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호밀밭의 사기꾼 Nov 27. 2020

개와 함께 여행을 하자!

개와 함께 여행하다니, 상상만 해도 너무 즐거울 것 같지 않니? 오늘은 일일이와 즐겁게 여행 다녀온 이야기를 들려줄게. 개와 여행할 때 준비할 것은 무엇인지, 주의해야 할 점은 무엇인지도 하나씩 알려줄게!(<어린이 동산> 2020년 7월호)



“엄마! 빨리 빨리! 어서 나와요! 나는 준비가 다 됐어요!” 

일일이가 아침부터 두 발로 펄쩍펄쩍 뛰며 현관 중문을 부술듯이 쾅쾅 치고 있었어. 아직 가슴줄도 채우지 않았는데 어떻게 알고 그렇게 흥분을 하는지, 원! 

오늘은 일일이와 여행하던 날의 이야기를 들려줄게. 일일이가 우리 집에 온 뒤로 가까운 공원이나 동네 산책은 자주 했지만 멀리 차를 타고 나간 적은 없었거든. 그래서 가족들과 함께 차를 타고 나가 맛있는 것도 먹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로 했지. 사실 아주 먼 곳은 아니었어. 일일이가 차를 얼마나 오래 탈 수 있을지 알지 못했기 때문에 우선 가까운 한강에 먼저 가보기로 했거든. 

전날 미리 준비해둔 바람막이 텐트와 캠핑용 의자를 챙기고 일일이가 먹을 사료를 챙겼어. 그 모습을 본 일일이가 좋은 데로 놀러간다는 걸 눈치 챈 모양이야. 

“오늘은 평범한 산책이 아니라는 걸 벌써 알아버렸군, 일일씨!”


차를 타고 이동할 때는 꼭 이동장을 이용해야 해


우선 플라스틱으로 된 켄넬을 차에 넣었어. 켄넬은 개나 고양이가 이동할 때 꼭 필요한 이동장이야. 차를 탈 때는 개를 품안에 안거나 의자에 그냥 앉혀두면 아주 위험하단다. 사람도 만약의 상황에 대비해 안전벨트를 매잖아. 갑작스런 충돌이나 충격에 자기도 모르게 몸이 튀어나갈 수도 있으니까 말야. 그러니까 개에게도 안전벨트가 필요하겠지? 개는 사람과 몸의 구조가 달라서 사람용 안전벨트를 맬 수 없으니까 안전한 이동장에 넣어서 안전벨트로 이동장을 좌석에 단단히 고정시키는 거야. 물론 일일이가 좋아하진 않지만 안전을 위해서는 꼭 필요해! 

이동장에 들어간 일일이는 뭔가 불편한 표정이었지만 다행히 얌전하게 한강에 도착했어. 우리는 텐트와 각종 짐을 들고 일일이와 함께 한강 근처의 잔디에 자리를 잡았단다. 우선 새로운 곳에 왔으니 일일이에게 소개를 시켜줘야겠지? 역시 이곳에서도 목줄을 하고 텐트 근처를 가볍게 산책시켜줬어. 그곳은 사람도 개도 많은 곳이라서 목줄을 꼭 해야 해. 뻥 뚫린 넓은 잔디라고 해도 다른 사람, 다른 개의 안전과 우리 개의 안전을 위해 언제나 목줄을 해야 한다는 걸 잊지 마! 물론 배변봉투도 꼭 챙겨서 개똥도 꼭 치워야 하지. 

새로운 곳의 냄새를 실컷 맡은 일일이는 텐트 안의 공간도 열심히 확인했어. 

“여긴 어디지? 엄마, 아빠 냄새도 나는데 뭔가 새로운 냄새가 나! 킁킁!”


주변에는 우리처럼 멍멍이 가족들과 함께 나들이를 온 사람들이 많았어. 여기저기서 ‘멍멍!’ 하고 개 짖는 소리가 들렸지. 일일이는 낯선 친구들의 소리에 귀를 쫑긋쫑긋 움직이며 호기심을 보였어. 당장이라도 친구들과 만나 인사를 나누고 싶어하는 것 같았지만 아침 일찍부터 준비하고 나오느라 식사를 걸렀으니 우린 일단 밥부터 먹기로 했어.

한강에 왔으니 맛있는 치킨을 시켜놓고 기다리는 동안 커피를 마시며 강을 바라보고 있으니 정말 마음이 평화로워졌어. 강바람이 코를 간질이고 사람들이 두런두런 이야기하는 소리가 들리고 아이들이 꺄르륵 웃으며 뛰어다니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정말 행복했단다. 


엄마 여기 어디야? 친구들 냄새가 짱 많아! 신난다!


아참! 일일이도 밥을 먹어야겠지? 모처럼 밖에 나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날이니까 일일이에게 맛있는 닭고기와 고구마를 주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지만 일일이는 처방사료만 먹어야 하니까 꾹 참았어. 집에서 싸온 처방사료를 주며 미안한 마음으로 조심스레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단다. 이렇게 개와 여행을 다닐 때는 개가 먹을 음식도 집에서 미리 준비해오는 게 좋아. 여행지에 가서도 개는 항상 일정한 시간에 일정한 양의 음식을 먹어야 하거든. 


차를 타고 산책도 하고 밥도 먹고 나니 일일이도 이제 슬슬 졸음이 오나봐. 캠핑용 의자에 앉아 강바람을 맞던 일일이의 눈이 슬슬 감기더라고. 그런 모습도 너무 사랑스러워서 야외에서 깨끗한 공기를 마시며 잠들도록 한동안 내버려두었어. 물론 목줄도 했지. 갑자기 어떤 소리에 놀라서 깨어나 어딘가로 움직일 수도 있으니까 말야. 

일일이는 텐트 안에서도, 캠핑용 의자에서도, 텐트 앞에서도 항상 목줄을 했어. 만약의 상황에 대비해서 말야. 물론 줄을 평소보다 좀 더 길게 풀어줘서 가족들이 보이는 곳에서는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도록 했어. 

한숨 자고 일어난 일일이와 한강 산책을 몇 번 더 하고 나니 해가 졌어. 일일이를 안전하게 이동장에 넣어두고 텐트를 치우고 의자를 접어 정리했어. 쓰레기는 항상 쓰레기통에 버리고 쓰레기통이 없다면 모아서 집으로 가져와야 해. 


집에 도착하자마자 일일이는 소파에 올라가 곤히 잠들었어. 일일이에게는 아주 특별한 하루였을 거야. 그날 밤은 엄마, 아빠와 함께 한강을 뛰어다니는 꿈을 꾸었겠지? 지금은 코로나19 때문에 여행을 가지 못하지만 언젠가 우리 모두 자유롭게 어디든 갈 수 있게 된다면, 꼭 개와 함께 여행을 해봐! 정말 즐겁고 신나는 시간이 될 거야!


산들산들 강바람이 부니까 잠이 오는 것 같아요 흠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