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스트의 멘탈 관리와 롱런의 비결

호스트의 '번아웃'은 게스트가 가장 먼저 눈치채는 법

by 공간지휘자

숙박업을 운영하고 2~3년이 흘렀을까?

나에게도 찾아왔던 불청객, '매너리즘'과 '번아웃'.

사람들과 교류할 수도 있고,

여행객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취지로 시작했지만

1년이고 2년이고 시간이 지나다 보니

번아웃이 세게 왔던 적이 있다.

환영해야 할 게스트가 꼴 보기 싫어지기도 했고,

모든 응대가 방전된 배터리처럼 무겁고 버거웠었다.

근데 신기하게도 운영자인 나의 멘탈이 흔들렸더니

공간의 공기도 차가워지고 고객들이 눈치채고 있을지 모른다는

불안함이 들었다.

다행히 그 후 나름 극복방안을 마련해서 또 번아웃이 오는 일은 없었다

오늘은 숙소 호스트에게 도움이 될만한 멘탈 관리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번아웃에 빠지지 않기 위한 나만의 환기법



숙소를 운영하다 지치려고 할 때,

혹은 한 숙소를 1년 이상 운영하고 있을 때

나는 먼저 내 숙소에서 '게스트'로 살아보곤 한다.

업무로서의 청소가 아니라, 하루이틀 푹 늘어지게 묵어보며

게스트의 시선으로 내 숙소를 다시 바라본다.

혹은 객실 정비 시간을 아주 길게 가져간다.

이 시간은 제법 머리가 복잡하고 무뎌진 내게

리프레쉬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이 되는 것 같다.

내가 놓쳤던 부분들을 오랜 시간 생각하고 정리할 수 있다.


또 하나의 중요한 나만의 환기법이라고 한다면

좋은 숙소로 외도(?)를 가는 것이다.

배울만한 다른 고수들의 숙소를 경험하며 자극을 받는 건

정말 의미 있고 좋은 순간이 된다.

'아, 나도 처음에는 이런 설렘으로 시작했는데'

'내가 이런 부분을 놓치고 있었구나'

'요건 우리 숙소에도 벤치마킹하면 좋겠네'

머리를 비우러 왔다가 머리도 식히고 여러 아이디어들을

오히려 머리에 넣고 갈 수 있는 시간들이 된다.


지속가능한 숙소 운영을 위한 멘탈 관리에는

또 무엇이 있을까?


내 주변에 오랜 시간 숙소를 운영하는 업주분들을 보면

의도적인 'OFF'버튼을 만들어가는 분들이 계신다.

숙박업과 전혀 상관없는 취미생활을 한두 가지씩 가지는 것,

운동이 되었든 목공이 되었든 요리가 되었든

손과 몸을 움직일 수 있는 활동들을 가지고 계셨다.

나도 1인 사업자라 오랜 기간 일중독에 빠졌었지만

올해는 꼬박 독서와 슬로조깅을 하며 OFF버튼을 만들어두었다.


내가 J의 성향이라서 더 그런지는 몰라도

계속 루틴들을 만들어 가려고 하는 시도도 꽤나 도움이 되는 것 같다.

매일 같은 시간 일어나고, 같은 시간에 독서를 하고,

같은 시간에 운동을 하고, 같은 시간에 침실로 향하는 등

호스트 본인을 위한 작은 의식을 만드는 것도

숙소를 보다 오래 운영할 수 있게 멘탈을 관리하는

밥업이라고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커뮤니티와 연결되는 것도 도움이 될 때가 있다.

혼자 고민하는 대신 주변의 호스트나 나 같은 컨설팅 파트너와

경험을 나누는 것, 이 부분도 추천할 만하다.

'나만 힘든 게 아니구나' 공감할 수도 있고

가끔은 위로가 될 수도 있다.







행복한 사장이 행복한 공간을 만든다고 했다.

호스트의 멘탈 관리는 감히 숙소 운영에 꼭 필요한

하나의 지혜이자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내가 나를 먼저 돌보고, 나를 먼저 대접할 때

게스트를 진심으로 응대해 줄 에너지가 생긴다고 생각한다.


아직도 숙소 운영하는 업주분들께 궁금한 질문이다.

'당신의 에너지는 지금 몇 퍼센트쯤입니까?'






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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