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주 기능사 취득했어요!”
2022년 12월, 조주 기능사에 최종 합격했다. 지난 8월부터 노력했고, 고생 끝에 드디어 성공했다.
“조주? 주조? 그게 뭔데요?”
대다수 사람은 질문한다. 생소하다는 뜻이다.
“주조 아니고, 조주(造酒)요. 칵테일 만드는 국가 자격증이에요.”
“와, 그런 것도 있어요? 멋있다!”
그런 시험이 있는지는 나 역시도 몰랐다. 앞서 합격한 지인이 권유해서, 도전하게 된 자격증이다.
2022년 8월부터 10월까지 학원에 다니며, 조주 기능사 필기와 실기를 준비했다. 내일 배움 카드로 수강한 거라서 부담이 덜했다. 주 2회 교육이었고, 재직자 과정이라서 직장인들이 퇴근할 시간인 저녁에 수업했다.
대부분 술을 좋아하고, 술에 대해 관심이 많은 성인이 모였다. 수업 첫 시간에 각자 자기소개를 하는데, 사람들 앞에 서기 좀 민망했다.
“국가에서 지원금을 받아야 해서, 내년 6월 전까지 국가 자격증을 아무거나 하나 따야 하거든요. 술을 좋아하지도 않고, 안 마시는데, 단지 국가 자격증이 하나 필요해서 왔어요.
독학으로 한식 조리 기능사 준비했는데, 도저히 안 되겠더라고요. 그래서, 포기하고 아예 종목을 바꿨어요.”
여담이지만, 한식 조리 기능사 필기는 두 번이나 떨어지고 세 번째에 겨우 합격했다. 2년간 필기는 면제라서 실기에만 집중할 수 있는데, 무려 11번이나 불합격의 고배를 마셨다. 이런 이야기를 하면 다들 놀란다.
“그 정도 했으면, 포기할 때도 되지 않았어요? 한식 조리 기능사는 독학으로는 무리예요. 학원 다니는 게 훨씬 나아요.”
“무슨 소리예요? 합격할 때까지 도전해야죠. 사실, 조리 학원도 알아보긴 했어요. 하지만,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출석해야 하고, 수강 기간과 시간이 모두 길더라고요. 그렇게 오랫동안 수강할 순 없어요. 돈 벌어야 해요.”
또, 집주인 아주머니에게 한식 조리 기능사에 대해 말했더니, 그녀는 이렇게 대답했다.
“난 한식 조리 기능사 독학으로 필기, 실기 한 번에 합격했어. 양식 조리 기능사는 실기에서 한 번 떨어져서 그냥 포기했지만.”
아무래도, 요리 기술은 주부 경력을 무시할 수 없는가 보다.
누구보다 열심히 학원 수업에 출석했다. 단 한 번도 결석한 적이 없어서, 10월에 수료할 때 개근상을 받았다.
이론 공부를 열심히 했다. 중복되는 문제들의 답을 달달 외웠다. 술에 관심은 눈곱만큼도 없지만, 합격해야 하는 목적이 뚜렷하므로 누구보다도 간절했다.
9월에 필기를 응시했다. 합격 기준은 60점 이상인데, 아슬아슬하게 합격했다. 수강생 전원이 합격한 것은 아니다. 당시 반장을 맡고 있던 23살 남자는 안타깝게도 한 문제 차이로 불합격한 모양이었다.
합격해서 기쁜 나머지, 지인들과 칵테일바에 갔다. 상호는 인 더 레인(In the rain)이었다. 공교롭게도, 우리가 간 날엔 정말 비가 주룩주룩 내렸다.
친구 솔기는 테킬라 선라이즈(Tequlla Sunrise)를 주문했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칵테일이야.”
필기만 공부했을 뿐, 아직 실기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른 터라 아는 게 없었다.
“아, 나는 뭐 먹지?”
메뉴판을 넘기다가 익숙한 글자를 발견했다. 롱 아일랜드 아이스티(Long Island Iced Tea). 이름이 참 길다. 뭔진 몰라도 신기하고, 반가워서 선택했다. 맛있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진, 보드카, 럼, 테킬라 등 강력한 술들이 잔뜩 든 도수 높은 술이었다.
“칵테일에 대해 잘 모르는데, 추천 좀 해주세요.”
맞은편에 앉은 동호인 현성 씨가 내게 부탁했다. 러스티 네일(Rusty Nail)을 추천했다. 무지한 건 마찬가지지만, 드람브이(Drambuie)가 들어간다는 건 필기 문제를 통해 익히 알고 있었다. 안타깝게도 현성 씨는 러스티 네일이 마음에 들지 않는 눈치였다. 맛을 보니, 내 취향도 역시 아니었다. 상당히 미안했다.
러스티 네일은 ‘녹슨 못’ 또는 영국의 속어로 ‘고풍스러운’이라는 뜻이다. 또한, 영국 신사들이 즐겨 마시는 칵테일이기도 하다.
조주 기능사 실기에는 총 39개의 칵테일이 나온다(2022년 기준). 제조법을 완벽하게 암기해야 실수하지 않는다.
“시험 문제로 준 벅(June bug), 테킬라 선라이즈(Tequlla Sunrise), 블랙 러시안(Black Russian) 나오면 합격할 자신 있는데!”
그때는 미처 몰랐다. 시험장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