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스님은 그 유언에서 생사를 넘어 참회하겠다 했다.
생사를 넘어 참회할 일을 떠올리니 두 가지가 생각난다.
첫째는 수년 전 겨울, 경기도로 가는 빨간 광역 버스를 기다리던 명동 롯데백화점 앞에서 본 노숙인에 관한 것이다. 노숙인은 쓰레기통을 뒤져 누가 먹다버린 샌드위치를 꺼내 씹었다. 나는 만원을 주고 싶었으나 곧바오 말도 안 되는 합리적 이유를 떠올리곤 자리를 떠났다. 배고픈 자를 배부른 자가 재단하고 외면한 일이다.
둘째는 마음이 아픈 사람을 알아보고도 그에게 얼마나 마음이 아프냐고 묻지 못한 것이다. 이제는 물을 수 없게 되었다.
나는 이 두 가지 일을 생사를 넘어 참회해야 한다.
내가 한 모든 일들을 하지 않은 일이 될 수 없고 내가 하지 않은 모든 일들은 한 일이 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