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 탄식

by 슈히

초록은 남편 준상과 연애하던 시절을 회상했다. 어느 날, 준상은 용기 내어 초록에게 제안했다.

“초록아, 우리 오늘은 저기 갈까?”

“저기가 어디?”

준상은 물끄러미 모텔을 가리켰다. 초록은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

“으응, 오빠.”

박하가 초록에게 물었다.

“오, 먼저 말을 꺼낸 건 당시 남자 친구였네!”

“사실, 여자가 먼저 나서긴 좀 그렇잖아요. 시작은 그렇게 했는데, 연애할 땐 만날 때마다 늘 섹스하진 않았어요. 안 하는 날도 있을 수 있잖아요. 근데, 결혼하고 나니 문제가 되더군요. 남편은 성욕이 낮아요.”

박하는 성욕이 낮은 남자를 거의 못 봤기에, 소스라치게 놀랐다.

“윽, 성욕이 낮은 남자가 진짜 있구나! 난 연인으로 만난 적은 없는데. 예전에 다녔던 병원의 남자 물리 치료사가 성욕이 낮은 편이라고 본인이 말하는 걸 들은 적은 있어. 그 선생은 당시 신혼부부였거든. 욕구가 과다할 필요는 없지만, 적당해야 뭐든 좋은 거 아닌가? 수면욕, 식욕, 성욕 모두 본능인데. 저기, 그럼 혹시 마지막 부부 관계는 언제야? 아, 너무 무례한 질문인가.”

초록이 대답했다.

“괜찮아요, 언니. 마지막 부부 관계가 언제더라……. 어, 지난 5월?”

순간, 박하는 동공이 흔들렸다. 몇 초간 정적을 느끼며, 어떻게 반응할까 빠르게 판단했다.

“지금 8월인데, 자그마치 3개월간 성관계를 안 했다고?”

초록은 땅이 꺼져라 한숨을 내쉬었다.

“저도 모르겠어요. 하늘을 봐야, 별을 따죠. 과정이 없는데, 어떻게 결과가 있겠어요? 그러니, 임신이 안 되죠. 내가 매력이 없는 건가, 자괴감이 들기도 하고……. 마지막 잠자리도 사실, 제가 화내서 억지로 한 거나 다름없어요. 외로워요.”

“자존심 엄청 상했겠다. 부부 관계 거부하면, 이혼 사유가 된다는데. 성욕 낮은 배우자는 그런 점이 문제구나. 섹스 안 해도 그냥, 부부끼리 오순도순 행복하게 살면 되지 않을까?”

“2세를 꼭 갖고 싶어요. 안 생기니까, 오히려 더 욕심이 생겨요.”

그들은 식사를 마치고, 카페로 이동했다. 단독 주택을 개조한 공간이었다. 평일 오후라서, 한적했다. 박하와 초록은 실내에서 음료를 마신 후, 마당으로 나갔다. 뙤약볕이 작열했으나, 대나무숲이 울창해서 그들은 더위를 잠시 잊을 수 있었다.

“와, 시원하다!”

“언니, 우리 같이 사진 찍어요.”

여자 둘은 집이 가까워서 자주 만났고, 1살 터울의 또래라서 급격히 친해졌다. 무더운 여름이 이어졌다. 박하는 초록을 실내 수영장에서 만났다. 샤워실에서 슬쩍 본 초록의 나신은 매력적이었다. 봉긋한 가슴 아래 허리가 잘록하고, 균형 잡힌 몸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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