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마을호텔은 무엇일까요?
* 숙소발전소 홈페이지에도 연재되고 있는 내용입니다.
2018년 무렵부터 전국의 지자체와 로컬 크리에이터들 사이에서
가장 많이 회자된 단어는 단연 '마을호텔'이었다.
도시재생과 빈집 문제 해결의 열쇠로 떠오른 이 모델은,
쇠락해가는 골목에 생기를 불어넣을 구원투수처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수년이 지난 지금, 현장에서 마주하는 마을호텔의 풍경은
그리 낭만적이지만은 않다. 누군가는 성공의 샴페인을 터뜨리지만,
또 다른 곳에서는 갈등과 침체의 늪에 빠져있기도 하다.
골목이 복도가 되고, 주민이 호스트가 된다는 것
마을호텔의 본질은 일본의 '군락 문화'처럼 마을의 자원을 연결하는 데 있다.
동네 카페가 프런트데스크가 되고, 낡은 고택이 근사한 객실이 되며,
골목 식당이 호텔 레스토랑이 되는 구조다.
이론은 완벽하다. 낙후된 지역에는 새로운 활력이 돌고,
주민들은 직접 운영 주체가 되어 수익을 창출한다.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 사격까지 더해지니 개인 숙소보다 출발선도 앞서 있다.
그런데 왜 어디는 살아남고, 어디는 멈춰서는 걸까?
우리가 간과했던 '사람'과 '돈'의 함수관계
마을호텔을 준비하는 지역의 역량강화교육을 계속 진행해오면서
현장에서 목격한 가장 큰 병폐는 자생력의 부재와 커뮤니케이션의 단절이었다.
관은 성과와 지표를 중시할 수 밖에 없는데,
민은 실질적인 삶과 운영의 편의를 생각할 수 밖에 없다.
이 간극이 좁혀지지 않으면 사업은 겉돌기 시작한다.
소통의 부재는 결국 불신을 낳고, 야심차게 출범했던 마을협의체가
와해되는 비극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마을호텔은 결국 '복지'가 아닌 '비즈니스'다. 규모는 커졌는데
주민들에게 돌아갈 수익 구조가 빈약하다면 동력은 순식간에 사라진다.
지자체의 지원금이 끊기는 순간, 화려했던 하드웨어는 순식간에
관리하기 힘든 짐으로 전락하고 만다.
결국, 숙제는 '지속 가능한 운영'에 있다
마을호텔은 일반 숙소보다 훨씬 정교한 설계가 필요하다.
주민들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퍼실리테이션 기술부터,
파편화된 서비스들을 하나의 브랜드로 묶어내는 실무 역량까지 요구되기 때문이다.
지역이 마을호텔을 만드는 이유가 무엇일까?
마을호텔을 만드는 이유는 단순히 건물을 고치기 위해서가 아니다.
그곳에 사람이 머물고, 그 온기로 마을이 다시 숨 쉬게 하기 위함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어떻게 지을까'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살아남을까'를 먼저 고민해야 한다.
현장의 시행착오를 줄이고, 주민이 직접 주도하는 실전형 교육과
운영 시스템이 뒷받침되어야만 마을호텔은 비로소 제대로 완성될 수 있다.
올해도 벌써 마을호텔 교육 문의가 들어왔고
교육이 시작되고 있는 곳도 생기고 있다.
나도 교육하는 사람으로서 올해 더 고민하고 더 열심히 해봐야겠다.