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 소송 결과
피해자와 가해자가 뚜렷하고, 범법 행위도 확실한데 삼자대면이 대체 왜 필요한가 의문이 들었다. 하지만, 고소인이니 당연히 맞서야만 했다. 없는 시간도 쪼개어 낼 생각이었다.
"네, 가능해요. 언제 가면 될까요?"
"피고소인한테도 의사를 묻고, 다시 연락드릴게요."
떨리는 마음으로 연락을 기다렸다.
"피고소인은 바빠서, 시간을 낼 수 없다고 하네요."
실망스러웠지만, 한편으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꼴도 보기 싫은 상대를 만나야 하다니, 상당히 부담스러웠기 때문이다.
반년이 훌쩍 지났다. 사건이 터진 해가 가고, 새해를 맞이했다. 추위가 물러가고, 초봄이 시작됐다. 오랜 기다림 끝에 드디어 형사 소송 결과가 발표됐다. 허망하게도, 불기소 처분됐다. 불기소 원인은 다음과 같다.
피의자는 증거 불충분하여 혐의 없다. 고소인은 피의자의 행위로 모욕감을 느꼈다고 주장하는 반면, 피의자는 '친밀감에 그런 것이다'라고 진술하여 고소인을 모욕할 의도가 없었다고 한다.
형법 제311조 모욕죄는 사람의 인격적 가치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의미하는 '외부적 명예'를 보호법익으로 하는 범죄이다. 여기서 '모욕'이란 사실을 적시하지 아니하고, 사람의 외부적 명예를 침해할 만한 경멸적 감정을 표현하는 것을 의미한다.
어떤 표현이 모욕죄의 모욕에 해당하는지는 개인의 주관적 감정이나 정서상의 기준으로 판단할 것이 아니다. 당사자들의 관계, 해당 표현에 이르게 된 경위, 표현 방법, 당시 상황 등 객관적인 제반 사정에 비추어 상대방의 외부적 명예를 침해할 만한 표현인지를 기준으로 엄격하게 판단하여야 한다.
개인의 인격을 심각하게 침해할 우려가 있거나, 모멸감을 주는 혐오스러운 욕설이 아니라면 모욕죄의 구성요건에 해당된다고 볼 수 없다.
종합하면, 피의자가 작성한 '슈히 님 병신'이라는 발언이 비록 고소인을 불쾌하게 할 수 있는 무례하고 저속한 표현에는 해당할 것으로 보이지만, 고소인의 인격적 가치에 대한 사회적 평사를 저하시킬 만한 경멸적 표현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고, 뚜렷한 증거가 없다.
검사의 장문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자면, '동호인들끼리 친해서 욕 좀 하고 장난친 건데, 고작 이런 일로 뭘 그리 예민하게 구느냐' 정도였다. 피해자는 어이가 없었다.
'친밀감에 그랬다고? 세 살이나 위인 누나한테 욕을 해? 게다가, 날 고작 한 번 봐놓고 우리가 친하다고? 어이가 없네......'
신종: 백전백승이라며, 개 웃기네ㅋㅋㅋㅋㅋ
슈히: 항소할 건데?
신종: 하도 할 짓 없으니까 별짓을 다 하네. 더 이상 엮이지 말자.
슈히: 민사 소송도 할 건데? 최소 3년!
형사 소송 결과는 기가 막혔다. 이의 신청했다. 몇 주가 흘렀고, 결론은 뒤바뀌지 않았다. 망설이지 않고, 곧바로 민사 소송을 준비했다. 계절의 여왕, 오월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