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집으로 돌아가기 일주일 전

by MoonA

만나지 못한 사람도 많지만

부모님과 함께 못한것도 많은 올 해.

아니다, 올해만 그런 건 아니다. 벌써 4년째, 해마다 그런다.


오늘이 첫날이기도,

오늘이 마지막날이기도 바라는 양갈래 마음,

왜냐하면 첫날처럼 들뜨고 싶기도 하지만

마지막날처럼 일상으로 돌아가 차분해지고 싶기도 하기 때문이다.

절대 하나만으로는 만족을 못하는 내 욕심 때문이기도 하다.

오늘은 벚꽃을 기다리고

벚꽃이 찬란했고

또 벚꽃이 다 진 자리에 한참을 앉았다.

한겨울 엄동설한만 뺀 나머지 계절이 다 있었던 한국의 4월이 진다.


집에 오니 엄마가 전을 부치고 계신다. 뜯어온 쑥으로 밀가루보다 쑥이 더 많은, 앞으로 또 한동안 코끝에 남을 향내의 쑥전을.




삶은 '전'.
앞 '전'이기도,
부침개 '전'이기도,
전쟁 '전'이기도.

앞서 지나간 날들에 발목 붙들리지 않으려고
전쟁터처럼 얽힌 재료들을
집중해서 부쳐본다.

맛있지만 또 그렇게 평범할 수 없고,
특별할것 없지만 매번 찾게 되는,
쏟은 정성에 비하면 순식간에 뚝딱
눈앞에서 사라져 허무하면서도

그들이 뚝딱 먹어치우는 모습에 뿌듯하기도.

전을 부치는 엄마의 새치눈썹이 시야에 들어왔다. 밀가루가 묻은건지도 모르겠다.


말썽부리는 그녀의 허리와 다리는
그녀의 살아있는 과거.
과거의 슬픔이

현재의 슬픔이 되는 저릿한 통증.
그래서 그걸 과거라고 해야할지
지금이라고 해야할지.
언제면 이 우왕좌왕이 끝나려나.



언제나 귀국 일주일 전이면, 뜨는 해도 지는 해도 다 아쉽고 아깝고 또 시원하고 섭섭하다. 아침마다 건조한 눈에 안약을 넣는 두 노부부의 모습이 급 희소해진다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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