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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슈퍼마케타 Jan 24. 2023

재벌집 막내아들 팬들을
위로하는 프랑스 광고

드라마를 그저 드라마로 소비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바칩니다



미드 팬들이라면, 인생의 중요한 시기를 함께 보낸 드라마 시리즈가 있을 겁니다. 저에겐 '프리즌 브레이크'가 제 인생의 힘든 시기를 함께 보내준 드라마 였습니다. 만나는 친구들과 쫄깃한 스토리를 이야기 하고, 석호필의 내한에 열광했던 순간들이 기억납니다. 


아마도 그 다음이 '왕좌의 게임' 이었을 겁니다. 에피소드가 공개된 다음날 회사동료 들과 토론하고, 여기저기서 굿즈를 사모으기도 했고요. 당시 시간을 맞춰 같이 시청했던 친구들이 생각나기도 합니다. 친구들아 잘지내지? 하지만, 그 어느 것 하나 엔딩이 제대로 기억나지 않는 건 저만 그런 걸까요? 


'왕좌의 게임' 같은 미드 뿐만이 아니라, 최근의 '재벌집 막내 아들', 조금 더 옛날로 가자면 '응답하라 1988', '파리의 연인'의 팬이라면 다들 공감하실 겁니다. 오랜 시간 애정을 쏟고, 2차 저작물을 만들고, 팬심을 쏟아부은 드라마가 엔딩에서 여러분의 뒤통수를 친 경험. 


짧은 호홉의 한국 드라마 라면 그나마 충격이 덜하겠지만, 장장 8여 년에 걸쳐 시리즈가 나오는 미드의 팬이라면 그 배신감은 이루 말할 수가 없겠죠. 복수를! 이라고 외칠 수 밖에요. 


프랑스의 유료채널 CANAL 카날 플러스의 광고는 바로 시청자들의 그 마음을 건드렸습니다. '시크릿 오브 와카니' 라는 가상의 드라마를 보면서 연애하고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10년 만에 마주한 엔딩에 분노하는 모습. 카날 플러스 채널에서 만큼은 이런 뒷통수를 치지 않겠다는 굳은 약속이겠죠. (하지만, 그 약속이 잘 지켜질지는 모르겠네요) 


물론 제작진의 노고도 이해합니다. 시청률의 노예가 되어 무리한 전개를 하다 떡밥을 미쳐 다 회수하지도 못한 채 서투른 엔딩을 맞기 때문이겠죠. 하긴 이런 식의 위대한 시리즈들의 억지 엔딩은 이전에도 존재했습니다. 바로 '드래곤볼'로 대표되는 일본 만화의 무한엔딩 작법이죠.  


인기가 생기는 순간 부터 최초의 스토리를 집어삼킬 정도로 스토리는 끝없이 늘어나기 시작합니다. 우리가 즐기는 콘텐츠가 예술 뿐만이 아니라 비즈니스의 영역이기도 하다는 점을 이해한다면 조금 기분이 나아질까요?


그렇다고, 최근 개봉한 '슬램덩크' 처럼 박수칠 때 떠나는 것도 아쉽기는 매한가지입니다. 오히려 억지 스토리를 짜내서라도 10여년의 시간 동안 내 옆에 있어줘서 고맙다고 말해야 할까요. 아.. 이건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판단을 보류하겠습니다.



유튜브 영상 링크

https://www.youtube.com/watch?v=reW6Iu7n9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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