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결] 어쩌다, 경주 여행(6)

솔거 미술관과 네 자매

by 슈히

경주에 아직 가지 못한 곳들이 몇 군데 남았으니, 오는 가을에 단풍놀이하러 반드시 경주를 다시 찾으리라 다짐했다. 경주 엑스포 공원에는 낮과 밤이 다른 산책로가 있는데, 9월 초순까지 공사 중인 듯했다. 시간이 촉박해서, 아사달 조각 공원도 못 봤다. 뱃속에서 꼬르륵거림을 무시할 수 없었다. 솔거 미술관만 둘러본 후, 나가서 식사하기로 마음먹었다.

솔거 미술관은 방탄 소년단의 RM이 방문한 후, 자신의 SNS에 사진을 게시했다고 한다. 그래서 유명세를 탄 모양이다. 방탄 소년단도, RM도 별 흥미는 없지만 미술관 관람하기를 좋아해서, 솔거 미술관을 찾았다.

전시 사진 중, 제주 포도 호텔이라는 곳을 알게 됐다. 굴곡진 지붕이 마치 포도송이 같았는데, 그래서 호텔명이 포도인 듯싶었다. 건축가 유동룡 씨가 설계한 곳이었다. 인터넷을 검색하니, 숙박비가 비쌌다.

'으으, 가보고 싶지만 못 가겠군!'

정원이 보이는 큰 유리창이 있는 벽면에 다다랐다. 관광 홍보물에서 본 사진이 떠올랐다. 여기서 기념 촬영해야겠다, 하고 생각했는데 혼자서 찍으려니 어려웠다. 그때, 4명의 여자들이 등장했다. 그들은 연령대가 달라 보여서 친구 관계는 아닌 것 같았다. 각자 독사진을 찍더니, 한 명이 내게 부탁했다.

"저희 사진 좀 찍어 주실래요?"

둘이서, 셋이서, 넷이서 모여 사진을 찍었다. 그들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혹시 가족인가 싶어서 질문했다.

"혹시, 자매들이신가요?"

"네, 맞아요!"

"오, 닮았네요. 딸만 넷인 집안인가요? 어느 지역에서 오셨어요?"

"네, 네 자매예요. 1명은 서울, 나머지는 대구 살아요."

"저도 사진 좀 부탁드려도 될까요?"

덕분에 나도 기념 촬영을 잘할 수 있었다. 흡족했다. 인물 사진을 많이 남기지 못했지만, 이거라도 건졌으니 다행이었다.

주린 배를 움켜쥐고 엑스포 공원을 나섰다. 맞은편의 식당에서 허겁지겁 점심을 먹고, 구기자 엿을 사서 차에 올랐다. 엿만큼이나 달콤했던 경주 1박 2일 여행을 무사히 마치고, 귀가했다(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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