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결] 사과만 했더라면(6)

그토록 원했던 사과

by 슈히

소장은 등기 우편으로 집배원이 배송한다. 그런데, 우체부가 근무하는 시간인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진 일반적으로 다른 사람들도 역시 일터로 나간다. 피고의 직업은 택배 개인 사업자라고 들었다. 피고가 거주지에 늘 부재중이라서, 소장이 전달되지 않았던 것이다.

우편배달부는 수령지 패문 시, 자신의 연락처와 용건을 남기는 스티커를 현관에 붙였을 것이다. 하지만, 피고는 아마 외면했을 가능성이 높다. 등기 우편 발송처는 아마 OO지방법원으로 돼있을 테니, 굳이 등기 우편을 받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특별 송달이 뭐죠?"

재판 담당 부서에 전화해 문의했다.

"주간, 야간, 휴일에 배송하는 건데, 송달료를 더 내셔야 해요. 그리고, 혹시 주소가 바뀐 건지 재확인하기 위해서 초본을 다시 제출해 주세요."

"추가 송달료는 얼만데요?"

근무 시간 외 특별 배송이라서, 일반적인 송달료보다 값이 더 비쌌다.

'윽, 아까운 내 돈!'

동사무소에 재방문해 피고의 초본을 재발급받았다. 그렇게 많은 시간과 돈과 노력을 들여 어렵게 피고에게 소장을 보냈다.

그로부터 약 두 달 뒤, 변론 기일이 잡혔다. 조정이 열릴 거라고 예상했는데, 조정 없이 바로 재판 시작이었다. 2023년 9월 5일, 화요일 오후 3시 예정이었다.

'드디어, 법원에서 피고를 보는구나! 진짜 보기 싫고, 시간 아깝다! 아니, 이때 개인 지도 받는 시간인데, 어쩌지? 누구 때문에 운동도 못 하네! 아이고, 머리야......'

이만저만 골치 아픈 게 아니었다. 그러던 중, 피고로부터 연락이 왔다.


신종: 소송장 잘 봤습니다. 그냥 백만 원에 합의하고, 깔끔하게 끝내고 싶네요. 동의하시면, 바로 입금해

드릴게요.

슈히: 사과는 안 하세요?

신종: 네, 미안합니다.


1년 전에 받고자 했던 사과를 드디어 받았다. 고통과 인내 속에서 몸부림친 시간들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2023년 8월 23일, 수요일이었다.



특별 송달.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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