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간 일기 2] 원고 교정: 아들과 함께 앉아

by 소소호호

우리 부부는 학생 부부다.

물론 혼인을 한지 6년이 넘어가는데

지금도 그러고보니

둘 다 학생이 아니라고는 말 못하는

학생이다.


우리의 연애는 늘 퇴근과 하교를 한 후

스터디카페에서 시험 공부를 하면서였다.

같이 저녁 먹고 산책하고

스터디카페에서 커피 마시고 공부하고

스탬프 쿠폰은 한 3ㅡ4장 모았던 것 같다.


그 루틴이 그땐 당연했는데

지금 생각하면

남들 가는 방탈출 카페 그런 것도 가보고

MZ 연애 핫플도 가볼걸.

그런 생각이 들긴 하지만

덕분에 진한 스터디 전우애 같은 것이

쌓여있달까...?


그래서 우리가 아이들을 낳고는

꼭 이다음에 스터디카페에서

아이들과 같이 공부하자고 말한다.

하나가 둘이 되고

둘이 셋이 되고

셋이 넷이 되는거다.

이정도면 스터디카페 가족.



이제 원고 교정이 끝났다.

뒤돌아서면 추가 내용이 생각나서

출판사에서 수정해주신 부분ㅡ 빨강

내가 다시 수정한 부분ㅡ 파랑

으로 제출하였다가

다시 부랴부랴 수정 보완하여

이번엔 초록색으로 그 부분을 바꿔

끝까지 밀어넣었다.

대표님은 다행히 웃으면서

김작가 주세요. 하셨지만.

(감사합니다)


이젠 진짜

내 손을 떠나 편집팀에서 열심히 작업 중.

처음에 대표님이 제목의 중요성을 많이 언급하셨다.

제목이 좋아야 한다.

그래서 기획팀과 상의를 해보자고 하셨지만

결국 내가 하고자 하는 많은 제목 중 하나가

대표님과 기획팀과 편집팀과 그리고

나와 딱 맞게 되어서 드디어 정했다.

역시 많이 쏟아내다보면

하나 좋은 거 없을까.

다 나오게 되어있다.

쏟자.

무조건 쏟아보는 거다.



그 과정까지가 가장 시간이 오래 걸렸다.

애들 자고 밤에만으론 부족해서

낮에도 밥 해놓고 열심히 달렸다.

남들은 주말이 시간이 더 많지만

난 주말에 시간이 더 없다.

찬이를 재우고 나서

재재에게 엄마 책 쓰는 일 해도 될까?

재재 엄마랑 놀고 싶은 거 있어?

물었다.

누구보다 엄마의 책을 기다리는 재재는

나의 시간을 허락한다.

단,

자기도 옆에서 공부를 해야겠단다.

언제든 환영.



엄마처럼 한글을 잘 알고 싶다는 재재는

조금씩 한글을 알아간다.

내가 만들어준 한글교재인데

가장 마지막 단계이다.

받침 없는 것은 이제 자연스럽게 읽는다.

고랑 이를 읽고

고양이를 눈치껏 연결하는 것 같다.

그래도 이만한 발전이 어디야.

남편과 지난 시절 책상 하나에서

너는 너의 공부를

나는 나의 공부를 하던 시절이 떠올랐다.

우리가족의 스터디카페가

이런 느낌이겠구나.



이 표현이 내 마음을 더 잘 나타낼까.

저 표현이 더 쉬운가.

고민하며 재재를 봤는데

재재도 심각하게 고민 중.


고민하는 모습은

인기 작가 못지 않다.



뒷부분 수 나누기 조금 넣어봤는데

눈치껏 잘 한다.



마지막은 영어.


엄마의 교재라 좋은점은

딱 재재의 수준에 맞는

그리고

이것저것 다 때려넣는다는 것.


이제 내가 만든 교재는 필요가 없다.

책을 조금씩 읽는다.

여기까지 교재를 한 100장 만들었나?

재재 읽는 속도 맞추고

어려운게 무엇인지 보면서

밤마다 도와줄 수 있는 교재를 만들었다.


예를 들면 재재에게

ㅈ 하고 ㅜ 를 쓰면 주 라고 알려주는데

ㅜ를 왜 ㅈ 아래 쓰는지

ㅜ를 왼쪽인지 위인지 옆인지 아래인지

그 조합의 위치도 모르니까

결국 재재가 말만 외우고 주를 찾지 못했다.

그래서 자음과 모음이 만나서 쓰는 위치부터

점잇기로 연결하는

교재를 만들었던 것 같다.

ㅏ ㅑ ㅓ ㅕ ㅣ ㅐ ㅔ 는 오른쪽

ㅗ ㅛ ㅜ ㅠ ㅡ 는 아래

그것만 해도 쑥쑥 나갔다.

엄마도 그렇게 쑥쑥 나가야지.


출판일이 다가온다.

이번달,

올해가 가기 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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