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안다.
지난 스무살의 나를.
그때는 몰랐으나, 지금의 나는 안다.
내 중심의 세상만 존재하던 때,
매사 당차다 못해 차가웠으며, 나만이 답이라고 자만하던 스물께의 나였다는 걸.
그럼에도 "이십"이 들어간 나이의 나는
어쩐지 거칠 것 없는 용감한 나를 좋아했다.
그래서였다.
참지 않았고, 버티지 않았으며, 솔직이라는 명목으로 할퀴기도 했다.
나는 안다.
어리다는 무기로 벌였던 무모함을.
그때는 대수롭지 않게 여긴, 이제와 이불 킥하게 되는 일의 주인공이 나였다는 걸 나는 안다.
지금에서야
"이십대때 그러지 않으면 언제 그러겠어." 라는 핑계를 대며
서른 둘의 나라면 하지 못하거나 하지 않을 일을 치뤄낸 스무시절 나에게
위로를 건네고 있다.
나는 안다.
치열한 스물의 날을, 미숙한 나를
지우고 싶어도 포용해야 하는 지난 날의 나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