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 망설임의 이유

by DAON 다온

계속 생각나도 실현하지 못하는 이유 알잖아.

떳떳하지 않을 거니까, 숨기고 싶으니까.

그래서 망설이고 있는 거잖아.


한 편으로는 두렵고, 한 편으로는 걱정도 되니까.

그냥 계속 주저하고 있는 거잖아.

너는 어찌 되었든 주위 시선이 중요하니까.



글의 시작은 항상 오래 걸린다. 지난날에 내가 어떠했는지, 지금은 어떠한 지, 어떻게 시작해야 이 글만이라도 끝까지 보게 만들 수 있을까 많은 생각을 하면서 이렇게 쓸까, 저렇게 쓸까 고민한다. 그리고 이 글은 더욱 쓰는 것이 조심스럽고, 한 편으로는 나를 보는 시선이 조금은 달라질까 걱정도 되고 무섭기도 하다. 그러나 써야 할 것 같다. 왜냐하면 이 글은 자기 고백이면서 조금은 달라진 내 생각에 관한 것이기도 하고, 어쩌면 앞으로의 나를 내가 받아들이고, 받아들이게 하려는 글이기 때문이다.

과거에 나는 스트레스를 받으면 글을 쓰거나 정처 없이 걸었다. 그리고 운동이 시작한 후에는 운동을 했다. 그래서 한동안은 정신적으로 지쳐도 운동으로 해결할 수 있어서 흔히 말하는 잡생각이 들어도 금방 잊어버릴 수 있었다. 성수기가 찾아와 바빠져서 오전, 오후로 피크 타임을 보내고 자잘한 업무들과 마감까지 하고 나면 굉장히 지쳤지만 그럴 때면 스스로 기분 전환 방법을 알고 있어서 금방 잊거나 참아낼 수는 있었지만 어느 순간에는 유독 새로운 기분 전환 방법을 시도하고 싶었다. 그리고 그럴 때마다 생각나는 날이 있었다.

내가 나의 책을 내고 함께 일 한 도서관 선생님들께 책을 전해 드리던 날이다. 함께 밥을 먹고 커피를 마시기 위해 카페에 가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는데 그날 선생님 한 분이 내게 이런 말씀을 하셨다. '진선 씨, 글 쓰는 게 아무리 고돼도 흡연은 하지 마.'라고. 그 말을 듣고 걱정 마시라고, 그럴 일 없다고 굳세게 말했는데 나는 내 고됨이 뜻 때로 해결되지 않고 너무 무거울 때면 '저거라도 하면서 한 숨 돌릴 수 있다면'이라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헛된 생각이 점점 잦아졌다. 하지만 행동으로 옮기는 것에는 꽤 힘이 들었다. 스스로 떳떳하지 않을 것을 알았고, 그런 내 모습이 싫었다. 그래서 힘들 때나 더욱 생각이 들 때면 악착같이 운동에 매달렸다. 운동을 하는 동안은 아무런 생각도 할 수 없어서 그 시간이 좋았고, 그렇게 스트레스를 풀었다.

함께 살고 있는 친구에게는 어쩌다 기회가 되어서 말하게 되었다. 그렇게 머릿속에 있는 것을 꺼내고 인정하면 덜 해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시작은 하기 싫었다. 시작하면 끝내기 어려울 것 같았고, 그런 나를 주위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할까 걱정도 되었다. 스스로에게도 그리 떳떳할 것 같지는 않았다. 잘못된 행동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건강을 스스로 해치는 것 같은 행동을 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렇게 1년을 버텼다.

1년의 버팀은 결국에 끝이 났다. 주말 근무하는 매장에서 받은 스트레스가 심해지면서 결국에는 스스로 버티던 것을 끝내버렸다. 정신적으로 타격을 입은 것이 크게 한몫했다. 나이의 앞자리가 바뀌고 술이 아닌 다른 것을 입에 물었다. 처음에는 낯설었던 것이 하루, 이틀, 일주일이 되니 익숙해졌다. 친구에게는 말해야 될 것 같아서 이실직고했다. 그랬더니 내가 최근에 자주 말했고, 요즘 상태가 아닌 것을 토대로 어느 정도 생각은 했다며 적당히 하라는 걱정이 돌아왔다. 그 후에도 며칠 주머니 속에 있었다. 스트레스받던 상황이 정리되지 않았고, 내 무너진 멘탈도 돌아오지 않았지만 '이게 맞는 방법인가?'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다음 날 퇴근길을 마지막으로 쓰레기통에 던져버렸다. 그리고 지금은 없다.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한 정도의 스트레스였는지, 아니면 나의 정신이 약해졌는지 나는 그 후로로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우울감에 빠져서 아무것도 하기 싫었지만 일도 했고, 운동도 하면서 매일을 보내다가 어찌어찌 상황이 정리가 되었고, 스스로 '내가 할 수 없는 것을 하려고 하지 말자.'라고 생각하고 인정하면서 회복하기 시작했다. 나는 사실 내가 다시는 찾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할 수는 없다. 내가 처음 원했던 시기가 일이 매우 바빠지면서였기 때문에 나는 다시 원하게 되는 날이 있지 않을까 생각은 하고 있다. 하지만 그것이 해결방법도 아니고, 그저 잠시 잊는 도피처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때로는 도피처가 필요할 테지만 그것보다 나은 도피처를 찾아봐야 할 것 같다. 스스로에게도, 주변 사람에게도 고민하지 않고 말할 수 있는 새로운 스트레스 해소 방법을 찾아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다시 그렇게 내가 나를 아끼는 방법을 찾는 시기가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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