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아직은 상상

쟈스민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by 손은경

가끔 상상을 한다. 자고 일어났더니 스타작가가 되어있다 라던가, 어제와 다르지 않은 기대로 일어난 오늘. 출판사 러브 콜이 급격히 쇄도한다던가. 그리하여 보다 쓸 수 있다던가. 상상은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찾아오는데, 특히 불특정 다수가 접근 가능한 나의 “글로그”를 보고나면 상상에 풍미가 더해진다. 특정 짓지 못한 여럿 중 하나로 내 글을 알아봐 줄 그 분이 계실 것 같기 때문이다. 나와 그 분으로부터 뻗어간 마음의 그려봄이다. 사실 상상이 반복되며 이미 대사도 구상해 놓은 상태다. “거봐, 내가 된다고 했잖아.” 그러고 나면 마스크에 감춘 입으로 히죽거리며 걷는 나를 느낀다. 짜릿 통쾌할 그 순간을 앞당기고파 어쩐지 불끈 손 쥐어지는 게, 그럼. 이런 맛이라도 있어야지.


작은 상상쯤 하고 사는 건 품고 있는 꿈이라는 게 있어 가능한 일일 테다.


노동기를 위한 학습기를 지나 결국 노동기를 맞은 평범한 직장인이던 때, 사원이던 나는 범주에 가능한 일을 내 가능성이라 생각하며 지냈다. 상상이라는 것은 본디 안드로메다까지 갔다 와 줘야 상상이겠다. 그러나 여기는 현실. 내 아무리 날고긴 들 평균보다 조금 이른 대리 진급이 내가 그릴 수 있는 전부였다. 크게 의미 없던 건, 넘보다 1년을 앞서 대리가 된 들 그것은 나를 채근하는 일은 아니었던 것이다. 어쨌거나 다는 대리였고, 아무튼 대리였다. 그것이 가슴 벅차게 할 순 없었다. 대신 사무실 의자에 앉아 바라 본 게 있기는 했다. “조기 은퇴.” 은퇴는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 뜻대로 나가겠습니다, 가 “은퇴”였으니까. 하루속히 맞이할 끝을 그리며 살았다.

그러다 꿈을 만났다.


많은 걸 시도하다 보니 찾게 된 꿈. 생경한 것은 글이요, 지루한 것은 책이라 읊던 나였기에 더욱 뜻밖이라 운명 같기도 한 꿈. 글이 주는 힘을 알아버린 내가, 꿈다워 꿈이라 불릴 수 있는 베스트셀러 작가라는 꿈을 꾼다. 다양한 시도 속 부딪혀 보며, 까여가며, 그래도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서며 당신을 글로 감화시키겠다는 이 꿈이 나는 갸륵하다. 갸륵하여 지칠 수 없는 걸지도 모른다. 가진 재능으로 누군가를 돕겠다는 게 착하고 장하잖아. 이토록 나는 꿈을 꾸지만 꿈은 나에게 “긍지”를 선물한다. “하늘에서 동아줄 내려줘도 될까 말까”라는 이 꿈을 실현시켜 많은 사람에게 읽히는 글이 되었으면 한다는 바람. 비소로 끝이 아닌 꿈을 향해 달려가며, 상상이라는 달콤한 자극을 불어넣는다.


그리고 아주 머지않은 미래에 “드림스컴트루”할 것 같은 게, 마치 활어처럼 나의 꿈을 펄떡이게 한다.


“활몽(活夢)”

살아있는 꿈을 꾸고 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쟛ㅡ민일보 제5호 : 나랑 별 보러 가지 않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