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발
지난 월요일, 복통과 구토를 일으켜 앓아누웠다. 이틀 전인 토요일, 여수에서 지인들과 어울릴 때 먹은 선어 회가 의심스러웠다. 비가 와서, 그리고 기온이 상승해서 세균 번식이 가속화된 듯 추정됐다. 처음엔 체한 줄 알았는데, 지금 생각하면 장염이었던 것 같다. 일주일이 지나는데도 여태 소화불량이었다. 속이 더부룩했다.
설상가상으로, 아랫도리에서 통증이 느껴졌다. 몸이 건강 적신호를 보내는 중이었다. 늘 일정을 빼곡히 세우고, 강행한 탓에 기진맥진했다.
'아, 이제 한계로군! 운동이고 뭐고, 다 접고 무조건 집에서 쉬어야겠어. 이러다 발암할라!'
다급한 심정으로 친구에게 전화했다.
슈히: 예전에 사귀었던 여자 친구, 바르톨린 낭종 재발했다고 했잖아요?
옥구슬: 네.
슈히: 어떻게 됐어요?
옥구슬: 그 뒤론 몇 년간 아무 문제없었어요.
슈히: 아, 오래 사귀었어요?
옥구슬: 네, 오래.
슈히: 나, 재발했어요.
옥구슬: 슈히 씨는 피곤해서 그런 거 같아. 내가 볼 땐.
슈히:...... 어떻게 알았어요?
옥구슬: 일정을 빡빡하게 짜두니까, 피곤하지.
슈히: 피곤해도, 몸을 혹사시키는 편이란 말이에요. 지금 배우는 것도 많고, 이제 몸에 한계가 온 것 같아요.
옥구슬: 그렇지.
슈히: 오전에 출근했다가 운동가는 일정인데, 안 되겠다 싶어서 운동은 안 갔어요.
옥구슬: 쉬어야지.
슈히: 어제 산부인과 갔더니, 의사가 묻더라고요. 어느 쪽이냐고. 같은 부위 8시 방향이라고 대답했죠. 가서, 수술했어요. 의사 말로는 바톨린 선을 아예 제거하라는데......
옥구슬: 슈히 씨가 두 번째야. 그 병에 걸린 사람.
슈히: 오전에 문화 센터에서 어머님들한테 말했더니, 다들 모르시더라고요.
옥구슬: 여자 보다 여자를 더 많이 만난 남자가, 바로 나지.
슈히: 아무튼, 지금 너무 속상해요. 오늘도 산부인과 소독하러 가야 돼요. 가기가 싫다......
옥구슬: 귀찮아도, 가야지. 좀 쉬어요.
슈히: 우울해 죽을 것 같아! 일정 다 취소했단 말이에요.
옥구슬: 뭐, 우울해! 하루이틀 살고 말 것도 아닌데. 시한부 인생처럼 살아?
슈히: 산부인과 가기 싫어요.
옥구슬: 그래도 가야지.
슈히: 다리 벌리고 있는 것도 싫고......
옥구슬: 괜찮아.
슈히: 개 짜증 나. 안 괜찮아요. (한숨)
옥구슬: 힘내요.
의사에게 조대술과 제거술에 대해 질문했다.
"다음에 또 이러면, 그땐 제거해 버려요. 여긴 입원실이 없어서 안 되고, 다른 병원 L 산부인과로 가세요. 거긴 아마 해줄 거야."
"바톨린 선을 아예 없애 버리라고요? 그럼, 기능 손실되잖아요."
"필요 없는 기관이에요."
"네? 불필요하다고요? 아니, 그런 게 왜 2개씩이나 몸에 있죠?"
"하느님한테 물어보세요. 자, 주사실로 가세요!"
그날따라, 엉덩이 주사는 유독 매웠다. 바톨린 선 적출이 과연 올바른 길인지 고민했다. 다음에 과연 언제, 어떤 상황에서 재발할지는 의문이었다. 완치가 어려운 불치병을 만나서, 골머리가 아팠다. 여자의 삶은 이렇게나 복잡하며, 피곤하다.
인터넷에서 본 정보에 의하면, 짐짓 석연치 않은 부분이 있었다. 바톨린 선 제거술을 받은 어떤 환자의 부정적인 의견을 발견했기 때문이었다. 수요일에 낭종 제거 수술하고, 목요일에 소독하고, 금요일에 마지막으로 내원했다. 의사에게 물으니, 그녀는 별 거 아니라는 듯 쉽게 대답했다.
"바톨린 선, 없어도 돼요."
"......"
걱정스럽지만, 어쩌겠는가? 재발하지 않기만을 간절히 바랄 수밖에.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은 면역력을 높이고 스트레스를 줄이기, 현재로선 이 방법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