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동이는 무보수 간병인

by 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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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착한 복동이는 ‘무보수 간병인’이랍니다. 글쎄요 제 얘기를 한번 들어보시고 판단해보세요.


그 일이 벌어진 건 바로 지난 금요일 새벽 5시였습니다. 둘째 딸이 전남 구례관에서 열리는 행사에 볼일이 있어 간다더군요. 그 말을 듣자 엄마인 저는 그 새벽에 홀로 딸을 보내기가 마음에 걸려 부랴부랴 따라 나설 준비를 했죠.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둘째 딸이 대절한 택시를 타고 혼자 훌쩍 떠나버린 겁니다.


너무 화가 나서 저는 대문간에 주저앉아 50분이나 통화를 하며 딸과 실랑이를 벌였어요. 차가운 콘크리트 바닥에 엉덩이가 얼어붙을 지경이 되어 포기하고 집 안으로 들어오니 복동이가 마루 끝에서 저를 반겨주었습니다.


그날 오후 둘째 딸은 구례에 무사히 도착해 행사를 마치고 이튿날 밤 9시 50분쯤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복동이와 저는 반가워서 어쩔 줄 몰랐지만 문제는 그때부터였어요. 저는 몸살감기에 걸려버린 겁니다.


열이 오르고 온몸이 칼로 난도질당하듯 아팠어요. 둘째 딸은 119를 부르자고 했지만 저는 “내일 아침 약국 열면 판콜에이 사다 먹으면 된다”고 고집을 부렸죠. 하지만 그때부터 아침 9시까지의 시간은 참 길었습니다.


신음소리를 내며 뒤척이는데 간호하던 둘째 딸은 새벽 4시쯤 잠들었고 첫째 딸은 뜨개질 삼매경에 빠져 있었어요. 그런데 바로 그때 복동이가 저를 간병하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입고 있던 잠옷 앞섶을 꾹꾹 눌러주며 열심히 골골송을 부르는 거예요. 그 따뜻한 진동이 제 가슴 깊이까지 전해졌습니다. 저는 너무 감동스러워 눈물이 터지고 말았어요.


“복동아… 내가 언제 너한테 간병비를 줬다고 이렇게 열심히 간병을 해주는 거야.”


저는 울먹이며 복동이의 등을 쓰다듬었습니다. 복동이는 그윽한 눈빛으로 제 쾌유를 빌어주었고 결국 아침 9시 반쯤 둘째 딸이 약국에서 판콜에이를 사와 먹고 나서야 몸이 한결 나아졌습니다.


귀여운 복동아 정말 고마워. 그리고… 사랑한다.




※ 글을 쓰는 저는 80세 할머니로 앞으로도 꾸준한 작품으로 독자님들을 찾아 뵙고 싶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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