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 의자보다 중요한 건 게스트의 편안한 '잠'
나는 대학 졸업 이후로 줄곧
숙박업계에만 종사하고 있고
이제 12년째에 접어들고 있다.
숙소를 보는 눈이 많이 생겼다 싶어도
아직도 가끔은 어떤 숙소에 가보면
머리를 세게 맞은 듯 임팩트를 느끼고
'아직 멀었구나'를 느낄 때도 있다.
좋은 숙소는 무엇일까,
매 년 강의를 하면서, 컨설팅을 준비하면서
늘 고민하고 나 자신에게 수도 없이 하는 질문이다.
인스타그램만 보면 당장이라도 달려가고 싶은 예쁜 숙소들이 넘쳐난다.
근데 그중에는 사진의 감성에 반해서 예약하고 이용하지만
체크아웃할 때 '다신 안 와야지'라고 여기게 되는 숙소들도 있다.
'사진빨'은 정말 숙소에서 참 중요한 부분이기는 하지만
여기에 가려져서 숙소의 기본기를 놓치면
숙소로서 오랫동안 사랑받기는 어렵다.
'보는 숙소'와 '머무는 숙소',
우린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숙소를 운영하는 동안
상시 고민하고 살펴봐야 한다.
게스트가 숙소에 감동하거나 절망하는 부분들이 있다.
첫째로, 숙소의 본질은 '쾌적한 수면환경', 즉 침대가 가장 중요하다.
움직일 때마다 삐걱거리는 침대, 스프링이 그대로 느껴지는 침대,
너무 푹 꺼지는 침대...
게스트 다수가 좋아할 만한 적당한 탄성의 매트리스와
침구의 청결이 숙소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인데
보는 숙소에서 이 부분의 결함을 느끼게 할 때가 있다.
두 번째로, 조명을 꼽을 수 있다.
조명은 '눈'만이 아니라 게스트의 '마음'을 비춰야 한다.
너무 밝은 형광등은 공간의 무드를 죽이고,
너무 어두운 간접조명은 게스트를 오히려 불편하게 만들 수 있다.
조도를 조절할 수 있는 디머 기능이나 스탠드 등이
숙소 조명의 차이를 만들 수 있다.
세 번째로, 화장실의 습기와 냄새다.
이 부분은 인테리어나 멋들어진 사진으로는 절대 가려지는 부분이 아니다.
타일 색깔보다 중요한 건 충분한 환기시스템과
물때 없는 깔끔한 수전과 정돈된 어메니티다.
시각적인 아름다움은 문을 여는 순간 유통기한이 거의 끝나지만,
후각과 촉각의 불쾌함은 숙박하는 내내 이어진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
요즘 감성 숙소가 너무나도 많고
여러 통계를 보면 너무 과하게 많아지고 가격이 높아져서
전국 평균 가동률이 50%도 되지 않는다는 충격적인 자료도 많이 있다.
호스트가 본인의 숙소에 직접 자봐야 깨닫게 되는 것들이 많다.
'침대 옆에 콘센트가 없어 불편하네?'
'샤워할 때 물이 밖으로 다 튀네?'
'창문 틈으로 밖의 가로등 불빛이 너무 들어오네'
인테리어 잡지나 인스타그램은 이런 '불편함'은 찍지 않는다.
오직 호스트의 세심함과 관찰력만이 발견할 수 있는 부분이다.
나도 지금 운영하는 에어비앤비 숙소에
사람들을 받기 전에 아내와 먼저 충분히 자봤고,
예약이 비는 날엔 어김없이 오랫동안 둘러보려고
일부러 가서 일도 하고 있다.
10년이 넘게 숙소를 운영하면서 내가 운영하는 숙소는
늘 나부터 많이 자보고 고객이 되어 본 것 같다.
덕분에 난 내가 운영하는 숙소에서
적어도 내가 몰라서 얻어맞은 안 좋은 후기는
미연에 방지할 수 있었다.
내 숙소에 대해 잘 알려면 내가 겪어봐야 한다고
누누이 내가 컨설팅을 할 때마다 말하는 이유다.
좋은 숙소란 어쩌면 게스트가 머무는 동안
'불편함'이라는 단어 자체를 떠올리지 않게 만드는 곳일 수도 있겠다.
멋진 인테리어나 디자인, 감성적인 사진은 게스트를 불러오게는 할 수 있지만
보이지 않는 숙소 운영의 기본기는 게스트를 다시 오게 만들 수 있다.
인테리어는 숙소의 얼굴일 뿐, 숙소를 살아 숨 쉬게 만드는 심장은
게스트를 향한 치열한 고민과 배려에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