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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a Mar 30. 2023

빗금 아이

처음에는 잘 보이지 않지만

섞여 지내다 보면

불쑥 자신의 존재를 진동하는

빗금 아이가 있다


하나인 듯 하나가 아닌

빗금에 쓸려 위태롭게 미끄러지는

늘 비스듬한 궁금증을 남기는

빗금 아이가 있다


크게 소리쳐보고도 싶고

하나 걱정 없는 웃음도 짓고 싶지만

문득 밀려오는 행복감에 놀라

다시 빗금 위에 엉성하게 몸을 기대는

결핍 같은 아이가 있다


시선을 아이에 두어야 할지

그 주변에 두어야 할지 막막한 상황에서

아이는 칼날 같은 빗금에 새살이 돋게

자라나는 욕망들을 채워나가고 있을까.

그 새살들은 세상과 소통하며

상쾌한 호흡을 할 수 있을까


빗금 아이가 있다

언제 어디에나 있어 왔다

그리고 얼음판 위 기울어진 스케이트화를 타고

어른이 되어 걸어 나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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