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히
잘 써오다
어느 날
언어를 잃은 것 마냥
멍-하니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고
떠오르지 않아 쓸 수 없고
그래도 꾸역꾸역 쓰자니
역해서 구역질나올 만큼
글 쓰기
딱 싫어졌을 때
그래도 전엔 꽤나 쓰였는데
요즘 왜 이러지?
하고, 낯선 내가 의아하다면
쓰기를 멈추고
잠시 쉬어가세요
진단명 :
피로 누적입니다
뇌 피로
몸 피로
손 피로
심(心) 피로
애써 무시해 가며
방치해,
곳곳에 누적된 피로
처방전 :
그럴 땐 다 내려놓고
피로부터 풀어야합니다
글쓰기로부터
멀찌감치 떨어져
휴식과
재충전을!
안 써진다면
애써 써내려 하지 말고
한동안 푹 쉬어 보세요
‘그동안 쌓은 글력 다 떨어지면 어떡하지?’
하는 강박이 있다면
더욱이요
강박은 어느 순간 죄책감이 되어 나타날 거예요
오늘 못 했네, 하고
쓰지 않아서 오는 죄책감
대신 쓰고 싶다는 기꺼움이
다시 차오를 때까지
푹 쉬어 보세요
‘푹’은 얼만큼을 말하냐고요?
당신의 근면한 손이
쓰기를 향해
버선발로 달려 나가려 할 때
딱 그만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