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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은경 May 07. 2021

아직은 상상

쟈스민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가끔 상상을 한다. 자고 일어났더니 스타작가가 되어있다 라던가, 어제와 다르지 않은 기대로 일어난 오늘. 출판사 러브 콜이 급격히 쇄도한다던가. 그리하여 보다 쓸 수 있다던가. 상상은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찾아오는데, 특히 불특정 다수가 접근 가능한 나의 “글로그”를 보고나면 상상에 풍미가 더해진다. 특정 짓지 못한 여럿 중 하나로 내 글을 알아봐 줄 그 분이 계실 것 같기 때문이다. 나와 그 분으로부터 뻗어간 마음의 그려봄이다. 사실 상상이 반복되며 이미 대사도 구상해 놓은 상태다. “거봐, 내가 된다고 했잖아.” 그러고 나면 마스크에 감춘 입으로 히죽거리며 걷는 나를 느낀다. 짜릿 통쾌할 그 순간을 앞당기고파 어쩐지 불끈 손 쥐어지는 게, 그럼. 이런 맛이라도 있어야지.


작은 상상쯤 하고 사는 건 품고 있는 꿈이라는 게 있어 가능한 일일 테다.


노동기를 위한 학습기를 지나 결국 노동기를 맞은 평범한 직장인이던 때, 사원이던 나는 범주에 가능한 일을 내 가능성이라 생각하며 지냈다. 상상이라는 것은 본디 안드로메다까지 갔다 와 줘야 상상이겠다. 그러나 여기는 현실. 내 아무리 날고긴 들 평균보다 조금 이른 대리 진급이 내가 그릴 수 있는 전부였다. 크게 의미 없던 건, 넘보다 1년을 앞서 대리가 된 들 그것은 나를 채근하는 일은 아니었던 것이다. 어쨌거나 다는 대리였고, 아무튼 대리였다. 그것이 가슴 벅차게 할 순 없었다. 대신 사무실 의자에 앉아 바라 본 게 있기는 했다. “조기 은퇴.” 은퇴는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 뜻대로 나가겠습니다, 가 “은퇴”였으니까. 하루속히 맞이할 끝을 그리며 살았다.

그러다 꿈을 만났다.


많은 걸 시도하다 보니 찾게 된 꿈. 생경한 것은 글이요, 지루한 것은 책이라 읊던 나였기에 더욱 뜻밖이라 운명 같기도 한 꿈. 글이 주는 힘을 알아버린 내가, 꿈다워 꿈이라 불릴 수 있는 베스트셀러 작가라는 꿈을 꾼다. 다양한 시도 속 부딪혀 보며, 까여가며, 그래도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서며 당신을 글로 감화시키겠다는 이 꿈이 나는 갸륵하다. 갸륵하여 지칠 수 없는 걸지도 모른다. 가진 재능으로 누군가를 돕겠다는 게 착하고 장하잖아. 이토록 나는 꿈을 꾸지만 꿈은 나에게 “긍지”를 선물한다. “하늘에서 동아줄 내려줘도 될까 말까”라는 이 꿈을 실현시켜 많은 사람에게 읽히는 글이 되었으면 한다는 바람. 비소로 끝이 아닌 꿈을 향해 달려가며, 상상이라는 달콤한 자극을 불어넣는다.


그리고 아주 머지않은 미래에 “드림스컴트루”할 것 같은 게, 마치 활어처럼 나의 꿈을 펄떡이게 한다.


“활몽(活夢)”

살아있는 꿈을 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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