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만 했더라면(5)

제소

by 슈히

소장을 작성하는 과정은 늘 그렇듯 고난의 연속이었다. 안타까운 사연을 구구절절 언급했다.



청구 취지


1. 피고는 원고에게 금 1,000,000원 및 이에 대한 2022. 8. 15.부터 이 사건 소장부본 송달일까지는 연 5%의,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에 의한 돈을 지급하라.

2. 소송 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3. 위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라는 판결을 구합니다.



청구 원인


1. 손해배상 책임의 발생

(중략) 피고는 본인이 바디 프로필 촬영을 하기 위해 운동과 식단을 병행 중이라고 본인이 공공연히 말해 왔습니다. 원고가 피고에게‘바디 프로필 사진을 보여 달라’ 말한 것은 호감이 아니라, 단순히 대화에 반응한 것뿐입니다. 바디 프로필은 본디 드러내고 자랑하기 위해 촬영하는 것이라고 대부분 인식합니다. 피고는 마른 몸매이고, 솔직히 별로 기대되는 몸매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이 없으니, 피고는 바디 프로필을 공개하지 않았으리라 예상합니다. ‘예쁜 카페에 가자’라는 말도 단연코 피고를 겨냥해한 말이 아닙니다.


원고가 피고를 만난 자리는 2022년 8월 7일 일요일, 카페 ‘롱디’에서 고작 한 번이었습니다. 심지어 그 자리는 회원 김조환이 만든 모임이었고, 원고는 김조환과 카페 ‘운암’에서 둘이 먼저 만났습니다. ‘초가집’에서 식사한 후 한재인과 피고와 나중에 합류했습니다.


피고는 본인의 매력이 절대적이라고 착각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은데, 이는 왕자병이 아닌가 의심스럽습니다. 교육자이자 작가인 원고는 택배 기사인 피고에게 별 호감이 없습니다. ‘병신’이라는 말을 오타라고 주장하고, ‘ㅈㅅ’을 사과라고 생각하는 미개인에게 나눠줄 관심 따위는 눈곱만큼도 없습니다.


‘수영장 모임을 하자’라는 말도 이와 마찬가지입니다. 2022년 8월 15일 월요일, 원고는 회원 백진섭과 오솔기와 함께 수영장에서 수영했습니다. 백진섭과는 초면이었습니다. 원고는 피고에게 호감이 있어서 ‘수영장 모임을 하자’라고 한 것이 아닙니다. 단순히 수영장에 가고 싶은데, 혼자 가고 싶지는 않아서였습니다.

아직도 피고는 원고가 자신에게 호감이 있어서 ‘바디 프로필 사진을 보여 달라’, ‘예쁜 카페에 가자’, ‘수영장 모임을 하자’라는 말을 했다고 착각하고 있습니까? 원고의 입장에서는 지나가는 개가 다 웃을 노릇입니다. 원고는 매사에 적극적이고, 사람들과 잘 어울리며, 모임을 주도하는 사람입니다.


‘누나한테 병신이라니’라는 원고의 대답은 피고의 ‘병신’이라는 욕설을 단순한 장난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문장이 아닙니다. 원고는 피고의 욕설이 기가 막히고, 어이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똑같이 ‘병신’이라고 욕할 수는 없었습니다. 그러면 똑같은 수준의 인격으로 하락하는 거라고 판단했기 때문이었습니다.


‘9/25에 신종 씨 등산 데리고 가서 낭떠러지에서 밀어버려야지’라는 문장 또한 원고의 불쾌한 심기를 대변하는 말입니다. 문학적 소양이 있고, 기본적인 눈치가 있는 사람이라면, 위 문장이 불편한 감정을 간접적으로 표현한 것임을 간파했을 것입니다.



2. 손해배상 책임의 범위(위자료)


1) ‘병신’이라는 표현은 모임에 큰 파동을 가져왔습니다. 방장 정지유와 부방장 지허니, 운영진 한재인은 원고와 피고 편으로 서로 의견이 갈렸습니다. 정지유와 지허니는 방장과 부방장임에도 불구하고, 사건을 무마시키려고 했습니다. 한재인은 원고를 옹호하려 했으나, 정지유와 지허니의 반대에 부딪혔습니다. 한재인의 남자 친구 박관영도 역시 원고를 두둔하다 모임에서 강제 퇴장당했습니다. 결국, 한재인도 상처를 입은 채 모임을 탈퇴했습니다.


2) 원고는 피고의 무책임한 욕설 탓에 정신적 피해를 받았고, 인간관계도 잃었습니다. 현재에도 역시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피고가 원고에게 ‘병신’이라고 욕한 것은 단순 일회성 표현이 아니라, 인격 모독이자 범죄입니다.


3) 원고는 위 사건으로 인해 모욕감과 공포감을 느끼는 등 정신적인 고통을 받았으므로 피고는 이를 금전으로나마 위자 할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인데, 피고의 추정되는 나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위자료로는 금 1,000,000원이 상당하다고 할 것입니다.



3. 결론

피고는 원고에게 모욕을 범하였고, 경멸감과 공포감을 조장했으며, 피고는 이로 인해 원고가 입은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할 것입니다. 따라서 원고는 피고로부터 금 1,000,000원 및 이에 대한 2022. 8. 15.부터 이 사건 소장부본 송달일까지는 민법에서 정한 연 5%의,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서 정한 연 12%의 각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받기 위하여 이 사건 청구에 이른 것입니다.



피고의 연락처만 알 뿐, 주민등록번호와 주소를 모르고 있었다. 사실 조회 촉탁 신청서를 작성했다. 전자 소송 홈페이지에 접속해 소장과 사실 조회 촉탁 신청서를 제출했다. 인지세와 송달료를 송금했다. 소액 재판이라서, 접수비도 역시 그리 비싼 값은 아니지만 돈이 아까웠다.

'어휴, 잘못한 사람은 따로 있는데, 돈은 내 지갑에서 나가네...... 아까운 내 돈!'



사실 조회 촉탁 신청


사건번호 : 2023 가소 000000 손해배상(기)

원고: 슈히

피고: 김신종

위 사건에 관하여 원고는 다음과 같이 사실조회를 신청합니다.


다음


1. 사실 조회 촉탁할 곳

OO지방검찰청

주소: OO동 0000


2. 사실 조회의 목적

OO지방검찰청 2022 형제 00000 사건과 관련해 가해자의 인적 사항을 측정하기 위해 사실조회를 신청합니다.


3. 조회할 사항

가해자의 성명: 김신종

연락처: 010-0000-0000

주소:

주민등록번호:


2023. 5. 9.

신청인 원고 슈히

OO지방법원 귀중



몇 주 후, OO지방법원으로부터 보정 명령 지시가 내려졌다. 형사 소송 과정에서 OO지방검찰청에 피고소인의 정보가 남았기 때문에, 피고의 주민등록번호와 주소를 쉽게 알 수 있었다. 법원의 보정 명령에 따라, 동사무소에서 피고의 초본을 발급받을 수 있었다. 현주소가 확실한지 확인하기 위한 절차이다.



당사자 표시 정정 신청서


[담당 재판부 : 제3 민사부(단독)]


사건: 2023 가소 OOOOOO 손해배상(기)

원고: 슈히

피고: 김신종


다음


1. 정정 후 피고의 표시


성명: 김신종

주민등록번호: 900720-0000000

주소: 세종OOOOO OOO로 OO 0000동 000호(OO동, OOOOO 00단지)


2. 신청 이유


원고는 피고의 주민등록번호와 주소를 모르고 소를 제기하였으므로, 피고의 표시를 정정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첨부 서류


초본 1통


2023. 6. 13.

신청인 원고 슈히



피고의 집으로 소장이 발송될 것이다. 과연, 피고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 기대됐다. 그런데, 몇 주가 지나자 법원에서 또 연락이 왔다. 특별 송달이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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