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손은경 Jun 27. 2023

인생에 반복적으로 물어야 할 질문

어린이 글쓰기 수업 중





왜(why).




다음은 초등 제자들에게 전한

글쓰기 수업

마지막 메세지.






'아이들아,



선생님은 앞으로 너희가 어떤 일을 할 적에

왜 하는지 혹은

왜 해야 하는지

그 이유는 분명히 알고 했으면 좋겠다.



물론 글쓰기도 마찬가지.



지금에야 재미있고 즐거워서 한다는, 그 무구한 오락성이

너희를 이끈 유일한 이유로 충분하겠지만

어른이 되면 그렇지 않을 것이다.



심지어 왜 해야 하는지 이유조차 모른 채

행하고 있는 너희를 발견하는 날이 더 많을 수도.

이유 없이, 관념으로 하는 일이 늘어날 테지.



그럴수록 너희 자신에게 반복해 물어야 한다.



나는 왜 이 일을 하는 것인가, 무엇이 내 삶에

어떤 도움이기에

하필 지금, 나는 왜 이 일을 해야 하는가.



수시로 묻고 빈번히 답할 적에

너희는 비로소 자립할 수 있게 된다.

남들 같이, 남들 처럼만 살기를 바라는 거대 무리 앞에

너희를 지켜줄 사람은 오직 너희 자신 뿐.

그것은 질문-'왜?'-를 통해 이루어진다.



그래서 만약 이유를 모르겠는 일이 마음에 내키는 일도 아니었다면

해서는 안 된다.

시간이 갈수록 공허함만 커질 것이다.

텅 빈 가슴은 결코 너희를 기쁘게 할 수 없다.

그것은 삶이 아니다.



이것이 마지막 수업에서 너희에게 전하고 싶은 메세지였다.



어려웠을테지. 전부 알아듣지 못했을 테고.

그러나 모두 좋다.

단지, 불현듯

마땅한 타이밍에 머리에 주광등 켜진양 번쩍하고

오늘이 떠오르기를 바라며, 그때를 대비한 메시지였으니

지금은 갸우뚱 넘어가도 곧 좋다.

어떤 문장은 숙성할 시간을 필요로 하므로.



우리는 언젠가 다시 만날 것이다.

선생님의 '왜'가 적당한 답을 찾아오거든, 그때가 우리가 다시 만날 날.



그때까지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자.

부쩍 성장한 모습으로.



우리의 왜(why)가 서로를 만날 수밖에 없게 할 때까지.'







매거진의 이전글 [일월일권] 글쓰기 독서모임에 당신을 초대합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