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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a Sep 10. 2022

연극 <반쪼가리 자작> 끄적 노트


- 가문의 영광, 혹은 개인의 명예를 위해 종교 전쟁에 참전한 어린 청년. 그리고 반쪽이 되어 절대악만 남은 채 고국에 돌아온 그. 독재자가 되어 난폭함이 극에 다랄 때, 그의 또 다른 반쪽인 절대선이 찾아온다. 교과서 같은 절대선 역시 사람들에게 고통을 주는 것은 마찬가지. 둘은 어떤 여성적 힘에 의해 다시 통합된다는 대충 이런 이야기.


- <린다와 조이> 다음으로 마주한 통합의 서사. 중요한 것을 알면서도 다소 추상적이고 원대하게 느껴져 서사가 단순하게 다가온다. 주제가 선명해 다소 지루하게 느껴졌다.


- 광대, 소품 등을 활용한 예술적인 장치들이 인상적이었다. 이야기에 소박한 소재로 예술적 도구를 첨가하는 방식이 영감을 줬다. 내 삶의 이야기에 작은 보탬만 있어도 예술적 의미를 획득할 텐데, 하는 익숙한 꿈틀거림.


- 사실 현대판 종교 전쟁이 정치판 싸움. 믿음의 대결 아닌가. 정치 피아 구분이 유치해질 정도로 명확해진다는 것은 그것이 종교 전쟁의 변주하는 사실을 망각해서 일 것이라는 생각.


- 절대선에 대한 통찰.. 정말 ‘맞는’ 게 ‘맞는’ 것인가. 그저 사회적 합의에 불과하지 않을까. 정말 보편적으로 보이는 절대선도 어디까지 흔들 수 있을까. 연극에서 등장했던 칸트의 정언’명령’ - 인간을 수단이 아닌 목적으로 대해야 한다 - 도 부정하는 것 같은 대사. 칸트의 ‘명령’은 유아적 유치함일까.


- 통합된 이후의 청년과 나라의 삶은? 그저 평범했다. 아니, 별일 없이 흘러 같다. 마치 모든 희로애락의 격정이 지나간 후 고요해진 그 결말처럼.


- 분열이 있었기 때문에 통합의 과정도 밟을  있었다는 메시지. 필연적인 분열.  분열을 솔직하게 인식하는 것이 나의 과제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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