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대의 여성들과 며느리들을 위한 만화 <며느라기>와 <노땡큐>
몇 년 후, SNS에서 수신지의 작품을 또다시 만났다. <며느라기>라는 만화인데, 당시 온라인상에서 화제였다. 작가는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에서 2017년 5월부터 2018년 9월까지 연재했다. 미혼이고, 며느리도 아닌 입장이기에 작품에 대해 전적으로 공감할 순 없었지만 신기하고도 흥미로웠다. 미지의 세계에 대해 탐구하는 기분이 들었다.
<며느라기>는 세상의 여성들과 며느리들의 수많은 공감과 지지를 받아 대변자로 거듭나는 듯 보였다. 그녀는 2017년 10월에 ‘오늘의 우리 만화상'을, 2018년 10월에 ‘올해의 성 평등 문화상-청강 문화상’을 받았다. 이는 곧, 시대를 반영하는 작품이라는 의미로 여겨졌다.
이 작품을 기반으로 작가는 <노땡큐>라는 만화를 출간했다. 강연에서 만난 그녀의 표현에 의하면, <며느라기>의 독자들이 던진 질문에 대한 작가의 답변이라고 했다.
수신지: <며느라기>를 읽은 독자들의 단골 질문 3가지가 있어요. 첫 번째, '작품은 본인의 이야기인가?', 두 번째, '시어머니는 작품에 대해서 뭐래?', 마지막으로, '남편은 작품에 대해서 뭐래?'. 그래서, 독자들의 궁금증을 풀어 드리기 위해 <노땡큐>를 발표했어요.
예전에 읽은 기억이 있어서, 개인 독서록을 뒤졌다. 2019년 6월에 읽은 흔적이 남아있었다. 반가웠다.
"한국 사회에서 시부모가 결혼 생활에 끼치는 영향력이 너무 크다는 사실을 오랫동안 학습한 여성들은 평탄한 결혼 생활을 위해 ‘사랑받는 며느리’가 되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하게 된다." - <노땡큐>(2018), 152〜156p., 민사린의 이야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최지은 칼럼리스트
과거에 결혼 경력이 있는 친구에게 의견을 묻자,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작품을 읽어보진 않았지만, 모든 가정들이 꼭 그렇게 가부장적인 건 아니야. 내가 알기론, 시어머니들도 며느리들 눈치 엄청 보거든!"
그도 역시 며느리가 아니기 때문에, 공감하기 어려운 듯 보였다.
그런데, 강연장에서 한 여성이 이렇게 말했다.
"<며느라기>를 보면서, 위로받았어요. 제가 바로 시부모님 모시고 사는 며느리거든요."
그녀가 작품을 보며 감정 이입한 점이 인상적이었다. 현실 며느리의 작품에 대한 감상은 공감했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굳이 정신과 치료나 심리 상담을 받지 않아도, 좋은 작품을 대하면 이토록 자기 치유의 효과를 얻을 수 있나 보다.
수신지: 작품 판매는 도서전(展)과 스마트 스토어에서 해요. 독자들과 소통할 수 있어요. <며느라기>를 플랫폼에서 연재하고 싶었지만, 모두 거절됐어요. 재미없대요. 그래서, SNS에서 연재했죠. 책을 판매하기 위해서 홈페이지를 특별히 제작했어요. 이 작품은 오직 민사린 닷컴에서만 주문할 수 있어요. 주문이 들어오면, 제작하고, 판매하죠. 무려 7천 부나 판매됐답니다.(웃음)(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