 소리를 했다. 그러자 어머니는 '네가 아니면 누구한테 해, 그래 엄마가 잘못했네. 앞으로는 그냥 말 안 할게.'라며 목소리 톤이 낮아지고, 내가 어머니의 이야기를 전혀 들어주지 않는 것처럼 말하고는 전화는 끊어졌다.

어머니와 말다툼이 일어난 후에 내가 느끼는 감정은 항상 똑같다. 마음이 무겁고, 내가 '조금만 참을걸' 후회를 하고 다 내가 잘못한 것 같은 느낌을 받게 된다. 그러다가도 아버지의 험담을 듣고 힘든 나는 생각하지 않는 건가 하며 어머니의 반응에 속상하다가도 다시금 가슴 한 구석이 꽉 막힌 듯 답답해진다. 내가 어머니와 부딪히지 않으려고 하는 이유다. 어머니와 부딪히고 나면 나는 꽤 큰 후유증을 겪는다. 어머니에게 날카로운 말을 했다는 것에 죄책감을 느끼면서도 왜 어머니는 내 감정을 알려고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서운해지고 어린 날 어머니 이야기를 들으면서 나를 숨긴 내가 안쓰러워지기도 한다. 어머니하고 부딪히면 나는 나를 미워했다가 안쓰러워했다가 이도 저도 안돼서 다시 체념하게 만든다. 그럼에도 내가 보는 어머니는 이야기를 듣는 딸의 마음보다 어머니 본인의 가슴 답답한 감정이 먼저라서 언제까지도 쉽게 변할 것 같지는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